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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Woo Lee Nov 23. 2017

중국 공유 경제 리뷰 업데이트!

시간이 지나 다시 정리해본 중국의 공유 경제

공유 자전거(共享单车) 시장에 대한 감회 업데이트


이전 포스트에서 이미 중국의 공유 경제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그런데 워낙에 초간단 리뷰이기도 했고 나 자체도 공유 경제에 대해 생각이 조금 더해진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다시 업데이트를 한다.


그리고 그 업데이트의 중심은 공유 자전거 서비스이다. 자전거는 현재 중국인들에게 가장 가까운 공유 재화 중 하나이기도 하면서 내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공유 재화이기도 하다. 중국 공유 경제에서 대표성을 갖는 자전거라는 재화를 다시 살펴보면서 중국 공유 경제에 대한 생각을 새로이 정리하고자 한다.


a. 공유지의 비극에 조금씩 삐걱대는 중국 공유 경제 시장


이전 포스트를 쓰면서도 공유지의 비극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그걸 제대로 겪어보지 않았기에 리뷰에 구체성이 비교적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 비극을 몇 번 겪어봤으니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풀 수 있을 듯하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쓸 수 있는 자전거 수가 점차 적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9월에 처음 와서 쓸 때는 아 자전거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주변에서 쉽게 공유 자전거를 찾아서 탈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쓸 수 있는 공유 자전거를 찾는 게 어려워졌다. 특히 출퇴근 시간과 같은 때에는 더더욱.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서는 이미 대도시 내 자전거 공급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그런데 자전거를 찾는 게 점차 더 어려워진다니 여기엔 분명한 이유 몇 가지가 있어 보인다. 다음은 내가 발견한 두 가지 큰 원인들이다.

사용하려는 자전거가 고장난 경우 뜨는 알림

먼저 고장 난 자전거들이 많다. 아마 사람 손을 많이 거치다 보니 그만큼 고장 날 가능성도 클 것이다. 그런데 워낙에 자전거가 곳곳에 퍼져있다 보니 그걸 관리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인지 길거리에 세워진 공유 자전거를 발견하고 아싸 하고 달려가서 사용하려고 해도 고장 났다고 뜨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고장 난 자전거는 탈 수 없기에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다른 자전거의 위치를 권유해준다. 그런데 중요한 건 다른 자전거가 있는 위치에 가더라도 자전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유 자전거 사유화의 문제 때문이다. 공유 자전거를 자기만 쓰기 위해 자전거에 장난질을 쳐놓은 경우가 많다.


이 장난질의 방법을 알기 위해선 일단 공유 자전거를 사용하는 절차를 확인하고 갈 필요가 있다.(mobike를 기준으로 설명)

손잡이 중심 부분에 표시된 QR코드(二维码)와 인식 번호

먼저 공유 자전거의 손잡이 부분과 뒷바퀴 부분에 해당 자전거 고유의 QR코드(二维码)와 번호가 표시되어있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의 애플리케이션을 켜서 그 QR코드를 스캔할 수 있다. 스캔이 성공한 이후 정기 회원이라는 게 인증이 되거나 금액을 지불하면 자전거의 잠금장치가 풀린다.

(QR코드 아래 적힌 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도 자전거의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음.)

뒷바퀴쪽 QR코드를 스캔하여 자전거를 해제하려는 상황

보통은 위의 그림과 같이 QR코드를 스캔하여 자전거 뒷바퀴 쪽에 잠긴 잠금장치를 해제한다. 그 후에 자전거를 다 사용하고 잠금장치를 잠그는 순간 사용 시간이 종료되는 방식이다. 어쨌든 그러니까 자전거를 해제하려면 QR코드 혹은 그 아래 인식 번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유 경제의 악당들은 이 점을 노려 공유 자전거를 사유화한다. 그들은 공유 자전거 앞, 뒤에 표시된 QR코드와 인식 번호의 사진을 찍어놓고 그것들을 손상시켜버린다. 손상된 QR코드는 애플리케이션에 인식되지 못하며 인식 번호도 손상되어 보이지 않으니 애플리케이션에 입력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결국엔 손상되기 전의 QR코드와 인식 번호를 갖고 있는 악당만이 그 자전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매월 돈을 내고 이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억울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고작 저 악당들 자전거나 사주자고 회비를 낸 게 아닌데. 이 억울함에 흑화하여 새로이 악당이 되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물론 공유 자전거 회사마다 잠금 방식이 다르기에 모든 공유 자전거에 동일한 문제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시로 든 mobike는 중국의 공유 자전거 시장에서 아주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mobike는 공유 자전거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2017년 1분기 기준)


