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인(Bizign)’은 ‘비즈니스 디자인(Biz + Design)’의 합성어이다. 이는 필자가 만든 신조어이다. 앞에서 언급한 부캐, 멀티페르소나와 같은 신조어처럼, 비즈니스 디자인의 개념은 이미 존재하였으나, 필자가 이를 ‘비자인’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비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필자의 스승인 마스다 무네아키는 앞으로 모든 사람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스승인 다니엘 핑크 역시 풍요의 시대에 차별화를 위해서는 ‘디자인’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필자는 ‘비자이너’로서 ‘비전을 비즈니스로 디자인하여, 원선을 세공해 삶의 가치를 더하다’는 철학적 브랜딩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비자인은 ‘비즈니스 영역’과 ‘디자인 영역’으로 나눠져 있다. 마크 조이너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에서 ‘비즈니스는 제안이다’라고 말했다. 퀴드 프로 쿠어(quid pro quo), 즉 주어야 받는다고 말한다. 이는 밥 버그, 존 데이비드 만의 <기버, The Go Giver Sell More>에서 나오는 5가지 법칙 중 ‘가치의 법칙’과도 일맥상통한다. ‘가치의 법칙’은 당신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이 받는 대가보다 얼마나 많은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럼 ‘무엇을 제안하는가’가 중요하다. 필자는 비자인(비즈니스+디자인)을 통해 먼저 비즈니스를 ‘더 나은 삶의 가능성을 제안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디자인이란 ‘더 나은 삶의 가능성을 가시화하여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진행형의 활동’으로 정의 내렸다. 비즈니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의 영역으로 사업가의 미션, 핵심가치, 비전으로 이루어졌다. 이 추상의 영역을 눈에 보이는 영역으로 ‘가시화’ 시키는 것이 바로 디자인의 영역이다. 디자인 활동을 진행형으로 표현한 것은 고객의 욕구가 계속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활동 역시 계속 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비자인의 의미를 반영하여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비자인 캠퍼스의 로고는 뿌리깊은 나무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는 바로 비즈니스의 본질인 미션, 핵심가치, 비전에 해당한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나무 부분이 바로 디자인의 영역인 것이다. 변화하는 영역인 나무에는 잎도 나고, 꽃도 피고, 열매도 맺게 된다. 그리고 씨앗이 주변으로 날아가 또 다른 곳에 뿌리를 내려 영역을 확장해 숲을 만들 수도 있다. 이 눈에 보이는 영역이 바로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브랜드 경험이 된다.
비자인을 하는 방법은 바로 ‘나’에서 출발해야 한다. 시장에서 출발하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시장에서 뜨는 게 뭐야?’ 하며 시장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이렇게 하는 것은 비자인이 아니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도 없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에는 두 개의 원이 있다. 더 큰 기반이 되는 것이 사명이며, 그 사명 위에서 나의 핵심가치와 핵심역량이 있다. 그리고 오른 쪽에 시장(고객)의 욕구와 욕망이 있다. 방향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즉, 나의 핵심가치와 핵심역량으로 시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더 나은 가능성을 제안하는 것이 비즈니스이고, 이를 구체화하는 것이 비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