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유일무이 멕시코 1

México, no hay dos.

by 유동재

1998년 6월 대학원 해외인턴 프로그램으로 멕시코에 도착했다. 당시 내 스페인어는 유창하지 못했다. 이국적인 거리 풍경과 멕시코인들의 뚜렷한 이목구비는 '내가 진짜 외국에 있구나!'는 사실을 실감케 해줬다. 멕시코시티는 해발 2,000m 고산도시이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곤함을 느끼곤 했다.


멕시코인들은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의심 많은 한국인에게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커다란 눈망울과 환한 미소는 외국인의 긴장감을 녹여, 서로 간의 거리감을 좁히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멕시코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천국인 듯싶다.


1. 인사를 잘한다.

멕시코인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주 그리고 많이 인사한다. 하물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잠시 머물며, 마주치게 되는 모르는 이에게도 환한 미소 함께, Hola(올라)! Buenos dias(부에노스 디아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말을 건넨다. 이를 처음 경험할 때, 남자라면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인가?", 여자라면 " 내게 관심 있나?"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은 눈이 마주치면, 서로를 외면하지 않고 그냥 인사를 주고받는다.


한국 목례식 인사와 달리, 멕시코 남자들끼리는 가벼운 포옹과 함께, 손바닥을 "짝" 부딪히며, 등을 "톡톡톡' 두드린다. 서로 간의 체온을 느낄 수 있다. 남녀 간 혹은 여자끼리는 가벼운 포옹과 함께, 서로의 볼을 맞대는 인사를 한다. 아무튼, 독특한 멕시코 인사법 덕분에, 그 당시 수많은 멕시코 미녀들로부터 포옹과 볼 키스 인사세례를 받는 즐거움을 만끽했었다.


2. 늘 웃으며 긍정적이다.

멕시코인들은 매사가 긍정적이다. 그래서일까,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한국에서는 '웃으면 실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진지함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웃음에 인색하고 무표정이다. 나도 그렇다. 이런 나를 보면, 멕시코인들이 "무슨 일 있니?"라고 물어보곤 했다. 그들은 웃는 얼굴이 정상이고,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멕시코는 카톨릭 국가다. 신에 대한 믿음이 매우 강하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처럼, 사람은 노력을 할 뿐, 일의 성사 여부는 신의 의지에 달렸다고 굳게 믿는다. 그래서 언제나, 신에게 감사하고 기도한다. 그래서일까, 인사를 주고받음에, 그들의 대답은 늘 긍정이다. 가령, "오늘 컨디션 어때?'라고 물으면, 멕시코인들은 거의 "좋다"라고 답한다. 결코 부정적으로 답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다.


한국의 훈남 배우 '강하늘'이 있다. 어느 날 토크쇼 MC가 그에게 행복한 지를 물었다. 그는 "딱히 지금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지금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네거티브 방식이다. 멕시코인들도 그런 것 같다. 긍정이란 가진 것에 대해 인정하고 감사할 때, 비로소 가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3.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외국인들에게 멕시코는 천국이다. '신 앞에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믿음이 있기에, 그들은 외국인들에게 조차 거부감이 적다. 그래서일까, 낯선 이방인을 파티에 초대하는 것은 흔한 풍경이다. 한국인의 잔치는 지인들의 친목모임이기에, 모르는 사람은 절대 초대받지 못한다. 그러나, 멕시코 파티는 사교모임이기에, 외국인도 쉽게 초대받는다. 스페인어가 어눌한 외국인에게도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시도한다. 한마디로 '왕따'는 없다. 한바탕 서로 어울려 술과 고기 그리고 음악을 신나게 즐긴다.


4. 남을 돕는데 인색하지 않다.

멕시코는 미국과 국경을 접해, 주말이면 육로로 미국 쇼핑을 다니곤 했다. 당시 친구 차를 빌려, 미국에서 쇼핑을 하고 귀가 중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 났다. 한마디로 퍼졌다.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차에서 밤을 새웠다. 다음 날, 아침 픽업 한 대가 내 앞에 섰다. 모르는 멕시코인이 내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자초지종을 말하니, 그는 내차와 자기 픽업을 끈으로 묶어 100 킬로미터 넘는 거리를 운전해, 나의 귀가를 도왔다. 일면식도 없는 외국인 나에게 선행을 베푼 것이다. 그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 한국인들에게 친절한 멕시코를 한 번쯤 경험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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