이 말은 곧 사유화 문제가 공유 자전거 생태계에서 상당히 귀찮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론 마음만 먹으면 어디에서든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이건 공유 경제를 좀먹는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서둘러 해결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공유된 재화의 품질 저하와 사유화 문제. 단연 공유 자전거 시장에서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다른 공유 경제 시장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또한 그것이 미칠 영향이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클 것이기에, 관련 기획을 할 시 반드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b. 중국 공유 경제 시장의 평행 이론, 디디와 우버 그리고 ofo와 mobike


중국 시장은 정말 엄청나게 크다. 부유한 성(省) 하나의 시장 규모가 웬만한 국가의 시장 규모와 비슷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중국 시장을 차지해보겠다고 들이는 노력들이 대단하다. 공유 경제 시장 또한 마찬가지다. 거대한 중국의 공유 경제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사업자들이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미 유명한 사례가 하나 있다. 바로 디디(滴滴)와 우버의 경쟁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는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이두를 뒤에 업고 중국에 들어왔다. 아직 공유 경제 관련 법 제정도 제대로 되지 않은 시기, 위험하면서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크디큰 중국, 경쟁자가 없을 리 없다. 특히 이 디디는 여태껏 우버가 상대한 경쟁자 중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을 것이다. 중국 회사인 디디와 바이두를 업고 들어온 미국 회사 우버. 둘의 경쟁은 너무나도 극단적이어서 한국 신문에도 여러 차례 실리기도 했다.


디디와 우버 모두 중국의 차량 공유 경제 시장을 걸고 유혈 경쟁을 했다. 서로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고 상대방의 사용자를 뺏어오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보조금을 마구잡이로 뿌려댔다. 서로서로 막강한 투자처를 뒤에 업고 누구 돈이 먼저 마르나 대결을 한 것이다.

(디디의 뒤에는 텐센트, 알리바바, 애플 / 우버의 뒤에는 바이두)


그리고 이 거대한 두 고래의 싸움에서 다른 기업들이 살아남을 리가 없었다. 승자가 모든 걸 가지는 전장이기에 그들의 투자금은 피라미가 아닌 우버와 디디에게로 집중됐다. 두 기업의 1대 1 싸움은 점차 치열해졌고 배팅 금액도 천문학적으로 높아졌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 사용자는 신이 났을 것이다. 사용자 유치를 위해 디디와 우버에서 뿌려대는 보조금과 쿠폰들. 두 기업의 혈투가 심해질수록 사용자는 더욱더 저렴하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었다. 유혈 낭자한 결투였지만 이 과정 중에 나름대로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로 유입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그래도 싸움은 결국 디디의 승리로 끝이 나긴 했다. 디디가 우버 차이나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이뤄졌다. 우버는 더 이상 무리한 투자전을 벌인다면 손해를 만회할 수 없다 여기고 디디와의 거래를 진행한 것이다. 우버가 중국에서의 투자전을 벌이면서 본 적자는 2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극심한 투자전으로 손해를 본 건 우버뿐만이 아니었다. 디디 또한 우버처럼 보조금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소모했다.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디디는 우버를 인수하고 나서 서비스 이용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미 시장은 디디의 손아래 떨어졌기 때문에 그 가격 인상의 영향력은 강력했다.


그래서 그동안 보조금 전쟁에서 꿀을 빨던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디디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가격을 인상한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디디도 그 전까지의 적자를 만회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는 처사인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디디와 우버의 스토리는 다른 곳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바로 공유 자전거 시장이다. 디디와 우버처럼 중국 공유 자전거 시장도 ofo(노란색)와 mobike(주황색)라는 회사로 양분되어있다. 두 회사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ofo는 약 51%를 차지하고 있으며 mobike는 약 40%를 차지한다.


