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해외 영유아 건강검진 제도 운영현황
러시아 건강관리부는 2000년 ‘교육기관용 미성년자 메디칼 카드의 확정에 관한 명령’(러시아 건강관리부, “ОБ УТВЕРЖДЕНИИ МЕДИЦИНСКОЙ КАРТЫ РЕБЕНКА ДЛЯ ОБРАЗОВАТЕЛЬНЫХ УЧРЕЖДЕНИЙ”, 2000.7.3.)을 통해 교육기관에 입학한 아동(만3세-만17세)에게 실시되는 선별검진프로그램(Screening Program)의 항목과 실시주체를 지정한 바 있습니다. 선별검진의 경우 교육기관 소속의 간호사가 진행하고 필요시에 의사 검진을 받도록 진료의뢰서를 작성합니다.
러시아의 취학 전(만 3세-취학 직전인 만 7세) 선별검진항목의 전체적인 특징은 평가기준이 매우 단순한 편이라는 점입니다. 문진, 시력, 양안시력, 청력의 경우 정상/비정상, 신체발달의 경우 우리나라와 핀란드의 경우처럼 성장곡선을 통해 개개인의 성장속도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평균신장 미만/체중미달/비만 등으로 검진시점의 이상여부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취학 전 선별검진항목의 또다른 특이점은 근시 예비군 검사입니다. 이는 ‘말리노프스키 테스트’(Тест А.А. Малиновского)라고 불리는데, 조절연축(accomodative spasm) 및 굴절이상(refractive error, refraction error) 등 근시가 될 위험이 큰 아동을 조기 선별해 안과 전문의의 검진을 받도록 안내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러시아의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선별검진 확대항목은 만4세~7세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핀란드의 아동신경발달테스트 시작연령인 만3세에 비해 조금 늦게 시작되는 편입니다. 신경정신발달 테스트는 총 4개 평가항목으로 나뉘는데, '① 사고와 발화, ② 근육발달, ③ 주의력, ④ 사회적 접촉' 등에 대해 '표준' 혹은 '이상'의 두 항목으로만 평가하고 있습니다.
신경정신발달테스트의 첫 항목인 사고와 발화는 핀란드의 눈사람 테스트와 유사한 고학년용 동화책 삽화를 보고 이야기를 꾸미거나, 사물카드를 보고 가구/과일/의복/동식물 등 속성이 유사한 것끼리 그룹화 하기 등으로 평가합니다. 동작검사는 한발 뛰기 등 핀란드와 유사한 항목을 문진 혹은 현장에서 검진하며, 주의력 검사는 짧은 문장을 듣고 따라하게 합니다.
앞서 <표 14>에서 언급된 ‘케른-이에라식 검사’(Тест Керна-Йерасика, Jirasek-Kern Test of School Maturity)는 취학전 아동의 학업 준비도에 대한 검사로, 체코의 심리학자 A. Kern의 평가방식을 J. Jirásek이 개선하여 발표한 것입니다. 동 테스트는 1978년 러시아어로 처음 소개되었으나 80년대 후반에서야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가는 5점에서 10점 척도를 가진 총 3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테스트의 첫 번째 항목은 남자를 그리도록 하는 테스트로, 대개 단색으로 이행되며 눈·코·입 및 몸통, 머리카락, 손가락 등 부분적인 세밀도가 높을수록 높게 평가합니다. 이 항목은 5점 척도입니다.
두 번째 항목은 러시아어로 된 짧은 문장을 보고 따라 그리기입니다. 학령기 전의 아이들은 아직 러시아어 알파벳을 익히지 못한 경우가 많지만, 문장을 그림으로 인식하고 그린 결과물의 판독 가능 정도에 따라 5점 척도로 평가합니다.
평가의 세 번째 항목은 추상형의 도형을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배치된 다수의 점들을 보고 따라 그리는 것입니다. 점의 모양과 군집의 가로세로 배열 유지, 원형의 절반 이상 혹은 두 배 이하의 크기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10점 척도로 평가합니다.
어떻게 읽으셨나요? 국내외 아동학대 사례를 보면 영양상태 불량으로 또래보다 신장이나 체중이 미달하는 경우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체연령과 등록연령 일치여부 판별은 실제로 출생신고가 늦게 된 경우를 찾아내는 것 외에도 아동학대로 인한 성장지연을 판별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언어장애나 연간 발병 횟수도 아동의 발달지연 및 건강상태에 대한 점검 외에도 소극적(방임 등) 혹은 적극적 아동학대를 판별할 수 있게 하는 항목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핀란드에서도 만 4세 및 만 5세 영유아 정기검진 시 검진을 진행하는 간호사나 산파가 아동에게 자신의 가족을 그리도록 요청하는데, 이는 상기 러시아의 경우와 같이 신체의 기능적인 요소를 시험하려는 의도 외에도 검진 초반에 문진내용 관련 부모와 상담하는 동안 아동의 주의를 끌고 가족관계에 따른 아동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