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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Woo Lee Aug 11. 2018

중국 공산당에게 4차 산업 혁명이란?

중국 특색 4차 산업 혁명에 대하여

*주의 - 해당 포스트엔 글쓴이의 공상이 많이 포함되어 있음


4차 산업 혁명이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있을까?


그런데 중국에게 4차 산업 혁명은 보다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이는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4차 산업 혁명의 기술들로 중국(공산당)


1.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던 제국 역사의 연쇄를 끊을 수 있다.

2. 공산주의에 재도전하거나 아예 자신만의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번 포스트에선 위의 두 가지 이유에 대해 풀어볼 예정이다.


1.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제국 역사의 연쇄를 끊는 것


중국의 역사는 제국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중국 역사에선 제국이 생겼다가 망하고 또다시 새로운 제국이 생기는 과정이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관련된 내용의 이미지를 한 번 확인해보자. 의학 관련 다큐지만 도움이 된다.

EBS 다큐 <의학, 동과 서>

정치 구조가 계속해서 변해온 유럽과 달리 중국의 정치 구조는 긴 역사 속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는 향후 포스트에서 다뤄볼 예정!)


황제를 정점으로 한 관료제 구조


위와 같은 제국의 구조가 한나라 때부터 차츰 형성되어 그 뒤로도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이어졌다. 그리고 해당 통치 구조에서 가장 핵심이 되었던 건 통치 이념관료제였다.


생각해보면 그 넓은 땅과 많은 인구를 하나의 황제가 통치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런데 중국에선 그걸 가능케 하기 위해 강력한 이데올로기관료제/과거제를 활용했다.


통치 이데올로기는 오랜 기간 관료제와 과거제 그리고 학당 등을 통해 관료와 백성들의 의식 속에 깊게 스며들어 그들이 상호 감시 더 나아가선 자기 감시를 하도록 만들었다.


결국 이데올로기는 관료제/과거제와 서로 결부되어 파놉티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파놉티콘 구조 상에선 지배자가 자신을 보고 있지 않더라도 피지배자는 그걸 모르기에 함부로 딴생각을 품지 못한다.

파놉티콘 구조

이와 같은 지배 구조로 중국의 제국들은 인구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소수의 인원으로도 그 넓은 땅과 많은 인구를 지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데올로기와 관료제 모두 시간의 경과에 따라 녹슨다는 것에 있었다.


국가 초기 혁명의 시기에서 수권의 시기로 넘어가면서 지배자의 이데올로기는 점차 보수적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보수적인 게 꼰대 수준을 넘어서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데올로기가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제대로 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데올로기가 넓디넓은 중국 대륙을 상대해야 하기에 사회 변화에 따른 대응이 더 어렵다.


관료제 또한 혁명으로 인한 리셋의 역사를 뒤로하고 다시 경직성에 물들기 시작한다. 관료들이 태만해지고 부정부패에 빠진다.


파놉티콘 구조를 받치고 있던 이데올로기와 관료제가 비실대니 국가에 허점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이를 틈타 반란이 일어난다. 중국은 농업 국가이기에 대부분의 반란이 농민 반란이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중국 제국의 역사는 아래 과정의 반복이라 할 수 있다.


1. 혁명 및 반란을 통한 제국의 건설

2. 이데올로기와 관료제로 파놉티콘 구조 형성

3. 이데올로기와 관료제의 수명이 다하여 파놉티콘 구조 붕괴

4. 허점을 틈타 혁명 및 반란이 일어나 제국이 멸망


그리고 현재의 중국 공산당 역시 위 과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 공산당 역시 농민들의 불만을 타고 혁명에 성공하여 일당 독재의 신중국을 건설

2. 헌법에 명시한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관료제/교육 제도로 파놉티콘 구조 형성


현재 중국은 일단 파놉티콘 구조를 형성하는 것엔 성공한 듯싶다. 공산당은 자신들이 주창하는 이념들을 헌법에 실었으며 당조와 기층 조직을 활용하여 민중들에게 파고드는 것에도 성공했다.


그리고 이제 공산당의 고위 엘리트들은 앞으로 이데올로기와 관료제가 녹슬 필연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후속 결과인 파놉티콘 구조의 부식에 대해서도 말이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에 따라 이전의 지배자들과 달리 현재 중국의 통치자들에겐 부식에 따른 빈틈을 메울 도구가 생겼다. 가장 대표적인 건 방화 장성일 것이다. (방화 장성 및 VPN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의 포스트 참조!)