물론 다른 회사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ofo와 mobike 간의 유혈 전투에 마찬가지로 하나둘씩 나가떨어지고 있다. 괜찮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호평을 받은 bluegogo라는 공유 자전거 회사도 최근에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해 사업을 유지할 동력을 잃은 것이다.


ofo와 mobike는 이 가격으로 서비스가 유지가 되나 싶을 정도의 할인된 가격으로 사용자를 유치한다. 최근 mobike에서는 한국 돈 1000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자전거를 거의 무제한으로 탑승할 수 있는 3개월치 VIP 회원권을 끊을 수 있었다. 어떻게 이 가격으로 서비스 유지가 가능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엔 당연히 투자전이었다. 우버와 디디가 벌였던 투자전이 ofo와 mobike 사이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두 기업이 합병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들려왔다. 그 근거 또한 이전 사례와 똑같았다. "지금까지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선 합병을 선택하는 게 이성적이다."


만약 ofo와 mobike가 합병하게 된다면 그 기업은 시장에서 거의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그 이후엔 디디가 한 것과 같이 가격을 인상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전까지 적자난 것을 복구해야 하기에.


이렇게 비슷한 일이 그것도 아주 대규모로 반복되는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시장이 거대하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차지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지만 그만큼 차지했을 때 얻어낼 수 있는 게 많다. 특히 공유 경제 시장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공유 경제 시장은 대개 공유 경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공유되는 재화마다 차이가 존재하겠지만 사용자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공유 경제 환경을 구축하는 건 필수적이다. 공유된 자전거를 타기 위해 한참을 헤매야 하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좋아할 사용자는 없을 것이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사업자는 공유 재화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며 그것을 더 쉽고 빠르게 사용자와 연결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일 것이다. 그러나 일단 생태계를 한 번 조성하고 나면 막대한 돈은 물론이며 방대한 데이터 또한 얻어낼 수 있다.


막대한 돈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특히 새로운 사업을 펼칠 때 아주 용이하다. 예로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높은 디디와 mobike는 이미 기존 사업 외의 다른 곳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디디는 이제 인공 지능 주행 차량 개발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최근 중국에서 아주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부분.)


그들은 기존 사업을 통해 얻어낸 돈과 데이터로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고 그 개발의 결과물을 기존의 사업과 연계시킬 수 있다. 디디는 곧 있으면 자율 주행 자동차를 공유 재화로 내놓고 사업을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c. 잔잔할 날이 없는 중국 공유 경제 시장


디디와 우버의 요란스러운 투자전이 끝난 이후 관련 공유 경제 시장에는 나름대로 질서가 잡히는 듯 보였다. 투자전 승리로 디디는 시장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고 그 점을 활용하여 이전에 입은 손실을 복구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차량 관련 공유 경제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조짐이 다시금 보이기 시작했다. 강력한 경쟁자들이 디디가 발을 디디고 있는 시장에 하나둘씩 진출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 강력한 경쟁자들은 어디서 나타났을까?


일단 이 얘기를 풀기 전에 먼저 알아두고 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디디가 어떤 시장에서 주요한 거점을 차지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다. 그 거점은 디디가 우버를 인수하고 나서 비로소 얻게 된 곳이기도 하다. 디디와 우버가 다루는 일, 그건 쉽게 말해 택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택시라는 것도 종류가 다양하다. 디디는 한국의 카카오 택시처럼 정식 택시 기사를 부르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우버처럼 일반 운전사의 차량을 부르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후자가 보다 더 공유 경제에 걸맞은 신종 '택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택시가 아닌 우버라는 고유 명사라 불리기도 하지만.)


디디는 인수한 우버와 함께 정식 택시 혹은 일반 운전자의 택시를 탑승자와 매치해주는 시장에서 주요 거점을 차지하고 있다. 평상시에도 디디를 통하지 않으면 택시를 잡는 게 상당히 어려울 정도다. 출퇴근 시간이나 기상이 악화된 때에는 디디 없이 길가에서 택시를 잡는 게 그냥 불가능하다 보면 된다.


물론 디디는 이외에도 렌터카(租车), 카풀(顺风车, 拼车)이라던지 다양한 차랑 교통 관련 시장에서도 주요한 플레이어로 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디디라고 해도 이 모든 분야를 완벽하게 신경 쓸 수는 없는 법. 디디의 새로운 경쟁자들은 이러한 디디의 빈틈을 타고 나타난 것이었다.

