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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재 Jan 30. 2022

39. 영어, 공부하려 말고, 배워라!

Don't study but learn English.


한국에서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흔히 영어를 뜻한다. 그래서일까? 취학 전부터 대학교까지 영어는 공부의 대명사인 듯하다. 영어유치원부터 조기유학까지 집중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배운다. 특히, 대학수능부터 각종 취업시험까지 영어는 필수과목이다. 영어를 못하면, 대학 입학도 그리고 취업도 어렵다. 이렇게 미친 듯이 영어에 매달릴 정도면, 차라리 국어를 영어로 대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잘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말하기와 듣기는 더더욱 그렇다. 수많은 교재와 방송에서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는지 저마다의 방법을 자랑하듯 소개한다. 그러나, 그대로 따라 해서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는 사람들은 주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영어도 그리고 국어도 의사소통의 도구에 불과하다. 영어를 문법 위주로 배웠기에, 문법과 독해는 그럭저럭 일정 수준에 오르지만, 말하기와 듣기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수많은 청년들이 영어권으로 해외 연수나 유학을 떠난다. 왜 그럴까?


언어 학습방법은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외국어는 study가 아니라 learn이다. '배운다'라는 것은 native를 따라, 그대로 듣고 말하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논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외국어 교육은 study 위주로 가르친다. 이것이 한국인이 평균 12년을 넘게 영어에 매달리면서도 영어를 잘 못하고 어려워하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영어학습을 강요하는 현행 입시제도와 취업시장에 반대한다. 한국 사람은 한국어를 하면 충분하다. 평생 외국인을 만날 기회도 없고, 외국에 나갈 일도 없는 이들까지도 영어를 알아야 할 이유가 없다. 이유 없는 영어 배우기가 성과를 못 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영어학습에 돈과 시간을 쓰면서, 성과를 내지 못해 고통스러워한다.


태생적으로 영어에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 있다. 업무상 영어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재능 있고, 필요한 사람만 영어를 배우면 된다. 국민 모두에게 영어학습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어야, 성과를 내기 수월하다. 이유를 모르거나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아무리 애를 써도, 일의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설사 성과를 낸다 하더라도, 그 과정은 참고 견뎌야 할 고통의 연속이기 쉽다.


해야 할 이유가 스스로 납득이 돼야, 동기부여가 된다. 확실한 동기를 갖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된다. 그 방법은 반드시 재미가 있어야 한다. 만약 재미가 없으면, 일의 지속은 힘들다.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고 한다. 지속하지 않으면,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분명 많은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외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쓸모가 있어야 한다. 외국 바이어를 상대한다거나, 외국 친구나 애인을 사귄다거나, 해외여행 준비, 영어자료 검색, 넷플릭스 미드나 영화 감상 등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막연히 영어를 잘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이 말하길 영어를 잘해야 한다." 등 뚜렷한 이유가 없이 남들 따라 하기는 지양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영어는 학문이 아니라 스킬이다.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원어민을 보고 따라서 배우는 것이다. 특히, 영어 듣기는 정말 극복하기 어려운 파트다. 들어도 들어도 귀가 뚫리지 않는다. 아무리 들어도, 수백 번 들어도 안 들리는 것은 끝까지 안 들린다. 그러나, 실상은 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이다. 단어를 모르든, 숙어를 모르든, 표현을 모르든, 모르기 때문에 안 들린다. 영어가 외국어라서 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 단어, 숙어, 표현,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안 들리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외국어 공부의 절반은 단어다. 먼저 관련 분야에 단어들을 눈, 귀, 입으로 익혀 숙지해야 한다. 그러면 리스닝 이해도가 높아져 그렇게 안 들리던 것들이 차차 들리게 될 것이다.


어느 날, 증자가 공자에게 앎이란 무엇인가? 질문하였다. 공자가 말하길, 앎이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안다는 것은 구분하는 힘이다. 구분하지 못하면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분한 것을 머릿속에 기억으로 저장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구분 능력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모든 정답은 책 속에 있고, 모든 지식은 구글이나 네이버 지식에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영어학습의 최고는 이해하고, 구분하며, 재미있는 방법으로 매일 꾸준히 조금씩 계속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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