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게 가져도 좋아
항상 그랬듯 그 날도 태권도 수련시간이 끝난 후 어린 남매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데리러 오셨다.
유치원을 다니는 누나 윤하(가명)와 남동생 인규(가명). 이제 태권도에 입문한지 고작 2주되었다.
첫째인 윤하는 7살밖에 되지 않았으나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고 부모님을 졸라 다니게 되었고
체험운동을 며칠 나왔을때부터 운동신경이 좋아 잘 따라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며 습득력이 매우 빨랐다.
동생 인규는 5살인데 역시나 같은 환경속에서 자란 핏줄이라 그런지 보통의 5-6살처럼 울지도 않고 잘 따라했기에 두 아이들이 꼭 운동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 꿈은 이루어졌다.
두 남매는 현재 하얀띠를 매고 인사하는 법부터 체육관에서 하는 것들에 적응을 하며 잘 다니고 있다.
그 날 역시 남매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데리러 오셨고 승급에 관해 물어보셨다. 첫 째인 윤하가 목표가 생겼다고 말해주셨고 그 목표는 초록띠까지 올라가는 것... 나는 평소에도 누구에게도 입에 발린 말을 잘 못한다.
그래서 가끔 마음에 없는 말을 해야할 때 죄책감에 시달리거나 찜찜했는데 남매의 부모님에게 말을 할 때는 아주 솔직히 말씀을 드렸다. 두 아이 다 너무나 잘 하고 있으며 이대로 열심히 출석해서 수련하고 집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고 칭찬해주고 한다면 초록띠는 물론 국기원 심사를 통해 1품 취득도 무리없이 할 수 있다고..
남매의 어머니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하셨다.
그리고 나는 복잡한 마음으로 내 자리로 향했다.
아직 유치원생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 꿈을 말할 수 있다고..?
이 아이보다 적어도 4배 이상의 인생을 살아온 내가 그러고 있는데..?
이상과 현실, 이 사이(gap)에서 맴도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무기력이 올 수도 희망이 보일 수도 있다. 나는 내일 오는 윤하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의 목표는 초록띠이지만 너의 가능성은 1품, 2품을 넘어 사범님이나 관장님처럼 될 수 있다고. 더욱 큰 꿈을 가져도 괜찮다고 말이다.
어린 아이가 목표를 설정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얀띠 입장에서는 초록띠도 엄청난 선배처럼 느껴지고 많은 태권도 기술을 가진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나 또한 새로운 도전에서 성취를 이루어 나갈 때 넘사벽인 사람들보다 현실적으로 코 앞에 있는 사람들을 목표로 세부 단계를 설정하여 큰 목표를 이루는 방식을 좋아한다.
그래도.. 그래도 아이들에게만큼은 더 큰 꿈과 더더 큰 목표를 가져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꿈이 깨지더라도 큰 꿈은 조각 마저 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