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를 소금에 절여 각종 재료와 함께 버무리면, 김치가 된다. 갓 만든 김치는 풀맛이지만, 상온에 삼사일 지나면 발효가 되어 맛있는 김치로 변한다. 시간이 더 흘러 지나면이제 김치는 슬슬 구린내가 난다. 진부함의 시작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모든 게 낯설고 새롭기만 하다. 신기한 기분에 가까이하면 재밌고 즐겁다. 이 단계가 지나면, 낯섦은 익숙함으로 불편은 편함으로 바뀐다. 안주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꼭대기다. 정점이 지나면 내리막이다. 익숙함의 지속은 대개 서서히 지루함과 구림으로 변질된다. 올드하며 진부한 권태기가 우리를 기다린다. 만사가 귀찮고 싫어진다. 딱히 하거나 먹고 싶은 것이 없어진다. 또한 이뤄보고 가고 싶은 곳 또한 사라진다..권태기의 시작이다. 점점 삶이 재미없고 우울하다. 갱년기의 시작이다.
전문강사 김창옥 씨의 이야기다. 그는 자신이 듣거나 읽어서 알게 된 걸 누군가에게 소개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결코 돈을 벌려고 강의를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강의가 좋아 강의를 열심히 하니, 어느새 유명해지고 돈도 생겼다 한다. 그러나 십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니, 이제 그 좋아했던 강의도 질린다고 했다. 그래서 더 이상 강의를 안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밖으로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오래 하면 슬슬 질리는 법이다. 좋아했던 일이 싫어하는 일로 바뀌면서 놀이는 노동으로 변질된다. 더 이상 즐겁지도, 재밌지도 않고 그저 괴롭고 우울하며 고통스럽다고 했다. 이것이 누적되면 우울증에 시달린다. 권태기다.
어느덧 삶의 불청객으로 찾아온 권태, 내가 초대한 것도 아닌 놈을 어찌해야 하나? 초대하지 않았기에 내쫓고 싶어진다. 그러나 쉬이 방법을 찾지 못한다.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본다. 떠오른 방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낡고 구린 익숙함에 상쾌함을 집어넣으면 된다. 마치 창문을 열어 오염된 공기를 내보내고 신선함 공기로 채우는 환기 (refreshing/ ventilation)처럼...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익숙함에 상쾌함을 넣을 수 있을까? 정답은 " 메타인지 (metacognition)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먼저 '할 수 없는 것'을 목록화해 쿨하게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면 된다. 그 후, '할 수 있는 것'을 목록화한다. 일의 선후와 경중을 따진 후, 자신의 호불호를 반영한다. 단, 최대한 심플하고 간단하게 만들어야 실행력이 높아진다. 여기서 특히 호불호를 선별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싫어하는 것의 목록화 작업은 용이하지만, 좋아하는 것의 목록화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법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면, 자신의 하루일과를 살펴보라. 누구도 시키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매꾸조계 (매일, 꾸준히, 조금씩 그리고 계속)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당신이 좋아하는 일이다. 그 좋다는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란 말이 있다. 아무리 좋아도 내키지 않으면 안 하는 법이다. 그러나, 반대로 남들이 아무리 말려도, 본인이 좋으먄 아무도 못 말린다. 시쳇말로 미쳐 그것에 꽂히면 아무도 못 말린다.
한국축구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선수의 고백이다. 그는 축구로 유명해지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단지 축구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만약 그가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그는 치킨집을 했었을 것이라 한다. 낮에는 좋아하는 축구를 하고, 밤에는 치킨을 튀겨 팔았을 거라고... 언제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수 있다면 인생이 재밌고 즐겁다
살아온 세월에 구려진 삶을 다시 신선하고 새롭게 자기가 호하는 일로 활기있게 만드는 하루가 되시길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