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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Woo Lee Jan 29. 2018

중국의 새해를 달구는 IT이슈, 라이브 퀴즈쇼

라이브 퀴즈쇼, 군웅할거의 시대

오랜만에 공유 자전거가 아닌 새로운 소재를 들고 나왔다. 2018년 새해 중국 펑요췐(朋友圈)을 화끈하게 달구고 있는 라이브 퀴즈쇼다.

(펑요췐은 중국의 국민 메신저 웨이신에 달려있는 페이스북 뉴스피드 같은 기능이라고 생각하면 됨.)


이 라이브 퀴즈쇼의 특징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티비 프로그램에서의 퀴즈쇼는 보통 초청된 게스트만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초 중국에서 한창 인기몰이 중인 이 라이브 퀴즈쇼는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퀴즈쇼에서 승리하면 대륙 스케일답게 굉장히 큰 상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요즘엔 중국의 많은 회사들이 라이브 퀴즈쇼 시장을 잡기 위해 득달같이 달려들고 있기 때문에 상금은 점차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 많은 상금을 걸어 더 많은 사용자가 자신의 서비스에 몰리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이 라이브 퀴즈쇼가 2018년 중국 IT계의 첫 번째 뜨거운 감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기존의 라이브 방송 플랫폼 회사들은 물론이고 텐센트와 알리바바와 같은 거물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에선 어떤 붐이 일기 시작하면 보통 이런 식으로 시작되는 것 같다. 공유 자동차/자전거 시장도 그랬고 라이브 방송 플랫폼 시장도 그랬다. 특정 붐이 일면 마치 전국 시대처럼 각지에서 기업들이 일어나고 텐센트와 알리바바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 시작한다.


지금 중국 라이브 퀴즈쇼 시장은 딱 그 군웅할거의 시기에 있다고 생각된다. 이번 포스트에선 한창 피어나고 있는 라이브 퀴즈쇼 시장을 둘러보고자 한다. 왜 라이브 퀴즈쇼가 이렇게 관심을 받고 있고 어떤 식으로 시장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지 개괄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원조는 미국의 HQ Trivia


일단 먼저 살펴볼 것은 HQ Trivia다. 이건 중국 회사가 아니라 미국 회사다. 하도 중국에서 지금 라이브 퀴즈쇼가 열풍이다 보니 중국에서부터 그 붐이 시작되었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은데 사실 그렇지 않다. 그 시작은 미국의 HQ Trivia다.

라이브 퀴즈쇼 열풍을 일으킨 HQ Trivia

HQ Trivia는 중국에서 현재 열풍 중인 라이브 퀴즈쇼의 기본적인 틀을 먼저 갖춘 원조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 3시와 9시에 퀴즈쇼를 연다.(주말에는 한 번만 함.) MC가 나와 퀴즈쇼를 진행하는 방식인데 퀴즈쇼 시간은 총 15분 정도가 된다.


여기서 이 현대판 라이브 퀴즈쇼와 기존 퀴즈쇼 간의 차이를 두 가지 발견할 수 있다.


1) 일단 모든 사용자가 퀴즈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2) 플레이 시간이 15분 정도로 짧아 심심풀이로 하기 좋다는 점


퀴즈쇼에 참여한 사용자는 역사, 과학, 인문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푼다. 한 코너당 십몇개의 상식 문제가 주어지는데 한 문제당 푸는 시간이 10초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니까 풀면서 긴박감이 넘치는 것이다. 바쁜 현대인이 간단하게 즐기기 좋은 퀴즈 오락인 셈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상금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1대 100이라는 프로그램처럼 마지막까지 퀴즈쇼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상금을 가져가는데 만약 살아남는 사람이 많을 경우 그 상금이 분할된다. 퀴즈쇼 표준 상금이 이천 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HQ Trivia 측에선 향후 상금 액수를 이만 달러까지 올릴 계획이 있다고 한다.


중국식 라이브 퀴즈쇼의 탄생


이 HQ Trivia의 방식이 중국에서 잘 먹히겠다 싶었는지 중국 사람들은 순식간에 카피해서 중국 시장에 내놓았다. 그리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HQ Trivia의 라이브 퀴즈쇼 방식은 중국에서 대륙 스케일로 실현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며 더 많은 상금이 몰린다.


