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시도하는 주니어 마케터
일하며 어려웠던 것 중에는 브랜드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매출을 늘리는 미션이 있다.
매출을 올리는 방법 중에는 ‘할인’이 있다. 싸면 구매는 증가하지만 고객의 무의식에서 브랜드의 적정 가격을 낮춰 생각하는 경향이 생긴다.
그리고 정가를 주고 산 사람들은 평가절하된 브랜드에 실망하고 다시는 구매하지 않는다.
‘가격’을 건드리지 않고 매출을 올리는 것은 모든 브랜드의 담당자 또는 마케터가 갖는 고민이다.
지금은 주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내가 일하는 곳이 매출이 감소하고 있었다. 나는 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다. 그것도 ‘가격 할인’ 없이.
브랜드
- 수제 전통주류를 판매하는 주점
- 주류 가격이 2만~20만까지 다양
- 소주, 맥주, 저가 막걸리 없음
기존의 브랜드 운영
- 인플루언서 오너의 매체 출연, 클래스 운영 등으로 브랜드 홍보
- 꾸준한 메뉴 개발 및 주류 페이링
- 판매 주류 리뉴얼
문제
- 매출이 점차 하락하고 있음
- 상권이 높은 단가를 감당할 고객에게 맞지 않음
- 단가를 낮추기에는 사업장의 규모가 작음
- 오너 리스크 발생 시 브랜드 타격이 심한 구조
매출 증가 사례
- 주류 고민하는 고객에게 실물을 보여주며 설명하기
- 오픈 전부터 메뉴판을 밖에 설치, 행인의 관심 + 매장 브랜드 노출 (직접 검색은 어렵기에)
- 메뉴 설명을 친절하고 고급스러운 워딩을 사용하기
->추가 주문으로 이어지는 경우 많음
나름대로 일하며 분석한 내용이다. 매출 증가 사례에는 영업적 성격이 강하지만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브랜딩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시도 가능한 방법
1. 유입단계 관리
매장 앞의 유동인구는 높은 편이 아니다. 사전에 검색을 하지 않은 워크인 고객의 비중이 높지 않다. 매장 앞을 지나가다 관심을 가져도 생각보다 높은 가격대에 입장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 잠재고객을 최대한 많이 끌어올리는 방법을 시도해 보자. 최근 1년의 데이터를 확인했을 때 포털이나 지도앱의 리뷰로 브랜드 인지, 예약 및 방문하는 비중이 높았다.
상권 맛집 검색 or 술집 검색 - 리스트에서 노출된 가게 정보 확인 - 방문 또는 문의
대부분의 고객은 위의 퍼널로 방문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광고를 통해 지도상 또는 검색결과에 상위노출하는 방법이 있으나 사장님 선에서 반려되었기에 제외하기로 한다. 가장 좋은 것은 리뷰를 많이 확보하여 검색결과 및 지도상에서 노출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벤트를 진행하여 모을 수도 있으나 양질의 리뷰를 얻기가 어려웠다. 리뷰를 잘 써준 사람에게 쿠폰을 발급해 주는 방법을 제안했으나, 쿠폰 발행과 확인을 하는 과정이 실제 운영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또한 반려되었다.
마케팅이 이렇게나 어렵다. 고객과 밀당해도 부족한데 내부 안에서 설득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그다음은 자체 콘텐츠를 허락받고 올려 반응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콘텐츠가 먹히면 방문자는 상승하겠으나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게 아쉽다. 규모가 작아 매출 증가가 다이내믹하지 않겠지만 비용 없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틈틈이 제작하고 있다.
2. 욕구와 구매 단계
매장까지 방문했으면 다음은 메뉴판이다. 정보가 많으면 고객이 원하는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고객은 이미 배가 고프거나 빨리 술이 마시고 싶은 상태. 음식에 주류 종류도 많은데 설명까지 길어지면 이미 지쳐 버렸기 때문이다.
설명 간소화하여 고민할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길어봤자 5분일 수 있으나 그 5분이 쌓여 추가 주문을 하거나 회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이 제안은 큰 규모의 작업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반려되었다
그다음 생각한 것이 바로 심리테스트처럼 고객의 성향에 따라 메뉴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설계가 필요하고 사장님이 생각하는 페어링 방식과 실제 고객 맞춤과의 차이가 있어 이건 자체적으로 폐기했다. 실행에 옮긴다 해도 이미 메뉴판에 설명이 길어서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하나는 실제로 반영이 되었다.
바로 고객에게 높은 가격대를 합리화할 수 있는 키워드를 추가하는 것이다. 다른 주류에 없는 우리 매장만의 특징이자 소규모 수제 주류에도 비싼 가격을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리뷰에 대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에 변경된 메뉴판에 바로 적용되었다. 바로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단순하게 ‘비싼 주류’에서 ‘값어치가 있는 주류의 경험’으로서 고객만족에 기여할 수 있는 마케팅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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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더 주는 것도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닌데 뭐 하러 이렇게까지 하냐”라고 한다.
맞다.
나에게 돈이 되는 일이 아니고 사장님도 딱히 좋아해 주지도 않는다. 회사라면 이직사유까지 될 환경이다.
그럼에도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는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돈은 안되지만 내 돈 나가는 것도 아니고 잘되면 이직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능동적으로 찾아서 성과를 내면 어디선가 분명 인정해 주는 사회라고 믿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