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your Writing, Free your Heart
글 쓰는 게 어려워요!
키보드에서 손가락이 안 움직여요..
주변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권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기저엔 분명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깔려있을 거라 생각한다.
막연한 두려움이라는 게 뭘까? 키보드에 손을 올렸을 때를 떠올려보자.
"바보 같은 글을 쓰면 어떡하지?"
"나중에 다시 봤을 때 오그라들 것 같아."
"오타가 있으면 어떡해."
"문법이 틀리면 어쩌지?"
"다른 사람이 보고 비웃을 것 같아."
다양한 두려움들이 떠오르면서 글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주저할수록 막연함은 더욱더 커지고 심할 땐 글쓰기를 아예 중단하는 경우도 생긴다.
창작을 아예 가로막는 때도 있는 막연한 두려움.
멋진 글을 향해 순항해나가기 위해선 반드시 헤쳐나가야 할 안개다.
그렇다면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오늘은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자유롭게 쓰기는 피터 엘보에 의해 고안된 글쓰기 연습법이다. 그의 저서 힘 있는 글쓰기(writing with power)를 읽어보면 자유롭게 쓰기와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의 몇 문장을 빌려와 봤다.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신경 쓰느라 글에 아예 손을 못 대거나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해버린다.
이에 대한 해결책인 자유롭게 쓰기의 요점은 멈추지 않고 쓰는 것이다. 멈추지 않고 쓴다는 이 유일하고 단순한 기계적인 목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가감 없이 그대로 써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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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엘보의 힘 있는 글쓰기 中
자주 보이는 구절이 있다. 멈추지 않고 쓰는 것. 자유롭게 쓰기의 핵심이다. 머릿속에 그 어떤 막연한 두려움이 피어나더라도 무시하고 계속해서 써내려 간다.
바보 같은 글이더라도
나중에 오그라들 것 같아도
오타를 발견해도
문법이 틀린 것 같아도
다른 사람이 보고 비웃을 것 같아도
계속해서 써내려 가는 것이다.
만약 쓸 말이 없으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때까지 쓸 말이 없다고 반복해서 적으면 된다.
사실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하다 보면 글을 고치고 싶은 충동 혹은 싹 다 지워버리고 싶은 충동이 계속해서 솟구친다. 이것은 막연한 두려움의 저항이다. 헤쳐나가려고 하니 반작용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굴복하지 않고 계속해서 해나간다면 조금씩 얻어내는 것들이 있다.
막연한 두려움을 덜어내면 손가락은 보다 더 자유로워진다.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줄었으니 당연하다. 그리고 더 발전하면 가까운 친구와 말하는 것처럼 별다른 거리낌 없이 글을 쓰게 된다.
얼핏 듣기엔 거리낌 없이 글을 쓰는 게 안 좋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말하듯이 쓰인 글은 일반적으로 잘 읽힌다.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오히려 너무 신경을 많이 쓴 글이 투박하여 몰입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리에겐 퇴고라는 게 있다. 일단 거리낌 없이 쓰면서 자연스러움을 글에 담고 문제가 생기면 이후에 수정하면 된다.
떠오르는 것들을 계속해서 쏟아내다보면 가장 먼저 고갈되는 건 표층 부분에 있던 생각들이다. 표층 부분의 생각들은 대부분이 의식적으로 통제된 것들이다. 사회 규칙이나 질서에 얽매인 말, 가식적인 말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표층 부분의 생각이 고갈된 이후부터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는 게 심층 부분의 생각들이다. 심층 부분의 생각들은 대부분이 의식의 검열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들이다. 다시 말해 내 진심이자 영혼이다.
그리고 진심과 영혼을 쏟아낸 문장엔 자신만의 깊은 울림과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그러니 만약 자신의 글에 울림이나 개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자유롭게 쓰기를 해보자.
위에서 언급했듯 자유롭게 쓰기를 지속하다 보면 내 의식의 심층 부분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부터 자유롭게 쓰기는 감정의 배출구로도 작용한다. 내가 평소에 묵혀놨던 답답함을 눈 앞에 쏟아내면 정신이 명료해진다. 마치 산속에서 큰 소리를 치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처럼.
그러니 가슴이 답답할 땐 자유롭게 쓰기로 답답함을 토해내 보자. 산은 멀지만 키보드는 가까이에 있다.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 이상하게 들리는 아이디어라도 배제하지 않는 것.
자유롭게 쓰기에서도 같은 원칙이 작용한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가감 없이 적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정 중에 아 이거다 하는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린 아이디어엔 실제적 니즈나 영혼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만약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데 토의할 사람이 없다면 자유롭게 쓰기를 해보자. 분명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지금까지 자유롭게 쓰기가 개략적으로 어떤 거고 어떤 이점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해보았다.
참 많은 곳에 도움이 되는 자유롭게 쓰기.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본격적인 글쓰기에 들어가기 앞서 자유롭게 쓰기를 한다. 일종의 워밍업인 셈이다.
많은 프로들에게 인정받은 자유롭게 쓰기의 효과.
우리도 한번 누려보는 게 어떨까?
그런데 앞서의 개략적 설명을 들어도 초심자는 아직 감이 안 잡힐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냥 워드, 메모장 같은 걸 켜서 무작정 자유롭게 쓰기 시작하면 되는 거야?
그렇게 해도 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자유롭게 쓰기는 어렵다. 계속해서 마음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론 시간을 정해두고 하는 편이다.
3분, 5분, 10분..
자기가 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해보자.
정해둔 시간 동안 타자를 치면서 절대 지우거나 고쳐선 안되고 중단해서도 안된다.
남에게 보여줄 생각 심지어는 스스로도 다시 꺼내볼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좋다.
그냥 내가 가진 감정들을 망망대해에 흘려보낸다는 생각으로 써내려 가보자. 그러면 조금 더 마음이 평온해질 것이다.
마음이 평온해지면 그다음엔 손가락도 그리고 마지막엔 글까지 자연스러워진다.
마지막으로 세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규칙적으로 하지 않으면 자유롭게 쓰기의 효과는 금방 사라진다. 마음과 손가락 그리고 글이 이전처럼 딱딱하게 굳는다.
그리고 다시 자유롭게 쓰기를 시작하는 게 더 어려워진다. 마치 스트레칭을 오래 쉬다 다시 시작할 때 더 고통스러운 것처럼..
평소에 글을 자주 쓰는 사람이라면 덜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유롭게 쓰기를 습관적으로 해주는 게 좋다. 그럼 언젠가 다시 글을 쓰게 되었을 때 분명 더 말랑말랑한 문장이 나올 것이다.
자유롭게 쓰기는 어렵고 어쩔 땐 고통스럽기까지 한 연습법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자 치기까지 어렵다면? 하기 싫어질 것이다.
그러니 모바일의 작은 가상 키보드로 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가급적이면 물리 키보드가 갖춰진 상황에서 하는 게 좋다.
워드, 페이지, 에버노트, 메모장... 그냥 글자를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다 가능하다. 그런데 웬만하면 자유롭게 쓰기에 특화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자유롭게 쓰기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톱 워치 기능을 제공하고 텍스트의 저장, 삭제, 수정을 불가능하게 만든 웹페이지다.
앞에서 언급했듯 가급적이면 PC로 접속해서 자유롭게 쓰기를 하는 걸 추천한다.
(모바일에선 호환성이 떨어지기도 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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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해당 웹페이지는 제가 만든 것으로 피드백도 받고 있습니다ㅎㅎ
이상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말미에 의도치 않게 제 웹페이지 홍보를 봐주신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