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현미경
인사란? 사람들이 서로 마주 대하거나 헤어질 때 예를 표하는 행동이다. 인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또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양의 인사는 크게 하루 3번 한다. 아침에 하는 "좋은 아침 (Buenos Días)", 점심에 하는 "좋은 오후 (Buenas Tardes) 그리고 저녁에 하는 "좋은 저녁 (Buenas Noches)"이 있다.
'인사'를 한자로 풀어보면, '사람의 일'이란 뜻이다. 즉, 사람이기에 행하는 행위이다. 만남과 헤어짐의 행동이기에 지극히 인간적이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동물의 세계에서는 서로의 눈이 마주침은 호의가 아닌 공격을 의미하기에 눈 마주침과 동시에 "피할 것인지 아님 맞설 것인지" 순간적으로 다음 행동을 정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그래서 동물 간 인사는 없다. 다만 피함과 맞섬, 두 가지만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무리지어 모여사는 사회적 존재이고, 상호의존적 관계이기에 인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수 있다. 그래서일까, 멕시코에서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끼리도, 하물며 생김새도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과도 눈이 마주치면,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는 것이 일상이다.
'인사하다'는 스페인어로 'saludar'이다. 이 동사의 명사는 'salud'이다. 'salud'은 '인사'말고 '건강'이라는 뜻도 갖는다. 그래서 상대방이 재채기를 하면, 영어로는 'bless you'라 말하는 문화가 있다. 왜냐하면 재채기는 체력저하의 감기 초기증상이기에, 신의 가호가 있어 상대의 원기회복을 기원하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스페인어에서 'salud'이라 표현이 있다. "건강 혹은 건강하세요"라는 인사말이며, 한국말에 "안녕하시길 혹은 무탈하시길" 에 해당한다.
인사는 상대가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그렇지 아니한지에 대한 안부를 묻는 행위다. 그래서일까, 생존을 위해 상호 의존적인 공동체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인간들에게 어쩌면 인사는 반드시 행해하는 중요한 일상되었다.
1998년 멕시코에 처음 도착했을 때, 멕시코 사람들의 독특한 인사법에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 서로 눈을 마주치면 피해야 싸움을 면할 수 있는 한국문화와 달리, 멕시코는 눈만 마주치면 몇 번이고 기꺼이 인사를 나눈다. 그것도 악수 이외에 극도로 신체 접촉을 피해 목례만 고집하는 한국식 인사법과 달리, 멕시코 인사법은 과도한 팔씨름 인사, 상호 포옹 인사, 가벼운 볼 입맞춤 인사 그리고 턱인사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나에게 불쾌감을 준 멕시코 인사법은 바로 턱인사다. 공공장소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로의 눈이 마주치면, 멕시코 남녀노소 누구나 턱을 앞으로 내밀면서 째려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턱인사다. 턱인사의 불쾌감은 멕시코 친구들의 설명으로 나의 오해임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턱인사는 나에게 달갑지 않다. 왜냐하면, 이런 턱인사는 시비를 걸 때,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쾌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혹시 멕시코를 방문하는 한국분이 있다면, 멕시코의 턱인사를 기분 나빠하지 말고 이런 멕시코 인사법도 있구나 생각하며 문화의 다름을 쿨하게 인정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