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cias = 고맙다 감사하다 = thanks
멕시코에서 인사말 다음으로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gracias' 고맙다는 뜻이다. 지나칠 정도로 많이 사용되기에,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원래, 흔한 것은 대접받지 못한다. 특히, 티 내는 걸 꺼리는 한국문화에서는 고맙다라는 말이 오히려 관계를 머슥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그냥 이심전심으로 감사표현 없이 서로간 느끼는 것이 보다 보편적이다.
한국과 멕시코는 지리적으로 멀기에 문화적 차이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방법 거의 비슷하다. 한국인과 멕시코인 사이에 '고맙다(gracias)'라는 표현의 차이가 흥미롭고 재미있어, 한국어, 영어, 그리고 스페인어로 단어풀이 통해서 그 어원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고맙다'의 어근은 공경을 뜻하는 순우리말 '고마'이다. '공경'은 "공손이 받들겠다"는 표현이다. 즉, 상대가 베풀어준 호의(gratitude = good will), 신세, 혜택, 배려등에 대해서 겸손한 언행으로 예의를 갖추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고맙다는 한자어로 '감사하다', 스페인어로 'gracias(그라시아스)', 영어로 'thanks(땡스)'다. gracias나 thanks는 문법적으로 분화복수명사의 일종이다. 분화복수란? 단순하거나 동질인 것에서 복잡하거나 이질인 것으로 변한 복수를 말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분화복수명사들의 예시를 나열한다
arm(팔) -----------> 분화복수 arms(무기) : 설명) 싸울 때는 두 팔이 무기가 된다.
color(색깔) ------ > 분화복수 colors(깃발) : 설명) 색깔들이 모이면 국기 혹은 깃발이 된다
cloth(천) --------- > 분화복수 clothes(옷) : 설명) 천조각들을 모으면 옷이 된다.
gracia(호의) ------> 분화복수 gracias(공경/감사) : 설명) 호의가 모이면 공경/감사가 된다.
한편, 영어 thank는 감사하게 생각한다(think with gratitude), 감사를 표현하다(express gratitude) , 호의를 표시하다 (show good will)라 뜻이다. 원래 thank의 어원은 생각하다(think)이다.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혹은 고맙게 생각한다라는 뜻으로 감사한 느낌/감정을 건네준다는 감사(感謝)가 된 것이다.
상대방의 친절과 호의에 답례를 표시하는 것이 매너다. 멕시코 사람들이 지나칠 정도 gracias를 남발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상대로부터 아무리 사소한 호의를 받을지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은혜나 혜택이 되었다면, 무조건으로 gracias로 답하는 것이 상식이다. 왜냐하면, 감사는 상대의 존재나 언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이고 칭찬이며 인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gracias란 말은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심전심의 미덕은 이제 그만 잊고, 주위의 호의에 감사인사를 보다 자주 전하면 좋을 것 같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