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의 내 첫 자취방 -
고마웠어.
내 많은 고민과, 나태와, 눈물과, 혼잣말을 삼켜줘서.
술과 우울에 먹혀 흐트러진 날 숨겨줘서.
몇 달에 한 번씩 난리를 치며 구조를 바꿔대는 내내 예뻐줘서.
제때 돈을 내지 않아 전기, 가스, 물이 한 번씩 끊겨도 잘 버텨줘서.
말소리와 음악 소리를 꼬옥 품고 내보내지 않아 줘서.
퇴근 후 지치고 심심한 날 내보내지 않고 품어줘서.
해가 드는 날이면 햇살을 전해주고,
비가 오는 날이면 빗소리를 들려줘서.
필연적인 외로움을 알려주어서.
그 안에서 포근히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해 줘서.
온전한 독립을 향해가는 날 응원해줘서 -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