그리고 이젠 알리페이와 웨이신 페이 등의 사기업에서 확보하는 결제 데이터도 정부에게 통제되도록 했다. 중국에선 모바일 페이가 아주 활성화되어 있기에 결제 정보는 강력한 통제 수단이 될 것이다.


국가의 중앙 은행(央行)을 무조건 거치게 된 모바일 페이(支付) 정보

그런데 무엇보다도 4차 산업 혁명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은 부식으로 인한 빈틈을 더 촘촘히 메워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예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안면 인식 기술이다. 중국 정부는 사회 질서 안정 및 통제를 위해 안면 인식 기술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고도화된 기술을 가진 안면 인식 스타트업들이 나타났고 이들의 주 고객은 중국의 공안이다.

출처 - chosun Biz

현재 안면 인식 기술은 이미 중국의 보안 시스템에 적용되어 큰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 보안 시스템이 언젠가는 치안 유지라는 가면을 벗고 빅브라더의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또 중국의 통제에 관해 재미난 음모론이 하나 있다. 틀린 정보가 몇 가지 있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들어볼 만한 내용이다.

참깨 신용이란 음모론

이데올로기, 관료제와 더불어 과학 기술을 통한 파놉티콘 구조의 실현. 아마 가장 먼저 선명히 구체화할 국가는 중국이 아닐까 싶다.


만약 공산당이 제대로 해낸다면 중국은 제국 역사의 연쇄를 끊어낸 최초의 제국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데올로기와 관료제가 녹슬어도 파놉티콘 구조는 고도화된 기술에 기대어 붕괴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따라 제국이 전복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게 좋든 나쁘든 말이다.


2. 4차 산업 혁명 기술로 공산주의 재도전 가즈아!


지금의 중국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


"나라를 다스리는 당 이름은 공산당인데 왜 그 어떤 나라보다도 자본주의 같지?"


맞다. 사실 현재의 중국은 자본주의 국가라 해도 이상하지 않다. 시장 논리, 빈부격차, 환경오염 등의 자본주의적 요소들이 아주 훤하게 드러나 있다.


그런데 사실 중국이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1949년 신중국이 세워진 이후 마오쩌둥은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대약진 운동과 문화 대혁명 같은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시도들이 아주 큰 실패를 했다는 것이다. 경제적 효과가 별로 없었던 것은 물론 3000만 명이 넘는 아사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자본과 생산력의 부족에 있었다.

부족한 자본, 후진적인 기술

마르크스의 이론에 따르면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선 자본주의 사회가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충분한 자본과 생산력이 있어야만 사회주의 사회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았다. 혹독한 전란을 겪은 신중국이 제대로 된 자본주의 단계를 밟았을 리 없었다.


또 설상가상으로 중국은 당시 같은 편이었던 소련과 일련의 사건들로 충돌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든든한 형이었던 소련으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마오쩌둥은 충분한 자본과 생산력이라는 준비물 없이 사회주의 혁명을 무리하게 감행한 것이었다. 마오쩌둥은 혁명 정신으로 무장한 인민들이라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고 주문했다.

(사실 이 부분도 유물론적인 마르크스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유심론적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

누구와 비슷하다

결과가 대실패인 건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아마 마오쩌둥은 이상주의적 강박에 빠져 현실적 감각을 잃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결과인 거대한 똥은 우리에게도 개혁 개방으로 유명한 덩샤오핑에게 넘어가가게 됐다.


사실상 덩샤오핑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개혁 개방 말고는 없었다. 나라의 경제가 거의 파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해외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지 않았다면 신중국은 붕괴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뒤로 개혁 개방 기조를 계속해서 이어오면서 중국은 결국 사실상의 자본주의 국가로 거듭났다. 또 그것도 그냥 자본주의 국가가 아닌 엄청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자본주의 국가로..


하지만 중국 공산당에서 말하길 지금의 개혁 개방 은 어디까지나 사회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단계일 뿐이다. 그래서 중국 역대 헌법에선 중국의 체제를 사회주의 초급 단계 혹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 명명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결국 중국 그리고 공산당은 여전히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자의든 타의든 중국 공산당은 정치적 정당성을 위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생각이 든다.


