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쩡한 구형 아이패드를 꺼내 들었다. 충전하면 곧잘 켜지고 카메라도 멀쩡하다.
그러나 넷플릭스, 리디북스, 유튜브 등의 앱을 다운 받으려고 하면 어김없이 "기기가 이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거절의 알람이 뜬다.
사람 사이도 그렇다.
피차 멀쩡하게 생겼고 호감도 있는데 운영체제가 안 맞아서 호환되지 않을 수도,
운 좋게 운영체제까지는 맞는데 버전이 안 맞아서 호환되지 않을 수도 있다.
맘에 든 사람이 나와 코어(주요 가치관)가 다르거나, 인생에서 거치고 있는 시점이 달라 결국 인연이 되지 못한 경우들을 떠올려본다. 과연 호환 불가했다.
호환되지 않는다라.
사전적 의미로 "호환"은 "서로 교환하다"는 뜻인데,
인연의 맥락에 그 정의를 적용해보면 호환되지 않는 관계란 -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줄 수 없고 상대방이 가진 것을 받을 수 없다 사이쯤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쉽다.
이 멋들어지게 예쁜 아이패드 2세대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기기를 쓴다.
뭐 다들 그러고 살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