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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스타시아 Dec 13. 2020

[읽다만 서평] 세상을 보는 지혜 47

나를 사랑할 때도 단호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참 싫어한다.


어차피 뻔한 말들을 잘 포장해서 '좋게 좋게' , 아니면 '치열하게' 둘 중 한 길을 선택해서 살아라 지시한다.

그 이유를 나열했건 어쨌건 사람마다 사는 환경, 처한 상황은 각각 제각 기인데 본인이 해보니, 혹은 통계적으로 이 방법이 제일 나으니 이것을 따르라 반은 설득하고 반은 명령한다.


그러면서 조목조목 내 삶의 방식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짚으며,

'결국 그렇게 사는 당신은 루저가 될 거야' 라던가 '내가 부러우면 나처럼 살던가'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삐딱한 내가 '세상을 보는 지혜'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발따싸르 그라씨안이라는 스페인 신부이자 작가가 지은 책을 염세주의의 끝판왕인 쇼펜하우어가 엮었다.


아마 내 '주치의 선생님이 다른 사람도 아닌 쇼펜하우어의 책을 집어 들었다는 걸 아시면 뜯어말리지 않으실까?'라는 마치 수업시간 몰래 읽는 친구의 쪽지를 읽듯 스릴을 느끼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각 챕터는 짧게는 5~6줄로 이뤄진 발따싸르의 잠언들로 이루어져 총 293개의 잠언이 모여있다.


아직 293개의 모든 이야기를 읽지 못했지만 내가 기억해두고 싶고, 한 번쯤 우리가 살며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47째 챕터를 소개코자 한다.


자신에 대한 경외를 결코 잃지 마라. 나를 경외할 것이며 자신을 너무 값싸게 취급하지 마라. 탓할 것 없는 행실이 나의 규범이 되어야 한다. 어떠한 외부 규정보다 나 자신의 엄격한 판단이 우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옳지 않은 일은 남의 시선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자신의 통찰이 무서워서 그만두어야 한다. 자신을 두려워할 줄 알라. 그러면 세네카 같은 가상의 궁신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가톨릭 신앙인들은 흔히 주님에 대한 경외심에 대해 많이 교육받는다.


발따싸르는 그런 우리에게 주님이 되어라 말하고 있다. 결국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사랑하려면 스스로가 바른 사람이 되고 스스로의 가치를 사랑하라고 이야기한다.


즉 '인간의 모습을 하신 주 하느님'처럼 옳은 삶을 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방법 역시 알려주지 않는다. 본인의 통찰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고 한다.


나를 사랑하는 것, 과연 나를 '오냐오냐'하는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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