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정황을 살펴보니 이전 1번 글의 주인공인 영통 화면 너머 남자 사람은 '72시간 영상통화'를 기뻐서 하는 건 아니다. 결국 본질은 시키니까 하는 것인데. 이 친구가 특별히 다정하거나 주장을 잘 안 하는 사람일까? 유일하게 특별한 성격인가? 그렇지 않다. 이미 그의 온라인 밥친구의 존재로 인해 '72시간 영통' 케이스는 1개가 아니라 2개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협상력이 떨어지게 된 연유가 있을 거다.
주변 20대 초중반을 관찰해 보면 여기서 연애할 때는 남성, 여성 사이에 힘의 불균형이 선명하게 눈에 보인다. 대체로 대학 다니거나, 사무직인 사람 중심으로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을 선택... 간택하는 패턴이 상당히 강력하게 존재하는 듯하다. 연애의 시작뿐 아니라 유지, 운영에 있어서도 주요 의사결정은 주로 여자분들이 하는 것 같다.
대단한 문화적 이유도 있을 수 있지만, 근본 원인은 심플하다. 숫자가 안 맞다. 2023년 출생성비를 보면 여자 100명당 남자 112명이다. 이것도 낮아진 거라서 2022년에는 113.7이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도 교실에 남자 애들이 훨씬 많았는데 여기도 똑같다. 베트남은 20대 이하 기준, 엄청 남초 국가다. (할아버지보다는 할머니가 더 많다). 아마 베트남 인구의 특성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총계 1억이 넘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가 인구의 과반이 30세 이하라는 것(평균 32세)이라는 거라면 세 번째는 30세 이하가 극심한 남초라는 것 아닐까 싶다.
내 보기엔 결국 2024년의 연애라는 건 근본적으로 개인 간 거래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나 마찬가지고. 여기도 마찬가지다. 거래의 양상을 지배하는 1원칙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 아니겠는가. 누가 착하고 악하고 문화가 어떻니 뭐 그런 인간의 사정이랑은 관계없는 자연법칙 같은 거지. 엔트로피 법칙 마냥. 여기 10대 20대 남자들은 연애만큼은 헬모드로 시작해야 되는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