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화장실 낙서가 사라졌다!

낙서킬러, 스티븐 잡스

by 유동재

낙서란? 장난으로 아무 데나 함부로는 쓰는 글자 혹은 그림을 말한다. 아무 곳에나 낙서를 하기에, 낙서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는 매우 나빠, 범죄로까지 취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낙서는 인류의 출현과 함께 나타난 사회 구성원들의 생활양식이 되었다. 가령, 알타미라 동굴벽화과 라스코 동굴벽화들에 그려진 동물들은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를 담은 낙서들의 일종이다.


낙서는 문자 출현 전에는 그림으로, 문자 출현 후에는 그림과 글자로 원하는 거나 다른 이들에게 전달해 알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쓰는 것이다. 즉, 낙서란? 그 당시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흔적이라 말할 수 있다. 사람은 뭔가를 원하거나 누군가를 그리울 때면,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쓴다. 그리워 자유롭게 그리면 그림이 되고, 글자로 쓰면 편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해대는 낙서는 보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불쾌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화장실 낙서는 그 저질스러운 내용과 선정적인 그림과 글씨는 더욱 그러하다.


2008년 스마트폰이 출현하기 전까지, 세계 각국은 화장실 벽과 문에 쓰인 낙서 지우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화장실에 앉아 일을 보면서, 심심풀이로 하는 문짝 낙서를 못하게 하려고 금속 문짝을 만들거나 문짝을 형광색으로 바꿔 보았지만 모두가 허사였다. 유일한 대안은 사후 처방으로 낙서된 문짝을 교체하거나 새롭게 덧칠을 하는 것뿐이었다.


골칫덩어리 낙서가, 2008년 이후 스마트폰 출현과 함께 거짓말처럼 화장실에서 사라졌다. 눈만 뜨며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의 사용은 화장실까지 이어졌다. 이로 인해 화장실 사용자는 심심할 시간이 없어졌고, 그 결과 화장실 낙서는 영원히 사라졌다. 21세기 가장 위대한 인물 가운데 한 명, 스티븐 잡스가 의도했던 안 했던, 그의 발명이 인류의 엄청난 골칫거리, 화장실 낙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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