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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검 Mar 31. 2023

재미있는 연변말 13탄-짜그배

집에 딸내미가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엄청 좋아해서 집에  물에서 헤엄치는 잉어 붕어 등 관상어류부터 육지동물인 토끼나 햄스터  그리고 다람쥐, 하늘에 나는 앵무새나 카나리아 등도 참 다양하게 키웠다.


와중에 집사람이 극혐으로 인정하는 강아지(친구분이 선물한 믹스견)도 한 마리 얻어다가 키웠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관리하기 힘들어지자,   딸내미 울며불며 생떼질도 마다한 채 아는 분한테 보내드렸다고 한다.  그때 유감이 남아 있어서 딸내미가 아직도 틱톡에서나 길 가다 강아지가 보이면 오금을 못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집 앞에 큰 마당도 있고 해서 강아지도 자주 키웠고, 그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 집사람 몰래 강아지 분양가격을 알아보다가 뒤로 자빠질 번했다.

똥개부터 시작하여 골든레트리버, 저먼세펴드도그, 차우차우, 퍼그 등등 개 아닌듯하면서도 개 같은 다종다양한 강아지들이 인터넷으로 팔리고 있는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희소성에 따라 몇백 위안 좌우부터 몇천 좌우까지 있는데, 이건 소위 순종견이고 믹스견 같은 경우 50위안 좌우로 팔린다.


가격과 대접이 하늘과 땅 차이인 순종견과 믹스견을 보면서, 다 똑같은 강아지인데 엄마 아빠가 좀 다르다고 이런 푸대접을 받는다니 참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쯤에 생각나는 연변말-"짜그배"이다. 혼혈아란 의미, 강아지로 말하면 믹스견이다.

인류는 언제부터 순종이나 믹스에 집착하게 되었을 까? 인간이 순종에 대한 집착을 캐려면 미국의 인디언에 대한 종족 말살이나 아프리카 등 오지에서 지금도 가끔 진행되고 있는 종족학살을 건너, 역사를 한참 거슬러 올라가야 할 같다.


그래서 그 까지는 말고 "反짜그배"관련 현대사에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긴 나치독일의 얘기를 해 볼까 한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反짜그배" 기관-레벤스보른(독일어로 Lebensborn, 생명의 탄생, 생명의 샘, 생명의 원천이란 뜻이라 함. )이다.


선동의 귀재인 히틀러의 핵심사상으로  "Ein Volk, ein Reich, ein Führer". 우리말로 번역하면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하나의 지도자"이다.


사진 1: 히틀러 포스트,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하나의 지도자, 출처: amazon


여기서 "하나의 민족", 히틀러와 그 부하들은 아리아 인종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민족으로  세계를 제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 아리아인의 순수성을 보존 보호하기 위하여 역사에 없던 인간교배 실험을 한다. 이 실험은 1933년부터  하인리히 힘러의 지시하에 친위대 엘리트장교들과 파란 눈. 금발 머리, 큰 체격을 갖춘 소위 순수한 아리안 여성들과 성관계를 발생하게 해 완벽한 아리안 인간을 만들어 내는게 목적이다.


1933년 5월부터는 아리안 여성들의 낙태를 금지함과 동시에 아리안 혈통 부부들의 생산을 장려하였다. 1935년 9월에는 히틀러가 나치당대회에서 게르만민족과 게르만혈통이 있는 사람만이 독일 국민이라고 규정하였으며, 유태인과 집시족에 대한 탄압 및 도살을 진행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파란 눈과 금발머리를 가진 독일 미혼여성들과 기혼여성들이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전방에 파견 나가는 독일군 장교들과 미친 듯이 교합을 했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독일 및 독일군 점령지 산하에 있는 유태인, 슬라브족, 집시, 동성애자, 장애인, 정치범 등 소위 열등민족과 열등인간에 대한 학살이 이뤄졌는데 그 수량이 천백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특히 유태인에 대한 학살은 광신도 적이었는데,

"(홀로코스트의) 기본적 동기는 순수하게 이데올로기적 있는데,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아라아인이 지배해야 할 세상에서 국제적으로 유태인들이 반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나치의 허황된 상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이스라엘 역사학자 예후다 바우어(Yehuda Bauer).  


물론 나치독일의 악행에 필적할 만한 나라가 있으니 바로 우리 이웃나라 일본이다.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일본이 조선반도와 중국 그리고 동남아 각지에서 행하였던 반인륜적인 범죄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별도로 서술하지 않았을 따름이다.