디디 연맹(왼쪽)과 반-디디 연맹(오른쪽)

이 디디의 경쟁자들은 또 자기들끼리 반-디디 연맹이라는 동맹을 만들기도 했다. 이 동맹에는 쇼우치(首汽), 디다(嘀嗒), 모바이크(摩拜)라는 3가지 대어가 포함되어 있다. 이 동맹은 모바이크라는, 지금까지의 포스트에 자주 등장했던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어져 있다.


그런데 왜 차량 관련 시장에서 뜬금없이 공유 자전거 서비스 회사가 나타나게 된 것일까? 그건 이 반-디디 연맹이 디디와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서로 연합하고 더 나아가 그 연합만의 차별성을 내걸지 않으면 디디에게 패배해버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고 반-디디 연맹 개개의 멤버들이 강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쇼우치는 차량 관련 대형 사업체이며 최근에는 단기 친환경 렌터카 사업(gofun出行, 쏘카와 유사)을 주력으로 밀고 있다. 디다는 카풀 시장에서 강력한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다. 모바이크는 언급했던 대로 공유 자전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


렌터카나 카풀 모두 디디가 포괄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쇼우치와 디다는 빈틈을 잘 뚫어내고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디디는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 그리고 정보력을 갖고 그들에게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그렇기에 모바이크를 연결 고리로 하는 반-디디 연맹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반-디디 연맹은 자전거와 자동차를 분리된 교통수단으로 보지 않고 상호의 생태계를 융합하여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차별점을 내걸었다.


그리고 그 차별점을 간판 삼아 연맹은 디디의 앞마당인 택시(网约车)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그 선언은 연맹의 각 회사들에 대한 투자 확정 발표와 함께 이뤄졌다. 바이두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 회사들이 반-디디 연맹의 각 회사들에게 많은 돈을 투자했다.


벌써 모바이크의 어플 내에서는 디다의 카풀 서비스로 바로 연결되는 통로가 메인 화면에 걸려있다. 모바이크 어플 내에서도 디다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주 깊은 수준의 생태계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이 더 흐를수록 연맹 간 상호 교류의 범위와 정도가 보다 더 넓어지고 깊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교통 생태계의 융합. 이 말을 들으면 대충 어떤 느낌인지 감이 잘 안 온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상황

퇴근길 급하게 갈 약속이 생겨 택시를 잡아야 하는데 요 앞 도로는 퇴근 시간엔 아주 주차장이나 다름이 없다. 여기선 디디로 택시 잡기도 어렵고 잡더라도 여기까지 오는 거에만 한 세월이 걸릴 거다. 이 길목만 빠져나가면 나름 교통 상황이 나아질 텐데. 그런데 걸어서 그 길목을 빠져나가려면 한참이 걸린다.


교통 생태계가 융합되어 있다면 이 난처한 상황에서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주변에 있는 공유 자전거를 타고 길목을 빠져나가서 교통 상황이 보다 더 나은 곳에서 택시를 불러 잡으면 된다. 혹은 미리 교통 상황이 괜찮은 곳에 택시를 불러놓고 그 택시가 오는 동안 자전거를 타고 가서 딱 시간 맞춰 갈아탈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단순하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 중에 더 다양한 이동 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교통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단순히 차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라 자전거라는 대체 수단을 이용할 수도 있다.


반-디디 연맹은 이렇게 융합된 교통 생태계를 사용자에게 통합된 요금제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처럼 공유 자전거 서비스 정액 회원제, 택시 요금 각각을 따로 결제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을 결합하여 더욱더 편리하고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통 생태계의 융합은 확실히 연맹의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또한 디디에 대항할 때 연맹의 각 기업들은 기존 자사 회원들을 손쉽게 끌어올 수 있기에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은 덜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들이 디디에게 도전할만한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되는 건 디디 또한 연맹에 대항할 카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연맹이 모바이크를 품고 있다면 디디는 ofo를 품고 있다. ofo는 공유 자전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로 디디와의 연이 깊다.(디디에서 ofo에게 투자를 했으며 상호 업무 협조를 하고 있음.)


또다시 공유 경제 시장에서 고래 싸움이 일어나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고래 싸움은 이전 우버와 디디 간의 싸움과는 또 다른 결과를 남길 듯하다. 이번엔 단순 차량 생태계가 아닌 융합된 교통 생태계를 두고 벌이는 다툼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유 경제는 그 새를 참지 못하고 또다시 탈피(脱皮)를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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