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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K 박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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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ist Jan 30. 2021

ZOOM 대학원생의 복학신청을 하면서

이번 학기에도 온라인 학생이 되었다.

2019년 봄. 박사과정 입학 당시에는 오프라인 박사생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이버 학생이 되었다. 회사가 충청도에 있어 급하게 4시 시외버스를 타고 겨우 6시 수업에 골인하여 수업을 듣던 시간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ZOOM을 켜서 카페에서 수업을 듣는 ZOOM Student가 되어있었다. 작년 1학기 개강 시, 한 두 달이면 끝날 것 같던 코로나는 2020년 2학기에도 안 끝나더니, 이번 학기 역시 ZOOM으로 수업을 듣게 만들었다.


최근 뉴스를 봤는데 ZOOM 증후군(ZOOM Fatigue)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한다. 필자는 학창 시절에도 온라인 강의를 꺼려해서 집중하지 못하고 피곤해하는 사람이라 뉴스 제목부터 완전 공감 100점이었다. 그리고 나의 피곤함을 몰라주는 코로나와 학교에게 왠지 모르게 섭섭함을 느끼기 시작하며, 그래도 더 늦지 않게 졸업하기 위해 복학 등록을 진행했다. 물론 자발적으로 박사학위를 시작한 나는 억울하지 않지만, 온라인으로 하루 종일 수업을 듣고, 집에서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은 또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을 하며 정신승리를 외친다.


사실 ZOOM으로 피곤하긴 하지만,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주는 장점도 있다. 적어도 1시간 30분씩 소요하던 통학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그만큼 내 생활이 늘어났다. 그리고 강의 선택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업도 들을 수 있고, 해외 개최 세미나들도 아무렇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공부뿐만 아니라, 업무적으로도 불필요한 국내외 출장들이 줄어들고 있고, 드디어 공공에서도 '효율성'을 따지게 되었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해 참 스마트해진 것 부정할 수 없다.


물론, 교육 입장에서 본다면 '효과성' 측면에서 오프라인을 좋아하는 나에게 효율은 떨어지긴 했지만, 모든 상황에는 장단점이 존재하기에 그럼에도 공부를 열심히 안 하는 나에게 채찍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근데 학비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랜만에 지도교수님을 ZOOM으로 만났고 그냥 공부를 안 하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깊은 반성으로 마친다. 지금 ZOOM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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