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연말부터 푹 빠져있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펭수다.
대한민국을 휩쓴 펭수의 인기는 날로만 높아져 식을 줄을 몰랐다.
사심이 담겨 있긴 했지만 K-펭귄을 꿈꾸는 펭귄에게 나 역시 기획 기회를 얻고 싶었다.
사실 아직도 펭수와의 기획 계획은 마음속에 담겨있다. 비록 퇴사를 했지만 자이 원배를 보면 알 수 있듯 , 난 언제든 펭수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허황 하지만 현실적인 꿈을 꾸고 있다.
어떻게든 펭수를 외신과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김명중 사장님 역시 외신과의 간담회도 고려하고 있다고 할 만큼 펭수 제작팀은 외신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윗분들은 펭수의 'ㅍ'을 꺼내는 그 순간부터 구닥다리 정부식 아이디어를 짜내기 시작했다. '펭수의 콘텐츠 정책 포럼', ' '펭수VS쿠마상' 같이 말도 안 되는 '노잼' 콘텐츠를 읊어대셨다. 아니 대체 열 살짜리 맹랑한 아기 펭귄이 무슨 정책을 얘기하겠단 말인가?
이슬예나, 박재영 PD가 젊은이들의 콘텐츠 크리에이팅 기법과 한국형 크리에이션이 정책, 역사 부문도 재밌게 풀어나가는 부분을 얘기하고 펭수는 MSG역할 정도만 한다면, 그것은 괜찮을지 모르겠으나 펭수를 '핵노잼'캐릭터로 만드는 것은 용서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콘텐츠도 말도 안 될 수 있지만, 그만큼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고, 언젠가 꼭 늦지 않게 펭수를 만나게 해 달라 늘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펭수의 외신기자회견을 위해 온갖 방법을 사용했다. (어딜 감히) 불가촉천민인 내가 신만 아닐 뿐인 브라만 계급 이상의 기관장님께 펭수섭외가 필요하다 보고하고 EBS 사장님 앞으로 협조공문을 발송했다.(참고로 김명중 사장님도 펭수는 존중해주신다. 우리 펭수 롱런 하렴.) 제작 PD, 과장님 등 알아낼 수 있는 번호는 모두 알아내 기획안을 보내고 애원하다시피 문자를 보냈다.
드디어 이슬예나 PD님의 실물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마치 영접한 것 같은 기분조차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펭수 팬들은 모두 알겠지만) 나의 펭수 외신기자회견은 코로나와 여러 내부 계획으로 불발되었다. 하지만 과장님, 차장님, 이슬예나 PD님 까지 모두 따뜻하고 다정하게 내 마음을 이해한다며 본인들의 상황을 설명해주셨다.
심지어 슬예나 PD님은 밤 11시가 넘은 시간 퇴근을 하면서 죄송하다는 답장까지 주셨다.
아직도 내 스케치북의 펭수 페이지는 하얗게 비워져 있다. 하지만 언젠가, 언젠가 펭수와 함께 나의 힘을 조금이나마 보태어 월드 펭귄으로 만드는데 일조할 수만 있다면, 내 머릿속 스케치를 제작진 분들과 함께 고치고 함께 채색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