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matrimonio es unido pero no fundido.
'국밥'or'따로국밥'
기온이 많이 내렸다. 몸에 한기를 느끼니, 정말 겨울이라 실감한다. 추운 날엔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가끔씩 가는 설렁탕 집이 있다. 누린내 없고, 실내가 깨끗한 조그마한 식당이다. 주로 시키는 것은 일반 설렁탕보다 매운맛이 가미된 '얼큰 설렁탕'이다. 그런데, 이 두 설렁탕에는 작은 차이가 있다. 일반 설렁탕은 '국밥'이고, 얼큰 설렁탕은 '따로국밥'이다. 국밥은 국과 밥이 함께 나오고, 따로국밥은 국과 밥이 따로같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나는 따로국밥을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진밥'보다 씹는 맛이 있는 된밥'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국'과 '밥'이 함께 나오는 국밥의 밥알은 흐물흐물해 씹는 맛을 느끼기 어렵다.
밥 한 끼에 대한 서론이 너무 길었다. '함께국밥'과 '따로국밥'말하면서, 불현듯 나누고 싶은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은 모여사는 존재이다. 좁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니, 의도치 않게 주위와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집에서는 가족들과,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그리고 직장에서는 동료들과 사소한 일로 오해하고 다투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모두가 함께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의 충돌이다. 공적영역은 '국'이라면, 사적영역은 '밥'이다. 함께하지만, 결코 하나가 아님을 명심하고 따로국밥처럼 '같이따로'가 되어야 한다. 남녀 사이도 마찬가지다. 사랑하게 되면, 개인생활을 버리고, 연인 생활에 모든 것을 올인한다. 그러다, 결혼에 성공해 부부생활을 시작한다. 문제는 꿈같은 연애 시간이 지나고, 현실의 결혼생활을 시작하면, 대부분 부부들은 심각한 현타를 겪게 된다. 사적 영역이 무너진 부부 공적 생활은 문제를 일으키기 마련이다. 멕시코 속담에 "부부는 일심동체지만, 결코 하나가 아니다. "(El matrimonio es unido pero no fundido)"라는 말이 있다. "같이 살지만, 각자의 프라이버시는 존중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부부생활은 함께국밥이 아니라 따로국밥이기 때문이다.
함께 모여 살면서, 서로에 대한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대를 함부로 대하는 태도는 반드시 버려야 한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살아가며 부딪히는 불필요한 이해충돌을 최소화한다.
매서운 한파에 몸도 마음도 움츠리게 된다. 오늘은 따뜻한 설렁탕 한 그릇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