남경 30만 명 학살 그리고 731부대의 세균전 및 생체실험 등등은 어찌 보면 그 바탕에는  일본민족이 우수하고 기타 국가와 민족은 열등하니 짐승이나 마루다처럼 대해도 괜찮다는 미친 사상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외 중국 인구통계에 따르면 명나라 숭정황제 때 중국 인구가 6천만 명이었는데, 청나라 초기에 천만 명으로 줄어들었다고 하며, 여기에 扬州十日、嘉定三屠 등 典故가 있는 것으로 보아 역시가 역시인가 싶지만 여기서는 간단히 이렇게 적어본다. 관심 있는 분들은 포탈이나 구글 등에서 검색해 보시기를.


여하튼 아리안 민족우월성을 웨치면서 종족학살의 궁극점을 보여준 나치독일은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났지만, 아일러니 하게 아직도 "아리안 민족주의"를 숭상하는 국가가 있다. 바로 이란이다.


순수함을 좋아하는, 아니 직설적으로 "순종"을 좋아하는 인간들.


그 진실은 어떠할까?

유전자기술이 성숙되지 않았을 때까지 많은 나라에서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사실화하군 하였다. 전지전능하신 신이 있어서 최초의 인간을 만들었다는 설부터, 외계인이 UFO를 몰고 와서 지구에 남겨 둔 실험품이 인류라는 설, 그리고 각종 동물의 신- 룡으로부터 호랑이 범 토끼 늑대 등등 혹은 병아리가 닭에서 태어나듯이 하늘에서 떨어진 달알처럼 생긴 물건에서 부화되었다는 등등.

그리고 각자의 역사를 다채롭게 각색하기 시작하였다. 오천 년, 만년, 지어는 십만 년 50만 년 전까지 그 땅에 살고 있던 원인(猿人)이 발전하여 현재의 동 종족을 형성되었다는 등등......


하지만 유전자기술이 충분히 발전함에 따라, 기성 화했던 많은 "사실"들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생명공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류의 역사는 새로이 써지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코대학 빈센트 머콜리 박사팀의 연구에 의하면, 현재 우리의 국적이나 민족 그리고 피부색과 용모가 어떠한지를 막론하고 조상은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던 한 여성이라고 한다. 그 후손이  혹독한 시련을 피해 생존을 위해 식량을 찾아 세계 각지로 꾸준히 이동하면서 현재의 인류 구도를 형성하였다고 한다.


사진 2. 고 인류의 이동경로, 출처:http://scienceon.hani.co.kr/491902


다시 말하면 우리의 조상은 다 한 위대한 여성인 셈이다.

물론 장기간 이동 중에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 변이가 발생하고, 또 그 변이가 발생한 부동한 후손들끼리 섞이다 보니 또 새로운 변이가 반복되고 이렇게 발전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하면 가장 위의 조상차원에서 보면 그 후손들은 다 순종이겠지만, 부동한 후손들 그리고 변이 차이가 많이 발생한 후손들의 차원에서 봤을 때는 "짜그배"가 되겠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

이웃 같으면서 또 남보다도 더 먼 국가들을 보면 더 잘 싸움한 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인도, 중국-인도, 쿠웨이트-이라크 등등, 이외 작년부터 전쟁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혈통이나 역사 전통을 보면 가까이 지내야 하는데 더욱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쌈박질을 한다는 점.  그러고 보면 쌈박질에는 이데올로기, 특히 니가 자본주의냐 내가 사회주의냐 그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


같은 사회주의권이지만 중국은 구소련과  60년대에 국경문제로 진보도(珍宝岛)라는 지역에서 국부적인 전쟁을 치렀고, 또 구소련의 뒤를 업은 베트남 하고 70년대 후기 전쟁을 치르게 되었다.


역시 절대적인 이익 앞에서는 혈통이니 혈맹이니 이데올로기니 그리고 종교니 따위는 다 무기력하다.


사진 3 만화: 동아시아 3국의 로맨스 일부

출처: http://polandballmania.com/bbs/board.php?bo_table=polandball&wr_id=1031


요즘 동아시아도 그런 국면으로 가는지 모르겠다.

로맨스인지 아니면 액션인지는

시대 따라 지도자 따라 국내외 형세 따라 그때그때 다르니까 말이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도, 일본과 중국과 조선반도는 항상 서로 부대끼고 경계하여 왔으니깐.

다만 그 한가운데 있는 사람으로서 적어도 전쟁은 이 동네에서 영원히 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DNA가 가장 가까운 동네, 어찌 보면 서로 형제자매가 될 수 있는 동네인데 한번 힘을 합쳐 주성치의 쿵푸허슬(功夫,2004년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물론 세계를 앞도할 여래신장(如来神掌) 같은 기술이 꼭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이상 재미있는 연변말 13탄-짜그배였습니다.



백검



2023년 3월 31일 오후 5시 18분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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