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Typography Vol.1
시작하기에 앞서 분량 조절의 실패로 Type 편은 2회로 나누어 작성함을 알립니다.
긴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언어는 타인과 개념이나 의식을 소통하는 도구임을 잘 알 것이다. 디자인 또한 언어라고 보아야 한다. 디자인은 명백히 시각적 언어이다. 그리고 디자인을 익히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좋은 디자인, 실력 있는 디자이너는 태어나지 않는다. 그들은 만들어진다. 알파벳을 익히고 인사법과 미안하고 고맙고 'How are you?'라는 물음에 'Fine, thank you. and you?' **매크로가 조건반사처럼 튀어나오듯 좋은 디자이너가 되는 길은 단순하지만 가혹하다.(다만 그간의 대한민국 영어교육법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첫 콘텐츠로 타이프를 선택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타이프를 보면 디자이너의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타이프는 디자인의 기본 중 기본이기 때문이다.
*타이프(Type):활자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많으나 현업에서 생기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와 본문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 전달에는 '활자'보다는 '문자'가 더 적절할 듯하여 타이프 또는 문자로 표기한다.
**매크로(Macro):주로 사용하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묶어서 하나의 키 입력 동작으로 만든 것. 여러 번 해야 하는 일을 간단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사용. 본문에선 설명하지 않아도 약간의 개그이다.
당신이 타이포그래피(Typography)에 관심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더욱더 타이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타이프는 생각보다 강력해서 타이프만으로도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가능하다. 폰트의 변경이나 미묘한 배열의 차이, 타이프의 크기만으로도 훌륭한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음이다.
<그림2>는 정말 단 하나의 타이프 페이스로 만든 예시다. 정말 딱 하나의 서체다. 타이프를 잘 다루길 원한다면 이렇게 하나의 타이프 페이스로 폰트와 크기를 변경하며 다양한 조합에 익숙해 진다면 보다 타이프를 잘 다룰 수 있다.
타이프를 잘 다루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디자인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어휘력을 개발하고,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서체를 찾아내는 능력도 더해지면 결과물을 품질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그리고 본 콘텐츠에 소개될 여러 타이프와 관련된 용어들과 그 개념을 이해하여 본인의 역량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여기서 헷갈리는 것들이 몇 등장했는데 여러분은 타이프, 타이프 페이스 그리고 폰트가 어떻게 다른지 말할 수 있는가? 본인의 경우 이것을 한글로 접할 때 더욱 헷갈렸었던 기억이 난다. 그럼 여기서 그 차이를 조금 돌아보고 다시 주제로 돌아가도록 하겠다.
'서체나 글꼴이나 글씨체 다 같은 말 아니야?', '문자(활자)는 너무 넓은 거 아니야?'
1. 타이프(Type) : 문자(활자)
2. 타이프페이스(Typeface) : 서체
3. 폰트 패밀리(Font Family) : 글꼴 집합
3. 폰트(Font) : 글꼴
각각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으면 조금은 스스로를 기특하게 여겨도 좋다. 본인이 근무하던 회사의 디자이너 중 상당수도 이 개념의 차이를 정확히는 몰랐다.
본인의 주니어 시절에는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었는데, 그 시절에는 딱히 이런 지식의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관심이 생긴 시기에는 이 개념을 딱히 배울 곳이 없었어 금세 잊고 지냈다.(워낙 공부를 싫어하는 편이긴 했다.) 그러다 21세기를 한두해 앞두고 다시 이 화두가 떠올랐다. 국내 웹사이트에서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 해외 웹사이트들을 뒤져보긴 했으나 누추한 수준의 영어 탓에 어려움이 있었다. 각설하고 그 결과 갑을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타이프란 우리가 글씨라고 부르는 모든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본문에서 활자가 아니라 타이프라고 칭하는 않은 이유는 활자가 주는 어감의 고정관념, 즉 인쇄를 위해 만들어진 폰트나 자형으로 인식되는 면이 많아서이다.) 그 타이프라는 울타리에는 우리가 아는 모든 이름들의 글씨체(서체)들이 속해있는 것이다. 서체는 말 그대로 그 글꼴 집합의 이름이고, 서체를 이루는 글꼴 집합의 하위에 여러 글꼴이 속해있다. <그림 3, 4 참조>
다음은 서체 디자이너들은 익숙할 문자의 각부 또는 형식의 명칭들이다. 처음 접하는 것들도 들어봤음직한 것들도 있을 텐데 정확한 명칭을 외운다기보다는 각부의 구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문자와 타이포그래피를 바라보는 수준이 달라질 것이다. 본인도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면서 잘못 알고 있거나 몰랐던 것들을 지식의 쌀통에 보태었다.
여러분은 <그림 5>와 <그림6>을 보았으므로 문자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들의 존재를 인지했고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원근의 개념을 처음 이해하여 그림이 완전히 바뀐 조선시대의 화가들처럼 말이다.
길고 지루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히 제언드린다. 지하철에서 딱히 할 것이 없을 때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 그곳에 게시된 광고에 사용된 문자들을 다시금 한번 보시라. 그리고 문자 간의 차이가 주는 느낌의 다름을 익혀 여러분이 성장하시거나 적어도 소소한 놀이가 될 수 있도록 관찰자가 되어보시라.
다음에는 이번보다 조금만 더 들어가 볼 참이다. 그림 많이 넣을테니 긴장 푸시기 바란다.
윤규
풍년사를 운영하고 강아지와 함께 살아갑니다. 자전거를 좋아하고 덕질을 덕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