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K 박사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ewist Mar 10. 2021

연구계획서를 드디어 '컨펌'받았다.

연구계획 제출과 잠수의 반복에서 교수님의 오케이 사인!

직장인 박사생이 되고, 교수님께 한 3-4번 정도 연구계획서를 겁 없이 들이 내밀 었다. 우리 교수님이 참 좋은 건 겁 없이 들이대는 나에게 윽박지를 법도 한데, 항상 좋은 말로 이야기해주신다는 것이다. 교수님이 괜히 교수님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인간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나는 다른 건 몰라도 멍청하지만 겁이 없는 건 일인자이다. 그래서, 일단 잘 들이댄다. (과거다. 현재는 아닐지도) 박사과정의 시작도 그랬다. 논문 하나 제대로 읽지 않았던 내가 논문에 '논'을 몰랐으니깐 시작했지, 이렇게 고단한 과정이 시작될 줄 알았다면 과연 시작했을까 싶다. 계속된 도발은 박사 개강 첫날부터 시작됐다. 우리 학교는 4학기가 끝나야 지도교수님을 선정하는데, 나는 멍청하고 겁이 없어 박사 입학식 날 우리 지도교수님이라고 30명 앞에서 이야기해버리고, 2학기 때부터 졸업 논문계획서를 계속 제출했다. 그때마다 교수님은유하게 둘러서 다시 생각할 것을 권고하였고, 항상 생각만 하고 한두 달씩 잠수를 타곤 했다.


입학할 때 하고 싶었던 연구가 있었는데, 그건 안 하는 편이 좋겠다고 첫 학기에 마음먹었다.(포기가 매우 빠르다) 바로 졸업하기 위해 다른 주제를 고민하였고, 마침 교수님이 질문을 하나 주셨다. 그리고 그 질문 하나가 나를 공부하고, 연구하게끔 엄청난 원동력이 되었다. 정말 우연히도 교수님의 최근 관심사와 나의 관심사가 딱 들어맞았고, 그 주제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할 시간도 많아지고,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상황들도 생기며 잠수가 없어졌다. 논문에 대한 아무 생각이 없던 내가 작년에 두 건, 올해 한 건 학회지에 투고하면서 교수님을 통해 조금씩 연구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회사 친한 형에게 정말 과외 같은 피드백을 받으며 그렇게 나의 계획을 어찌어찌 채워나갔다.


입학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논문들을 읽고, 내 연구계획을 다듬고... 오늘 드디어 교수님께 연구계획서를 전달드리며 간단하게 설명드렸더니, 연구해도 되겠다는 '오케이'를 들었다. 아직 계획이 부족하고, 내가 놓친 관점들이 있어 피드백도 받으며 많이 부족함을 느꼈지만, 그래도 주제를 잡고 컨펌을 받았다는 것에 오늘은 만족하고 싶다. 내가 연구하는 주제 자체가 아프리카 창업 생태계 쪽이라 연구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는 예상이 된다. 그리고 이건 계획일 뿐이고, 연구가 더 힘들 것이다. 그래도 내가 계획한 기간 동안 내 멘탈이 잘 버텨주길 바란다. 그리고 올해 무던하게 회사 일이 잘 마무리되고, 내 공부에 크게 지장이 없길 기도도 한다. 일이 더 중요하긴 하겠지만, 학교 공부가 더 재밌어서... 그리고, 미련이 크게 남질 않아서...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궁금한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소중한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