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노는 것 = 쉬는 것은 다르다!

El jugar no es descansar!

by 유동재

설 연휴가 끝났다. 아마도 대부분은 피곤함을 느낄 것이다. 쉬지 못한 때문일 것이다. 어원적으로 휴일은 쉬는 날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쉼과 놂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휴일을 노는 날로 알고 쉬지 않고 놀기에 벌어진 결과이다.


사람은 물질과 에너지로 구성된다(Somos materia y energía). 삶은 에너지 소모를 강요하고, 그러기에 또한 에너지 충전이 필요하다. 충전과 소모를 반복하는 에너지 순환의 연속이다


하루 24시간. 에너지를 12시간 충전하고 12시간 방전한다. 충전행위는 수면과 식사이고 방전행위는 노동과 놀이이다. 노동은 네거티브하게, 놀이는 퍼지티브하게, 각각 에너지를 소모한다.


세계의 법정 근무시간은 공통적으로 8시간, 하루의 1/3를 차지한다. 그럼, 나머지 2/3는 무엇으로 채워지나? 휴식과 놀이다. 첫 8시간은 수면시간, 나머지 8시간은 식사, 커피, 운동, 샤워, 출퇴근, 채팅, 넷플릭스, 유튜브, 독서등 일과 무관한 소소한 놀이로 채워진다.


시간은 우리 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를 '생체 시간'이라 한다. 인간은 누구나 먹고 싸고 잠을 잔다. 배고프면 먹고, 먹은 후엔 배설하며, 졸리면 잠을 잔다. 하루 일과도 이에 따른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한번 입 속으로 넣은 음식이 소화를 거쳐 배설까지 걸리는 소요시간은 대략 8시간이다. 궁금하면 한번 실험해 봐도 좋다. 그래서일까, 건강수면과 일일노동이 모두 8시간이라 전해진 듯하다.


우리말은 '놀다'와 '쉬다'를 구분하지 않지만, 스페인어느 뚜렷이 그 의미를 달리한다.놀다'는 jugar (=play in English)이고, '쉬다'는 descansar (=rest in English)이다. 특히, 휴식은 '피곤을 없애다' , '방전된 에너지를 채우다'는 뜻을 갖는다. 'descansar'는 접두사 des-와 동사 cansar가 만든 합성어다. 여기서 cansar는 '피곤하게 하다' 혹은 '지치게 하다'라는 뜻이고, 접두사 des- 부정 의미를 담는다. 따라서, descansar는 '피곤하게 하지 않는다' 또는 '지치게 하지 않는다, 더 이상 에너지를 쓰지 않고 휴식하다라는 뜻을 담는다. 영어로 '휴식'은 rest이다. 그래서 쉬는 공간이라는 restroom를 화장실로 부르는 이유이다.


영화를 보면, 사람이 죽어 무덤에 묻히는 장면이 간간히 나온다. 빠짐없이 "편하게 쉬소서(Rest in peace)"라는 문구가 비석에 씌여있다. 스페인어로도 "편히 쉬소서 (Descanse en paz)"이다. 이승에서 힘들고 지치게 만든 일은 더 이상 하지말라는 뜻이다.


노동법은 노동에 관한 법이다. 때문에, 근무일과 휴일 그리고 근무시간과 휴식이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을 근무일로,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을 휴일이라 정한다. 스페인어로 근무일은 dia habil (= a business day 혹은 working day), 휴일은 dia de descanso (=a rest day)라 한다. 평일은 일하는 날이고, 휴일은 쉬는 날이다. 노는 날이 아니다.


연휴 동안 놀았다면, 피곤한 건 당연하다. 물론 휴일에 놀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놀이는 퍼지티브하게 에너지를 방전하는 행위고, 휴식은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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