현재 중국에선 마치 우리나라에서 애니팡 열풍이 불었던 것처럼 라이브 퀴즈쇼 열풍이 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자 더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고 있으며 가지각색의 라이브 퀴즈쇼 프로그램,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라이브 퀴즈쇼를 제공하는 서비스

그리고 그 시장의 중심에 있는 게 기존에 라이브 방송을 제공하던 플랫폼들이다. 라이브 퀴즈쇼는 어쨌든 라이브 방송의 일환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전부터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던 플랫폼들이 경쟁상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위의 이미지에 나온 4개의 주요 업체들 외에도 현재 수많은 기업들이 라이브 퀴즈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유력한 플레이어로 손꼽히는 라이브 퀴즈쇼들은 다음과 같다.

비교적 빠르게 라이브 퀴즈쇼 시장에 뛰어든 이슬챠오런(艺士超人)

艺士超人(yishichaoren, 이슬챠오런)

百万赢家(baiwanyingjia, 바이완잉지아)

黄金十秒(huangjinshimiao, 황진슬미아오)

百万英雄(baiwanyingxiong, 바이완잉시옹)

极速挑战(jishutiaozhan, 지쑤티아오쨘)

百万选择王(baiwanxuanzewang, 바이완쉬엔저왕)


이런 많은 회사들이 라이브 퀴즈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달려들고 있다. 그러면 이들은 어떻게 시장에 달려들고 있을까? 그냥 상금을 높여서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을 쓸까?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 중국의 라이브 퀴즈쇼 서비스들은 기존 HQ Trivia 방식을 제외하고도 새로운 방식의 퀴즈쇼를 기획하기 위해 계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출발은 HQ Trivia 방식에서 했지만 지금은 중국 라이브 퀴즈쇼들도 각자만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소비자가 더욱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대표적인 건 먼저 승자 독식 PK(Player Killing) 모델이다. 기존 HQ Trivia 방식은 퀴즈를 성공적으로 다 푼 사용자들이 상금을 나눠갖는 방식이다. 만약 퀴즈 우승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개인에게 돌아가는 상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 방식은 사용자의 퀴즈쇼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 얻을 수 있는 상금이 적어지면 그만큼 동기 부여도 덜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퀴즈쇼에서 만든 게 승자가 상금을 독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사용자 간의 토너먼트 형식으로 퀴즈 대결을 펼쳐서 최종 우승자가 모든 걸 갖고 간다.


그다음은 특정 분야 전문 퀴즈 모델이다. 기존 라이브 퀴즈쇼에서 다루는 문제 범위가 비교적 넓고 얕았다면 이건 특정 분야에 파고드는 방식이다. 이건 전문화된 사람들이 보다 더 승부욕을 갖고 퀴즈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같이 새롭게 도입되는 퀴즈쇼 방식들은 이전 TV 퀴즈쇼 프로그램에서 따온 것들이 많다. 중국에선 예전부터 TV 퀴즈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시청률 순위에서 퀴즈쇼가 상위권에 있었던 적도 많다. TV 프로그램 시절부터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해왔으니 지금 퀴즈쇼 방식들을 새로이 기획할 때 참고할 게 많을 것이다.


중국인들은 왜 퀴즈쇼를 좋아할까?


그렇다면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 보자. 왜 중국 사람들은 유독 퀴즈쇼를 좋아하는 걸까?


개인적인 생각으론 국가의 교육 정책이 한몫하지 않나 싶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교육열이 굉장히 강한데 국가에서 특히 중시하는 것은 인문 교육이다. 요즘엔 또 국학(国学)을 강조하여 중국의 역사, 문학, 정치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습이 점차 더 중시되고 있다.


중국의 수능인 가오카오(高考)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선 인문 지식을 바탕으로 다방면의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중국에서 고등학교 이상의 교육 과정을 거친 사람들의 경우 상당히 풍부한 지식 바탕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지식적 바탕 때문에 중국 사람들이 보다 더 쉽게 퀴즈쇼에 흥미를 붙이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게 나오고 그걸 적용해서 뭔갈 얻어낼 수 있는 것에 큰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이다.(나도 평소에 관심도 없던 퀴즈쇼에 내가 아는 게 나오면 눈빛이 초롱초롱해지곤 한다.)


그러니까 지금 라이브 퀴즈쇼 열풍이 맥락 없이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란 얘기다. 자신의 지식을 적용하고 뽐낼 수 있는 퀴즈쇼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열풍이 일어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라이브 퀴즈쇼는 돈을 어떻게 버는 거지?


