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이기적 권리 주장

Respetar el derecho ajeno es la paz.

by 유동재

네이버 뉴스를 검색하다 "누구나 한때 어린이였고, 언젠가 노인이 된다"라는 기사를 읽었다. 얼핏 봐도 차별에 대한 비판 글이겠다 싶었다. "차 한잔을 하러 카페에 들어가려다, 출입문 앞에 붙은 '노 키즈존(NO KIDS ZONE)'에 불쾌해졌다"는 내용이다. 선진국 캐나다 사례를 들면서, 한국의 아동차별을 강하게 성토했다. 자극적인 제목처럼, 사실에 대한 개인적인 인식을 마치 일반적인 생각으로 오도했으며, 노키즈존의 취지나 목적을 오해한 탓에 편협하고 일방적인 주장을 늘어놓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577978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점점 더 개인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사회 각계각층의 이기적 권리주장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발전을 저해한다는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것이 법치주의다. '법치주의'의 핵심가치는 '권리'와 '의무'다. 내 권리는 상대 의무요, 상대의 권리는 내 의무다. 공동체 유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덕목들이다. 그러나, 요즘은 "내 권리만 있고, 상대 권리는 없다"는 그릇된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 자기 권리만 지나치게 주장하는 이기주의자들이 우리 주변에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철에서 큰소리로 전화통화, 다리 쩍 벌리고 자리 앉기, 걸으면서 이어폰 없이 스피커로 음악 듣기, 반려견과 쇼핑몰 마트 출입, 공공장소 의자 눕기, 길거리 흡연, 식당에서 아이들 방치, 카페에서 공부한다고 다른 손님에게 눈치 주기, 공공화장실 더럽히기, 갓길 운전 및 끼어들기, 공인들의 사생활 파헤치기 등등 이기적 권리 사용의 예들은 넘쳐난다.


사회에는 공적 영역과 사적 공간이 있다. 이는 반드시 구분되어져야 한다. 사적 공간이면, 위에 민폐들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공적 영역이라면, 사안은 본질적으로 달라진다. 이기적 권리주장은 내 권리와 상대 권리가 충돌하게 만든다. 이를 피하려면, 서로가 조금씩 불편을 감수하며 상대를 배려하는 행동이 요구된다. 그러면 종국적으로 개인의 권리가 보다 더 신장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국토에 많은 인구, 대한민국은 인구밀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서울과 수도권은 특히 그렇다. 단일민족 특성 때문인지, 우리는 남의 일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다. 특히, '국민의 알 권리'라는 애매한 개념을 내세워, 조중동 일간지들은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등 공인들에 대한 추측성 사생활 기사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보수언론들이 말하는 국민의 알 권리는 거창한 이유는 과연 누구로부터 부여받는 것일까? 언론사가 국민을 참칭하며, 사실을 덮거나 왜곡하려고 만들어 낸 추잡한 거래는 아닐까? 어쨌든, 아무리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도 정보공개는 공적 영역에 국한해야지, 무제한적으로 사적 영역까지 확장해서 공인들을 발가벗기 듯 보도하는 옐로 페이퍼들의 이기적 권리주장은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퇴출되어야 할 악습임에는 틀림없다.


사적 영역에서 내 권리는 100% 주장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공적 영역에서 내 권리는 100%가 아님을 반드시 염두해야만 한다. 나와 너,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구성원이다. 이기적 권리주장은 상대의 불편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특히, 공적 영역에서 이기적 권리주장은 더더욱 그렇다. 내 권리를 조금 덜 주장하는 작은 불편이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예의 바른 행동임을 명심하자. 멕시코 아포리즘에 "남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바로 평화다"라는 말이 있다 (Respetar el derecho ajeno es la paz)". 그렇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기적 권리주장은 반드시 지양해야 하며, 이것이 바로 '법치주의'의 참된 본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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