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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여름 남쪽 길 위에서 #7

돌아가는 길 일상으로 가져갈 기억들

by 꿀아빠

여행 마지막 날 아침, 아이들은 어김없이 7시면 일어나서부터 즈그들끼리 뭔가 사부작사부작하고 놀고 있다.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는 날이라 게으름을

좀 부려보려 했으나 이내
창밖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호수 풍경이 잠을 깨운다.

창문 너머로 본 옥정호는 고요했다.
멀리 산자락이 호수를 감싸고, 물결은 잔잔하게 빛을 반사하고 있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는

천천히 시작되었다.


짐을 챙겨 나온 뒤, 우리는 옥정호 출렁다리라는 곳을

향했다. 우리는 가족여행 시 내가 주요 동선과 숙박을 담당하고 와이프가 거기에 디테일을 더한다.

이번 코스도 그 디테일에서 시작되었다.
멀리서 볼 때는 튼튼해 보였는데,
막상 걸어보니 출렁임이 전해졌다.
아이들은 놀이기구를 타듯 즐거워했고,
둘째는 피곤하다고 투덜투덜되지만

끝까지 잘 걸어주었다. 생각해 보니 여행 내내 최소 만 걸음 이상씩은 걸어왔고 애들은 심지어

치열하게 놀고 수영까지 해였으니 이해가 되기도 한다.

sticker sticker



다리를 건너 들어간 붕어섬 생태공원은 기대 이상이었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었고,

숲놀이터도 있었다.
아이들은 집라인을 번갈아 타며 즐거워했다.
마지막 날임에도 활발하게 뛰어노는 모습이 대견했다.

(서로 투닥대지만 않으면 금상첨화겠건만ㅎ)

햇볕은 강했지만 하늘은 그만큼 맑았다.
호수와 산,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여행의 끝을 채워준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나는 다시 출근을 하고, 아이들은 학교와 유치원으로 향하겠지. 다시 분주한 일상이 시작되겠지만,
이번 6박 7일 동안의 여정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길 위에서 본 풍경, 새롭게 배운 것들,
아이들과 함께 나눈 웃음소리와 짧은 대화들.
이 모든 조각들이 모여 여행을 완성한다.


2025년 "늦은 여름, 남쪽 길에서"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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