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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스타시아 Dec 15. 2020

Thank you my pet

제목부터 내용까지 그저 알록달록하기만 한...

그래24 중고 매장이 근처에 있는 덕에 중고매장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요즘 그림책 그리기를 꿈꾸고 있는 나로서는 싸고 좋은 교재들이 널린 곳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던 도중 내용도 제대로 살펴보기도 전에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이 있었으니 바로 <Thank You My Pet> 되시겠다.


휘리릭 넘겨보기에 온갖 셀럽의 이름이 넘쳐났고, 그에 대한 기대가 커져 그 책을 집어 집으로 오게 되었다.


그런데 웬걸. Thank you my pet이라는 제목부터가 아주 역설적이었던 것이다.

이미 1983년  동물행동학자 K. 로렌츠의 제안에 의해 사람들은 더 이상 반려동물을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즉 '놀잇감'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Companion Animal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제일 첫 장에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표지부터 원제를 굳이 Pets and Their Famous Humans 라 짓고 심지어 국문판 제목은 더욱 가관으로 바뀌어 있는 것이 아닌가? (즉 첫인상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책인 것이다.) 차라리 Pets and their famous companion humans 쯤으로 놀리듯 가는 것이 차라리 나았을지도.


마티스, 모차르트, 아이작 뉴턴, 프로이트 등 많은 반려동물과 함께 일생을 한 셀럽들의 이야기가 나와있지만, 공교롭게도 자료가 역설적이리만큼 부족해 쇼팽의 강아지 왈츠라던가 작곡가 미정의 고양이 춤과 같은 곡의 역사를 나열하는 게 나을 정도다.


셀럽의 짤막한 특징이나 에피소드들이 나열되어있기는하나, 과연 이것이 그들의 반려동물과 얼마나 연관이 되어있는지도 애매할 정도인 데다, 본디 반려견을 통해 심리치료를 한 프로이트의 일화 정도만 눈여겨볼만하다. 나름의 예술성을 찾고자 한 것인지 배경과 글씨가 있는 일러스트는 끔찍하리만치 어지럽다.


언젠가 콩이에 대한 에세이나 소설집을 내고 싶은 나로선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책이었다.


막상 반려견 보호자의 대열에 합류하고나면 생각보다 상처를 입는 일이 많이 있다.

산책을 하다 넘어질뻔한 찰나 목줄을 놓쳤는데 "개를그러고 다니면 어떡해요!"라고 신경질을 부린다던가, 개엄마가 좋냐는 둥, 개새끼를 끌고 다닌다는 둥 마음이 지치는 순간들이 있다. 흘려듣고 넘기기엔 속상한 그런 말들.


셀럽들의 반려동물과의 인생을 통해 위안을 이 책을 통해 받을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힘든 내용을 구태여 짜내어 책으로 만들어내기엔 너무도 빈약한 책으론 역부족이었다.


차라리 이 책을 읽을 돈과 시간으로 셀럽 반려견인 절미 사진집으로 마음의 위로를 얻는 게 훨씬 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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