두더지 게임

잊을만하면

by 아나스타시아

나는 운동 신경이 아주 특출 나게 없어서,

고등학교 때 골프 수행평가 점수도 최저 하한선 D를 뚫고 G를 만들어 받던 체육 수재였다.


그런 나에게 엄청난 순발력을 요하는 두더지 게임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런데 희한하게 나쁜 기억이나 덜 풀린 억울함은 두더지 게임처럼 잊을만하면 튀어나와서 약을 올려댄다.


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데, 동전도 안 넣었는데, 이놈의 두더지들은 왜 자꾸 튀어나오는 건지.


퇴사 후 나름 집에서 '홈트'도 하고, 요리조리 도망 다니면서 날 놀려대는 콩이 잡기 놀이를 하면서 순발력이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나쁜 기억을 속 시원하게 콩콩 내려찍는 순발력은 부족한가 보다.


그런데 이 두더지 게임에 두더지가 살아있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왜 잡지 못한 두더지가 내 머릿속과 마음속을 돌아다니면서 갉아대는지.


너네는 튀어나와서도 들어가서도 참 얄미운 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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