"이제 중국은 자본과 생산력을 많이 갖췄으니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다시 도전하려나?"


분명 현재 중국은 대약진 운동 때와는 달리 엄청난 자본과 생산력을 쌓았다. 하지만 중국이 이전에 사회주의 혁명에 실패했던 이유는 자본과 생산력의 부족에만 있지 않았다.


자본과 생산력 문제에 가려져 있던 근본적인 문제. 그건 바로 사회주의 체제의 현실성 문제였다.


"과연 정부 혹은 중앙 시스템이 시장을 대신하여 사회의 복잡성을 제대로 처리해낼 수 있을까?"


대약진 운동 시기 자본주의적 시장이 부정되었다. 그리고 시장의 역할, 즉 수요와 공급을 인민공사라는 일종의 지역 공동체가 대신하게 만들었다.


인민들은 지역의 경제 및 행정 공동체인 인민공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일했다. 정부는 각 지역의 인민공사들에 생산을 주문했고 배급량을 조절했다.


즉 정부 측면에서 인민공사를 매개로 수요와 공급을 관리한 것이었다. 인민공사는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서 하나의 경제 및 행정 단위로 작용하는 사회주의 공동체였다.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사는 인민 공사

하지만 우선적으로 정부 측면에서 수요와 공급을 관리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넓디넓은 대륙, 각 지역마다 환경과 처지가 서로 달랐다.


이 문제는 공산당이 각 인민공사에게 자급자족을 주문했던 또 다른 이유가 되었다. 또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 인민들이 각 지역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건 결국 비교우위 효과의 부재로도 이어졌다.


어떤 지역은 식용 작물 재배에 적합하지 않더라도 자급자족을 위해 식용 작물을 길러야 했다. 또 공업 발전 역량이 한곳에 집중되지 못하고 각 인민공사들로 뿔뿔이 흩어져 그 효율성이 떨어졌다.


결국 공적 부문의 보이는 손은 시장 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을 대신하는 것에 실패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사회주의 특유의 노동 동기 저하 문제와 맞물려 참혹한 실패를 불러왔다.


그리고 문제를 더 악화시켰던 건 바로 행정 부문의 허위 보고였다.


공산당 정부가 경제를 조정하기 위해선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했다. 하지만 인민공사의 관료들은 자신의 실적 혹은 추가 예산 등을 위해 상부에 허위 보고를 올렸다.


잘못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경제 조정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심지어 마오쩌둥은 엄청난 허위 보고들에 얼마 동안은 대약진 운동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믿기도 했었다. 실상은 아사자가 가득했는데도 말이다.


대약진 운동은 사회주의 체제에 있어서 데이터 무결성의 중요성을 잘 드러내 준 사건이었다. 오염에 물든 데이터는 사회주의 체제의 근간을 끊임없이 흔들었다.


그러니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상당히 데이터 오염에 취약한 체제인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체제에서도 허위 보고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는 곧 시장의 논리에 따라 심판되는 경우가 많다.


사회주의는 공적 부문의 영향력이 크기에 시장의 논리에 데이터의 오염이 정화되기 어렵다.


때문에 현재 중국의 자본과 생산력이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쉽사리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재도전할 수 없는 것이다.


여전히 중국의 대륙은 넓고 인구는 많으며 각 지역마다 큰 차이를 갖고 있다.

또 지금의 중국 관료제 역시 이전과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기에 허위 보고의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데 4차 산업 혁명의 대표 기술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 그리고 블록체인은 위와 같은 상황을 바꿀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먼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복잡 다변한 시장을 규명 및 해석하는 걸 도와줄 수 있다.


'보이는 손'의 실패는 대부분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했다. 대약진 운동도 마찬가지였다. 보이는 손으로 보이지 않는 손을 대신하려 했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랐으니 제대로 대신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보이지 않는 손을 이해하는 건 사실상 인간의 이해를 벗어나는 일이었다. 특히나 막대한 데이터를 쏟아내는 중국 시장은 더욱더 그랬다. 1개의 값을 해석해도 1000개의 새로운 값이 나타났다. 또 해석했던 값마저 시간이 지나면 바뀌었다.


