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불안을 잘 다루지 못하는 어른

―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서툰 나

by 비추리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됐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이라고 믿었던 내가,

겉으론 밝았지만, 속은 늘 움츠러들어 있었다는 걸.


불안을 감지하는 내 안의 센서는
생각보다 훨씬 예민했다.


문제는,
그 신호의 의미를 읽어내지도,

다루는 법을 배우지도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서른 즈음,

올망졸망한 삼 남매를 키우며

워킹맘으로 몸과 마음에 잔뜩 힘주어 살던 시절.


나는 나의 바닥과 마주했다.

내가 알던 내가 아닌 낯설고 어두운 나였다.


서투른 일상.
일과 육아의 무게에 지쳐가던 나는아이들의 작은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걱정으로 시작한 마음을 분노로 터뜨리곤 했다.


점점,

내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던 사람.

아이들에게 가장 두려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상처를 주는 말을 쉽게 내뱉었다.


나는 온탕과 냉탕을 넘나드는 엄마였다.


따뜻함과 차가움 사이에서
나조차 내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아프게 하고 있는 나를 마주하며 생각했다.


'너, 이대로는 안돼.'

'이대로가면 너의 아픔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되물림될 거야.'


그때 나는 멈추기 위해, 달라지기 위해 마음공부를 시작했다.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랐지만,

단 한가지는 분명했다.


내가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알고 싶었다.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있으면
달라질 수 있으리라 믿었다.


나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는

내 지난 시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

나는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했고,
그동안의 아픔과 애씀을 위로할 수 있었다.


그렇게 다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동안

나는 서서히 변해갔고,

마침내 진짜 나와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만남으로 진짜 여정이 시작되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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