중국 사람들의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현재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는 라이브 퀴즈쇼 시장. 날이 갈수록 참가자 수와 상금 액수가 늘어나고 있다. 매일 같이 라이브 퀴즈쇼 프로그램들은 각기 평균 200만 위안(3억 4천만 원 정도)을 상금으로 내걸고 사용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루에 저 정도 액수로 뿌리면 한 달엔 거의 6000만 위안(101억 원 정도)을 뿌리는 셈이다. 시장의 수많은 기업들이 매달 각기 100억 원씩을 상금으로 뿌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상금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앞으로 저 금액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이 라이브 퀴즈쇼 프로그램들은 도대체 어디서 돈이 나서 저렇게 많은 상금을 사용자들에게 줄 수 있는 걸까? 여기서부터 라이브 퀴즈쇼 프로그램의 수익 모델들을 몇 가지 살펴본다.


수익 모델 1. 광고 방식


열풍이 부는 만큼 라이브 퀴즈쇼에 대한 광고주들의 관심이 크다. 라이브 퀴즈쇼를 보면서 퀴즈를 푸는 사람들이 많으니 거기다가 광고를 내면 광고 효과가 높을 것이다.

왼쪽 인형은 苏宁이라는 전자 제품 매장의 캐릭터 인형, 오른쪽은 화웨이 스마트폰 광고

일단 퀴즈'쇼'이기 때문에 각종 PPL은 물론 쇼 전후로 영상 광고가 붙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광고주와 라이브 퀴즈쇼가 함께 기획한 퀴즈쇼다. 예시를 한 번 확인해보자.

화웨이가 낸 문제(답정너)

위의 문제는 화웨이가 한 라이브 퀴즈쇼 프로그램과 함께 기획해서 낸 문제들 중 하나이다. 문제의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다.


Q. 보기 중에서 전 세계 최초로 AI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무엇인가?


1번. Honor v10 (이 Honor 브랜드는 화웨이 소속의 브랜드 중 하나이다.)

2번. 애플 아이폰 10

3번. 샤오미 믹스 2


정답은 1번이다. 이런 식의 퀴즈를 통해 광고주의 메시지가 소비자에게 흘러가도록 한다. 현재 다양한 회사들이 라이브 퀴즈쇼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광고형 퀴즈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만큼 광고 효과는 꽤 괜찮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광고형 퀴즈가 반복되다 보면 사용자들도 피로를 느껴 점차 광고 효과가 떨어지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보다 더 네이티브 한 방식으로 광고형 퀴즈를 기획해야 할 것이다.


굳이 광고형 퀴즈를 기획하지 않고 아예 우승자에게 홍바오(红包, 복주머니)를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이 이뤄지기도 한다. 중국 인터넷 언어에서 홍바오란 건 일종의 상품권이나 특정 서비스에서만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이른다. 마치 신세계 포인트, CJ 포인트 이런 것처럼.


알리바바 소속의 쇼핑몰 티엔마오(天猫)에선 라이브 퀴즈쇼 승리자에게 티엔마오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준다. 퀴즈쇼를 이용한 판매 촉진 방법인 것이다. 티엔마오로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 위의 것들이 라이브 퀴즈쇼의 가장 유효한 수익 모델이 될 거라 생각된다. 광고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면 상금 더 늘릴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 사용자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결국 광고주들에겐 더 매력적인 광고 채널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는 퀴즈쇼 방식에 대한 지속적 혁신 그리고 서비스 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광고 상품 기획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한 전개이기도 하다. 사용자가 단순히 상금만을 노리고 퀴즈쇼에 참가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저 두 부분이 잘 안 이뤄지면 사용자는 금방 퀴즈쇼에 싫증을 느끼고 이탈하게 될 것이다.


수익 모델 2. 라이브 퀴즈쇼 열풍의 외부 효과


현재 대부분의 라이브 퀴즈쇼 프로그램은 라이브 방송 플랫폼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물론 독자적인 앱의 형태로 제공되는 라이브 퀴즈쇼 프로그램들도 있지만.) 그래서 최근 라이브 퀴즈쇼 열풍이 불었을 때 라이브 방송 플랫폼 앱의 다운로드 횟수가 폭증했다.


