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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ist Mar 01. 2021

내가 궁금한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소중한 것!

회사와 박사를 동시에 하는 중 세 번째 연구를 마치며...

설 연휴에 급하게 시작하여, 연휴 다음 날 초안을 마무리하고, 공동저자와 교수님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정하여 결국 한 학회지에 투고를 완료했다. 연휴 내에 끝내겠다는 다짐으로 충분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급하게 적어댔지만, 내가 궁금한 것 위주로 분석한 논문이라 뜻깊고, '완성된 논문'이 가장 좋은 논문이라는 말로 정신 승리하고 있는 중이다. 


이 연구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연구에 대한 호기심 보다는 뭔가를 잊고, 집중을 하기 위해서였다. 컨디션이 한 95% 정도 올라온 것 같긴 하지만, 5% 정도는 아직이라 사람들의 부정적인 느낌의 이야기를 10분 정도만 듣기 시작하면 머리가 아파왔다. 예전 같으면 크게 문제가 없었던 것 같은데, 일단 에너지를 뺏어가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피해지고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아졌다. 좋은 변화인지 안 좋은 변화인지 모르겠지만 피하는 것이 오히려 더 편했다. 좋은 변화라고 볼 수 있는 건 죽어도 안 읽던 책을 읽기 시작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인터넷으로 내 연구주제를 찾곤 했다. 그리고 이렇게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를 더 열심히 쓰기 시작했다. 뭔가 잊기 위해 집중한다는 말이 공감됐다.


이 연구 역시도 설 연휴 가족들과 보낼 시간도 좋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버리면 나 자신이 조금 힘들 것이라 추측되어서(역시나 결과도 그랬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찍어내듯 논문을 쓰기 시작하며 잡 생각이 거의 나지 않을만큼 집중했다. 학위 논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시기이긴 하지만, 이 논문을 쓰면서 잊고, 집중하는 게 우선이었고 다른 바람도 있었다. 해당 주제로 짧게나마 공부를 하며 정리하고 싶은 마음, 설 연휴에 생산적인 일을 해 자신감도 키우고 싶은 마음, 언제 떠날지 모르는 회사에서 더 늦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해보고 싶은 마음 등... 즉, 뭔가 나중에 억울한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냉정하게 사실 학회지 관련 졸업요건은 맞추었기에 굳이 사서 고생하지 않아도 되었고, KCI에 논문이 한 건 더 오른다고 내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다. 그리고 내가 조금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어/영어로 뭔가 있어 보이는 이름'의 학회지에 실리고 싶은 생각은 주위에서도 그러지만, IF가 있어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냉정하게 중요하지 않은 프로세스에서 내가 이 프로세스를 강행한 이유는 존재했다. 누군가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 중요한 것이 있고, 무엇보다도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을 포함해서 3번째 학회 논문을 쓰는 것이지만, 이 과정에 느끼는 점은 조금 달랐다. 가장 큰 건 위안인데,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을 때라 그래도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생겼다. 그리고 연구관련해서도 조금은 성장됨을 느꼈다. 빨리 쓸 수 있게 된 것도 있지만, 매번 애매한 방법론으로 애매한 결론을 내다가, 이번에는 통계까지 돌려가며 써보았더니 '통계 Table'만 보면 진절머리 나던 나에게 조금 희망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내가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으로 풀어가서 억울한 생각이 없음을 느꼈다. 아직 학회지 결과가 나오려면 제법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이 과정 속에서 성장한 나를 발견하여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제 진짜 내 학위논문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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