실화 바탕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선 이와 같은 상황이 잘 드러난다. 정해진 시간 내에 나치군의 암호를 풀어내야 했지만 난이도가 너무 어려웠으며 겨우 하나 풀더라도 하루가 지나면 모든 값이 초기화되었다. 그래서 암호 해독팀에 있었던 앨런 튜링은 컴퓨터의 시초인 기계 장치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미테이션 게임 재밌어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앨런 튜링이 만들었던 기계 장치와 유사한 역사적 의의를 가지지 않을까 싶다. 튜링 기계가 애니그마를 풀었던 것처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도 언젠가 보이지 않는 손의 비밀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인간의 의지가 이리저리 뒤섞인 시장을 이해하는 건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현재 서구식 자본주의 질서에 큰 반발감과 회의감을 갖고 있다. 언제까지 서방이 중심이 되는 자본주의 질서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인가. 중국은 중국 특색의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다시금 중화를 외치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


그리고 그 열망으로 중국은 이런저런 도구들을 집어 연구해보고 있다. 그 도구의 잠재성이 어떻든 일단 쓰임새가 될만하면 연구해보는 것이다. 중국 같은 거대한 국가가 인공지능을 집은 이상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다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허위 보고로 인한 데이터 오염을 방지해줄 수 있다. 그리고 공산주의 사회로 나아갈 기술적 가능성을 제안해주기도 한다.


블록체인 참 어려운 용어다. 그런데 구글에 검색해보면 정보의 무결성과 보안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어린이 동아의 설명을 참고해보자.(아래 링크가 있습니다!)

출처 - 어린이 동아

< 데이터는 중앙 서버가 아닌 관련 당사자들의 서버에 분산/공유된다. >

위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이 행정 부문의 정보 시스템에 도입된다면 허위 보고 문제, 즉 데이터 위/변조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한편에선 굳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데이터 위조를 추적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갖춰져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위조 및 변조의 방지보다는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가치에 주목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공산주의를 지향한 많은 당들이 독재를 했기에 공산주의가 애초부터 독재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사실 공산주의자들은 사회주의의 최종 형태인 공산주의에 도달하면 중앙 정부의 지배가 해체되고 만인이 평등한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니까 이들이 최종적으로 바라는 것도 탈-중앙화인 셈이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조차도 지금까지의 수많은 사회주의 혁명 실패로 현실성과 구체성을 상실해버렸다. 지금의 우린 공산주의가 애초에 가능하긴 한 건지 의문을 품는다.


이런 상황에서 탈-중앙화의 블록체인 기술은 공산주의라는 공상에 뼈대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블록체인은 중앙의 통제 시스템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줄 것이다.


기술적 보탬에 비로소 힘을 얻게 되는 아이디어나 사상들이 있다. 지금의 우리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광역을 아우르는 민주주의 체제도 통신 기술이 부족했던 옛날 시대엔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의 공산당은 진정한 의미의 공산주의로 나아가는 것엔 큰 흥미가 없어 보인다. 왜냐면 그건 곧 공산당이 언젠간 스스로의 권력을 내려놓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먼 미래의 일일지라도 어쨌든 공산당은 모든 종류의 분열 가능성을 경계한다. 그래서 오히려 블록체인을 정부 주도로 개발하여 그 속에 내재된 탈-중앙화 사상을 통제하려는 것 같다.


그래도 어쨌든 지금의 공산당이 과거 대약진 운동 때보다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건 분명하다.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는 본래의 공산주의는 아니더라도 중국 특색 공산주의의 길은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앞서의 기술들을 토대로 공산당이 그릴 청사진을 잘 상상해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아직 한 가지 핵심적인 퍼즐이 더 남아있다. 바로 가상현실 기술이다.


왜일까? 이에 대해 답하기 위해 먼저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그토록 인민들의 호응을 받았던 이유가 뭘까?"


아마 지식인들이 말하는 고리타분한 이념 때문이 아닌 다음과 같은 캐치 프레이즈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공평하게 잘 살아보자!"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자. 과연 중국 공산당은 인민들에게 위의 이상을 이뤄줄 수 있을까. 아무리 예전보다 훨씬 나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13억의 인구가 모두 공평하게 잘 사는 게 과연 가능하긴 할까?


일단 그전에 잘 사는 것의 기준은 뭘까? 이 부분에 대해선 중국에서 추상적인 단계를 세워놓긴 했다.

