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멕시코: 로마에선 로마법을

Todos los extranjeros son visitantes

by 유동재

세계경영의 슬로건을 내걸었던 대우그룹의 창업주, 김우중 회장이 자전적 에세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를 1989년 출간했다. 이 책은 '한국의 기업'에서 '세계의 기업'으로 발도움 하기까지의 기업경영 경험을 다룬다. 군사통치를 종식하고, 1993년 김영삼 문민정부가 출범하며, 세계화는 주요 국정 현안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준비없이 어설픈 개방경제와 경제개발기구(OECD) 가입은 급속한 기업 몸집 불리기의 방만한 경영과 맞물려, 고도성장의 한국경제를 'IMF 금융위기'의 수렁으로 빠뜨렸다.


대량해고를 동반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뼈를 깎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이에 '금 모으기 운동'과 피땀 어린 노력으로 불과 3년 만에 IMF 금융위기를 극복했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위기를 이겨냈기에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었다. 마침내, 2021년, 유엔 무역 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했다. 얼마나 바랬던 일인가? 감격스러운 일이다.


북미 자유무역협정 (NAFTA)를 통한 미국 우회수출 전진기지로, 한국의 대멕시코 진출은 2000년대부터 본격화되었다. 현재 한국의 대멕시코 투자액은 약 73.5악 달러에,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엘지전자, 포스코 등 430 업체가 현지에 진출해 약 15만 명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 결과, 멕시코 거주 한인들의 숫자는 자연스럽게 증가해, 현재 약 15,000명 정도 체류하고 있다고 한다. 한인은 주재원, 교민, 유학생으로 구성된다. 교민 대다수는 상점이나 식당을 운영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는 말이 있다. 멕시코인들에게 한인은 분명 이방인이다. 주인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한인들의 주인행세는 멕시코인들과 갈등을 매우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 문화와 멕시코 문화는 다르다. 한국은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는 모든 사회 시스템을 군대식으로 만들어 버렸다. "하면 된다", "안되며 되게 하라", "무조건 밀어붙이는 빨리빨리", "군대식 명령 근무방식"은 공공 부문뿐만 아니라, 사적 영역, 나아가 개인 영역까지 침투되었다. 그래서일까,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멕시코의 '천천히 여유 있는' 문화와 엄청나게 충돌한다. 한국인들은 무슨 일이든 순식간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없다. '무조건 빠른 게 좋다'는 타성에 젖은 탓이다.


또한, 한국의 군대식 서열주의는 멕시코의 종교적 평등주의와 갈등을 일으킨다. 특히, 멕시코 진출 한국기업의 주재원들은 사내의 모든 멕시코 직원들의 상급자 행세를 하려는 경향이 많다. 설사, 멕시코 직원 지위가 더 높다 해도, 지위 낮은 한국 주재원은 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아마도, 한국 주재원들은 한국인이 멕시코인들보다 더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을 갖는 듯하다. "한국 회사가 투자한 회사이기에, 주인은 한국이고 주재원이다"이란 착각에 채용된 멕시코인들은 한국인보다 아래라는 착각 속에서 일하는 주재원들이 상당히 많다. 손님인데도, 주인행세를 하려 한다.


주재원과 멕시코인 사이에 가장 큰 문제는 의사소통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한국어를, 멕시코인들은 스페인어를 말한다. 외국회사란 이유로, 모든 업무는 영어를 고집한다. 영어는 세계 공통어지만, 유창하게 말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특히, 생활영어가 아닌 비즈니스 영어는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어눌한 제3 국어, 영어로 대충대충 서로를 이해하니,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로 인한, 회사 손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상당하다.


멕시코, 스페인, 중남미 국가들에서 영어가 유창한 인재를 채용은 경제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렵다. 왜냐하면, 이들 국가에서는 한국에서처럼 영어가 일반적이지 않고, 일반적으로 자국어, 스페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스페인어를 쓰는 멕시코인들과 근무하면서도 현지어 스페인어를 못하거나, 서툰 직원을 선발해, 가족 동반해 일 년에 일인당 억대 연봉을 지급하며, 주재원 파견을 감행하는 기아자동차, 삼성 전다, 엘지전자,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을 보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교민들의 경우도, 대동소이하다. '자신들이 멕시코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듯하다. 현지인을 함부로 막 대하는 모습은 '어글리 한국인'이란 제목 기사들로 현지 언론사에 여러 번 실려었다. 한국 이미지를 엄청나게 깎아먹는 반드시 지양되어야만 한다.


멕시코 체류 한인들은 각자의 이해로, 현지에서 머물며 활동 중이다. 그러나, 이들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는 말처럼, 멕시코 한인(주재원, 출장자, 교민, 유학생, 여행자, 관광개)은 모두 한국이 아닌 멕시코에 체류하기에, 주인이 아닌 손님으로서 행동해야 한다. 체류 거주지가 한국이 아닌 멕시코 이기에, 한국 법과 한국 문화 그리고 한국어가 아닌, 멕시코 법과 멕시코 문화 그리고 스페인어를 기준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멕시코에서 손님으로 대접받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늘 현지인들과 갈등과 충돌을 피하기 어렵고, 각자의 체류목적 달성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손님은 결코 주인일 수 없다. 손님이 주인행세를 한다면, 어느 날 갑자기 쫓겨날 수밖에 없다. 멕시코뿐만 아니라 한국도 자국에 해가 되는 외국인은 추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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