라이브 퀴즈쇼에 참가하기 위해 라이브 방송 플랫폼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는 곧 외부 효과로 이어졌다. 플랫폼에 접속한 사람들이 라이브 퀴즈쇼만 풀고 나가는 게 아니라 또 다른 걸 더 하다가 나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라면 할인한다고 해서 라면 사러 왔다가 김치와 치즈도 사 갖고 돌아가는 것처럼.)


라이브 퀴즈쇼 열풍으로 라이브 방송 플랫폼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플랫폼의 다른 수익 모델들도 덩달아 힘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퀴즈쇼에 참가하기 위해 방송 플랫폼에 들어온 사람이 남는 시간에 다른 방송에 들어가 다샹(打赏, 아프리카에서 별풍선 쏘는 것과 유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익 모델 3. 퀴즈쇼 게임 아이템 판매 수익, 퀴즈쇼 참가비 수익


퀴즈쇼마다 꼭 있는 게 '찬스'다. 위기의 순간을 모면할 수 있는 아이템! 문제에 대한 힌트를 주거나 틀렸더라도 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라이브 퀴즈쇼 프로그램에서도 이와 같은 아이템 판매를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 부활권이다. 이 부활권이 있으면 문제를 풀다가 틀리더라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물론 이 부활권은 친구를 게임에 초대하는 방법으로도 얻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론 구매로 얻는 게 훨씬 쉬울 것이다. 퀴즈쇼에 상금이 걸려있으니까 이 부활권에 대한 욕구가 더 클 수도 있을 거라 생각된다.

(상금만 따면 부활권 산 돈 메꿀 수 있을 거야라는 희망적 생각이 충동구매를 부추긴다.)


그다음은 퀴즈쇼 참가비다. 이런 퀴즈쇼는 마치 복권과 유사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사람들의 참가비를 모으고 최종 우승자가 그걸 가져가는 방식인 것이다. 아마 참가비 중 일부를 서비스 측에서 떼어가지 않을까 싶다.


라이브 퀴즈쇼 시장의 전망은?


첫 부분에서 지금 라이브 퀴즈쇼가 군웅할거의 시기를 거치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떠오르는 라이브 퀴즈쇼 시장을 차지하고자 수많은 기업들이 라이브 퀴즈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중국 IT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뭔가 핫하다 싶으면 많은 사업가들이 득달같이 달려든다. 버블이 일어날 정도로 뛰어들고 그 과정 중에 버블이 터져 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입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극렬한 경쟁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 경쟁은 대부분 출혈 경쟁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사용자 유치에 사용한다. 이 과정 중에서 엄청나게 많은 돈이 소비되며 녹아웃되는 기업들도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다.


결국 시장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수의 기업만이 남게 된다. 공유 자동차/자전거 시장, 라이브 방송 시장, 음식 배달 시장 등이 다 이와 유사한 흐름을 거쳤다. 아마 라이브 퀴즈쇼 시장도 이런 흐름을 거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더 높은 상금을 유치할 것이며 이를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아마 자신들이 벌어들이는 돈 이상으로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투자자가 들러붙고 출혈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전개에서 문제가 되는 건 바로 시장이 너무 돈판이 된다는 것이다. 과도한 출혈전 속에서 기업들은 혁신보다는 압도적인 자금력에 기대어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경향을 띄게 된다. 사용자를 끌어올 때 재밌는 퀴즈쇼를 기획하는 것보단 더 많은 상금을 거는 것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출혈전이 끝났을 때 라이브 퀴즈쇼 시장이 황폐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매일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돼서 재미도 없는 퀴즈쇼를 계속해서 즐기고 있을 사용자가 많을 리 없다. 혁신을 배제한 경쟁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 라이브 퀴즈쇼의 답을 커닝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어 문제다. 이는 정직하게 퀴즈를 푸는 사용자들의 의욕을 떨어뜨린다.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서비스에서 이탈하는 사용자들이 점차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중국 IT계 주요 인사들의 라이브 퀴즈쇼에 대한 전망도 각기 다르다.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지만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과 같이 얼마 가지 못하고 열기가 누그러들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른 한편으로 텐센트의 사장 마화텅은 사행성 경향이 짙어지면 정부에서 규제를 할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그래도 어쨌든 중국의 IT업계는 새해 첫 시작부터 아주 시끌벅적하다. 뭔가 그러다 보니 더욱더 2018년이 기대되기도 한다. 2018년 중국 IT 시장엔 또 어떤 흥미진진한 일들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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