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내 도화지는 내가 채워

내 꿈은 내가 그려나가

by 아나스타시아

나는 뚱뚱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등도·고도 비만을 오가다 성인이 되어서야 겨우 과체중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


그런 내가 '작은'존재가 되어 일을 할 수 있음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내 일의 매력은 어쩌면 '하찮음'에서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작은 나사, 보이지 않는 톱니바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백의종군의 기쁨.


그런 하찮은 존재가 남몰래 그린 그림이 너무 좋다는 칭찬을 받으면 그 뿌듯함은 세상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노래 가사처럼 '1등 아닌 보통들에겐 박수조차 남의 일'인데, 그런 나에게 칭찬이라니. '수고했다.', '고생했다.'라는 말조차도 더 나은 나로 거듭나고 싶게 했다.


'고마워'라는 말 한마디에 연인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예쁜 색을 낼 수 있도록 팔레트만 되어도 행복했던 나에게 맘껏 네 그림을 그려 보라고 할 때의 그 떨림.비록 보잘것 없지만 그림을 그리는 그 순간만큼은 내가 모네가 되고, 피카소가 된다.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일.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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