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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재 Mar 05. 2023

136. 단어의 재발견(스페인어) 5

gracias = 고맙다 감사하다 = thanks

멕시코 사람들이 인사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쓰는 말은 'gracias' 고맙다는 뜻이다. 지나칠 정도 시도 때도 없이 너무 많이 사용해서, 간혹 그 진정성이 의심되기도 한다. 원래, 흔한 건 대접받지 못하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특히, 티 내는 걸 꺼려하는 한국문화에선 굳이 고맙다란 표현은 오히려 어색하기까지도 하다. 그냥 이심전심이란 미덕으로 감사표현 없이 지나는 것이 사회통념상 더 맞다.


한국과 멕시코는 지리적인 차이만큼이나 문화적 차이도 크다. 그러나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고 비슷비슷함을 감안한다면, '고맙다(gracias)'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양국민의 차이가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래서 한국어, 영어, 그리고 스페인어 각각의 단어풀이 통해서 그 어원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고맙다'의 어근은 공경을 뜻하는 순우리말 '고마'이다. '공경'은 "공손이 받들겠다"는 표현이다. 즉, 상대가 베풀어준 호의(gratitude = good will), 신세, 혜택, 배려등에 대해서 겸손한 언행으로 예의를 갖추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고맙다는 한자어로 '감사하다', 스페인어로 'gracias(그라시아스)', 영어로 'thanks(땡스)'다.  gracias나 thanks는 문법적으로 분화복수명사의 일종이다. 분화복수란? 단순하거나 동질인 것에서 복잡하거나 이질인 것으로 변한 복수를 말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하기에 분화복수명사들의 예시를 설명한다.  


arm(팔) -----------> 분화복수 arms(무기)  : 설명) 싸울 때는 두 팔이 무기가 된다.

color(색깔) ------ > 분화복수 colors(깃발) : 설명) 색깔들이 모이면 국기 혹은 깃발이 된다

cloth(천) --------- > 분화복수 clothes(옷)  : 설명) 천조각들을 모으면 옷이 된다.

gracia(호의) ------> 분화복수 gracias(공경/감사) : 설명) 호의가 모이면 공경/감사가 된다.


한편, 영어 thank 감사하게 생각한다(think with gratitude), 감사를 표현하다(express gratitude) , 호의를 표시하다 (show good will) 뜻이다. 원래 thank 어원은 생각하다(think)이다.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혹은 고맙게 생각한다라는 뜻으로 감사한 느낌/감정을 건네준다는 감사(感謝) 된 것이다.


상대방의 친절한 마음, 호의를 받으면 그에 대한 답례를 표시하는 것이 매너이다. 멕시코 사람들이 지나칠 정도 gracias를 남발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상대로부터 아무리 사소한 호의를 받을지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은혜나 혜택이 되었다면, 무조건으로 gracias로 답하는 것이 상식이다. 왜냐하면, 감사는 상대의 존재나 언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이고 칭찬이며 인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gracias란 말은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심전심의 미덕은 이제 그만 잊고, 보다 자주 주위에 감사을 전하면 좋을 것 같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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