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을 놓치지 마라, 그것이 너희의 힘이다
내일의 너희에게 남기는 이야기
“고3까지만 열심히 하면 된다.”
“대학만 가면 다 해결된다.”
아빠가 어릴 때 자주 들었던 어른들의 말이야.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어.
대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고,
오히려 대학 이후가 더 치열한 배움의 시간이었어.
지난 글에서 아빠는 어릴 때 공부가 싫었다는
이야기를 했었지?
이번에는 그 이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아빠는 원래 공학도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야.
지금 너희가 아는 아빠는 기획 일을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어.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공부가 아빠한테 다가오는 것이 조금씩 달라졌었어. 대학 진학 같은 진부한 이유 말고
다양한 명분들이 생겨났던 것 같아.
그러다 보니 학습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면서 자연스레 성적도 챙길 수 있었어.
(그렇다고 어디다 자랑할 정도는 아니야ㅎ)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필요성을 조금씩 느끼게 된 거지.
대학원에 들어가서는 더 확실해졌어.
발표, 논문, 연구.
밤새 연구실에 앉아 연구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
힘들었지만, 즐거웠고 그 시간이 결국은
아빠를 많이 키웠던 것 같아.
그러면 사회생활 나가면 이제 공부는 끝이었을까?
절대 그렇지 않았어. 이때부터는 일절 아무도
간섭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는 사람들이 없지만
여기부터는 생계가 걸리는 문제기도 해. 옛날에는
어떤 직장이든 성실하고 열심히 하면 되는
시대였을지 모르지만 지금 아빠 세대에서는 더
치열하고, 갈수록 더 심해질 것 같아.
직장에 다니면서는 훨씬 더 공부할 범위와 양이
많아졌고, 게다가 더 중요한 건 정답이 없었어.
그렇게 약 10년 동안 엔지니어, 연구원으로 살았고,
그때는 매일 문제를 풀고 기술을 배우며 멋진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에 매달렸었지.
그 경험이 지금 아빠의 바탕이 되어주고 있어.
아빠는 엔지니어로만은 부족하다고 생각해
다시 대학원에 들어가 직장을 다니면서
경영학을 공부하기도 했고 그게 현재 아빠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되어줬지.
얘기가 나의 회고록 같은 느낌이 물씬 나지만
중요한 메시지는
"공부에는 끝이 없다"
그러니 애당초 그런 기대는 접어야 함을 일러둘게.
다소 불편한 진실일 수 있지만 그만큼 스스로
명분과 목표를 잡는 게 중요할 것이고, 커가면서
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가감 없이 해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
언제든 다 큰 어른의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다른 데서 헤매지 말고
아빠한테 올 수 있기를 바라며.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공부는 계속되는 중이란다.
요즘은 배워야 할 것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끊임없이 생겨나는 시대야.
조금이나마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를 하기 위한 재테크, AI나 자율주행 같은 새로운 기술 분야,
마라톤이나 골프처럼 개인적으로 아빠가 관심
있어하는 것들. 시간은 항상 부족하지만,
틈틈이 조금씩 배우려고 해.
다 하지 못하더라도 하는 만큼은 내 안에 쌓이고
언젠가 힘이 된다고 믿어.
아빠가 계속 배우는 건 단순한 습관이라기보다
성장에 대한 갈망 때문인 것 같아.
조금 더 멀리 가보고 싶은 마음.
열심히 산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열심히 살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건
확실한 것 같기도 해.
그게 아빠를 늘 공부로 이끌고 있는 것 같아.
너희를 보면서도 같은 걸 느낀다.
큰 애는 과학 실험을 참 좋아해
엉뚱하다 싶을 만큼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엄마한테 혼나기도 하지만,
그 호기심은 꼭 지켜야 할 보물이야.
둘째는 섬세하고, 예체능 쪽으로 도전하는 힘이 커.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내고
몰입하는 모습이 참 자랑스럽기도 하지.
이미 너희 안에는 배우려는 힘이 자리 잡고 있는 거라고 아빠는 굳게 믿고 있고(싶고)
앞으로도 그 힘을 놓치지 않아야 해.
궁금한 건 흘려보내지 말고,
찾아보고, 물어보고, 기록해라.
그게 진짜 배움의 시작이야.
AI 시대에는 이게 더 중요할 거야.
챗GPT 같은 인공지능이 많은 답을 대신 내놓고 있어.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무엇을 묻느냐라는 건데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만들고,
좋은 질문이 새로운 길을 연다.
그리고 그 질문을 하려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배움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다기보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인 것 같아.
고민이 호기심으로,
호기심이 배움으로,
그 배움이 다시 성장을 부른다.
아빠는 그게 배움의 본질이라고 믿어.
너희도 언젠가 스스로에게 물을 날이 오겠지.
“내가 더 하고 싶은 게 있나?”
“내가 더 올라가 보고 싶은 곳이 있나?”
그때 자신 있게 “Yes”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싫을 때도 있겠지만, 그 속에는 반드시 의미가 숨어 있을 것이고 그 의미가 너희를 단단하게 만들 거야.
아빠도 여전히 그 길 위에 있어.
하고 싶은 건 많고, 시간은 늘 모자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고 나아가려는 이유는 단 하나.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고맙다고
말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
오늘 전하는 글을 보면 아빠가 엄청 열정적이고 열심히인가 보다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너희가 이 글을 읽고 있는 동안
방에서 낮잠을 즐기거나 전날 술자리 영향으로 헤매고
있을지도 모르지.
다만 이런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면서 아빠 입장에서는
스스로 현실을 상기시키고,
너희들에겐 몇 년 후 조금이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기반으로 적어 내려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