대략 소강 사회 건설 이후부터 어느 정도 잘 사는 것으로 인정한 듯하다. 그래서 현재 시진핑 정부는 소강 사회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2016년 기준 중국 1인당 GDP가 8000달러인데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도 않았고 중국 경제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농민들이다. 6억 명이나 되는 농민들은 매사 실업의 위기에 처해있다. 중국의 농토가 농업 인구에 비해 너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도시로 향해 농민공이 된다.

중국의 농민공들은 취약 계층

하지만 중국의 도시들은 수많은 농민공들의 러시를 받아들일 만큼 여유가 있지 않다. 일자리 부족 문제가 심각해서 농민이 도시로 이주하는 걸 막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고 임금도 높여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랴.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공산당이 챙겨야 하는 건 농민공뿐만이 아니다.


그렇다. 근본적인 문제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끊임없이 중국을 따라다닐 것이다. 왜냐면 애초에 13억에게 충분한 자원을 마련하는 게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초고도 성장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이 지구 위에 그만큼의 자원이 있긴 할까? 여러모로 중국의 꿈은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기에 공산당에겐 자원을 거의 무한대로 생성할 수 있는 가상현실(혹은 증강 현실)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재산의 범주가 가상현실 영역까지 확대된다면 중국몽의 가능성은 확대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선 가상현실의 재산이 실제 재산으로 느껴질 만큼 실효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선 가상현실의 재산이 현실의 재산만큼 중요하다는 설정이 드러난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비록 영화지만 설득력이 없는 설정은 아니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가상현실 속에서 현실에서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가상현실이 더욱더 정교해질수록 만족감은 더 커질 것이다.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늘어나면 집중된 수요는 자연스레 분산될 것이며 이는 과열된 자원 부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가상현실 기술이 의식주 문제 해결에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준까지 발달하면 공산당은 정말로 모두가 공평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가상현실 경제가 현실 경제에 미칠 영향을 잘 고려해야 할 것이다. 가상현실 경제는 현실 경제를 파괴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이를 감안했는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중국에선 게임과 관련하여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가상 재산 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새로이 민법전을 펴내는 중에 게임 아이템 및 가상 재산과 관련된 논의도 활발하다.


정리해보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 그리고 블록체인 마지막으론 가상현실, 이 모든 분야에서 공산당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티를 내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적극적 행보의 가장 큰 이유는 차세대 먹거리 확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이면엔 분명 어떠한 정치적 의도 또한 담겨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했듯 공산당에겐 그럴 의도가 충분히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기술들 모두 그런 정치적 의도를 담을 그릇으로써 충분하다.


지금까지 우린 4차 산업 혁명의 기술들이 중국에 가져올 변화들에 대해 얘기해보았다. 물론 대부분이 나의 공상이지만 공상도 나누다 보면 뼈대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공상이 잘 전달되었을까 걱정도 된다. 그래서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작품 2개를 추천하려 한다. 두 작품에선 해당 포스트에서 그려본 중국의 미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어요!

1.Psycho-pass (사이코-패스)

심리 상태나 성격적 경향의 수치화가 가능해진 세계

모든 심리 경향이 기록, 관리되는 가운데 이 수치를 사람들은 '사이코패스'라고 칭하게 되었다.

형사과 등록 감시관으로 활약하는 츠네모리 아카네는 시빌라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정의를 관철하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출처 - 애니 플러스)


제게 요청만 하시면 볼 수 있어요!

2.超新星 (초신성)

천재 인공 지능 과학자 로젠. 그녀는 인공 지능보다 뛰어난 ‘인공 의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위험한 생체 실험을 감행하지만 과정 중에 실험 참가자가 죽게 되면서 모든 걸 잃게 된다.

하지만 로젠은 인공 의식 개발을 포기하지 못하고 결국엔 자신을 지원해줄 수 있다는 신흥 강국의 수장 마오를 찾아가게 되는데...


사실 초신성은 위의 공상을 바탕으로 제가 쓴 소설입니다. 그러니 댓글 같은 걸로 요청만 하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매번 짧게 써보자 하면서 시작하지만 생각 정리에 대한 욕심이 너무 커서 매번 장문으로 마치게 된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너무 감사합니다!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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