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멕시코 레스토랑에서
따코(taco)는 안판다

porqué no se vende "taco" en restaurante

by 유동재

모든 생명체는 먹어야 산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먹어야 한다. 그래서 먹거리를 위해서 우리 모두는 일한다. 식사는 생사와 직결된다. 그래서 무엇을 먹느냐는 대단히 중요하다.


독일의 지리학자 프리드리히 라첼은 "자연환경이 인간 활동을 결정한다"는 환경결정론을 주장했다. 인간의 의식주는 거주지 환경영향 탓에 "지역성"을 띤다.


특히 먹거리는 더더욱 그러하다. 한국의 경우, '발효음식이 매우 발달한 이유'나 '유독 국물요리가 많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사시사철이 뚜렷한 온대기후다. 덥고 습한 긴 장마철과 영하의 추위가 긴 동절기는 한국음식문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사시사철은 일 년에 한 번만 농사하는 일모작이기에, 한반도를 늘 배고픔의 보릿고개에 시달리게 했다. 덥고 습한 장마철은 논농사를 짓게 하고, 음식물이 쉽게 부패해 발효음식의 발달을 가져왔다. 한편, 긴 겨울 동안 채소 재배를 못해, 섬유질 섭취가 불가하여,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김장문화가 발달했다. 이렇듯,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 맞춰서 지난 삶을 영위해 왔다.


이에 비하면, 멕시코는 신의 축복이 내린 땅임에 틀림없다. 열대성 기후이기에, 일 년 내내 농사가 가능한 다모작 국가이다. 따라서, 풍부하고 다양한 식자재의 식탁은 언제나 신선하고 풍성하다. 토마토, 양파, 고추, 고수, 레몬을 만든 양념과 값싼 소, 돼지, 닭고기의 육류가 어우러진 식사는 가히 신의 맛이다. 일 년 내내 농사가 가능하기에, 멕시코에서는 발효음식이 없다. 늘 신선한 식자재가 있는데, 굳히 발효음식을 찾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발효음식은 먹거리가 부족한 지역에서, 생존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만든 음식이었다.


음식의 변질을 '부패'라 하지만, 엄밀히 말해 영양분에 따라 각각의 명칭은 달리한다. 가령 탄수화물의 변질은 '변패', 단백질의 변질은 '부패', 그리고 지방의 변질을 '산패'라 한다. 이 모두는 사람이 먹을 수 없다. 그러나, 변질된 음식이라도 인간이 먹을 수 있는데, 이를 '발효'라 일컫는다.


멕시코 대표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따코(Taco)'이다. 옥수수나 밀로 만든 만두피 같은 또르띠야 위에, 먹기 좋게 잘게 썰어진 고기를 놓고, 멕시코 살사(토마토+양파+고추)를 겨들린 따코에 향긋한 레몬을 뿌려 먹으면, 입안에 가득히 침이 가득하다. 정말 정말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 따코는 시장식당, 길거리 포장마차, 푸드코너에서는 먹을 수 있지만, 레스토랑에서는 맛볼 수 없다. 이해가 되지 않아, 멕시코 친구들에게 물었지만, 그들도 정확한 답을 못했다. 단지, 따코는 원래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이란 설명이었다. 이렇게 맛있는 따코를 왜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없는 걸까? 곰곰이 생각하고 자료를 조사한 후에, 겨우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따코는 멕시코 대표음식이지만, 고급 요리가 아닌 서민음식이다. 값싼 국민음식이기에, 웨이터가 서빙하는 레스토랑의 메뉴판에는 따코가 없는 것이다. 마치 한국에서 레스토랑 메뉴판에 '김치찌개', '된장찌개', '국밥' 등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따코 고기는 정육 고기가 아니다. 고기부위를 구별하지 않는다. 정육 과정 후, 남는 부위를 모아 따코를 만든다. 그러니 따코 가격은 당연히 저렴하다. 마치 햄버거 패티, 소시지, 불고기도 정육 후 남는 부위로 만들기에 비교적 가격이 싸다. 반면 레스토랑에서는 엄선된 부위별 고깃덩어리, 즉 안심, 등심, 리브 아이 스테이크를 판매하니, 당연히 가격도 비싸다. 원목가구가 합판가구보다 월등히 비싼 것과 같은 이치다.


따코는 식당에서, 스테이크는 레스토랑에서 먹는다는 것을 한참 후에 알게 됐다. 멕시코 대표음식 따코는 탄수화물의 또르띠야와 단백질 고기가 어우러진 정말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맛이다. 이제 한국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맛볼 것을 권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끝나면, 멕시코로 날아가 제대로 된 따코를 실컷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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