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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K 박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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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ist Mar 21. 2021

점점 모르는게 더 많아지는 것같다.

척척박사를기대했는데,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 걸 자각하는 시기

사실 척척박사가 되고 싶어, 박사를 시작했지만 오히려 내가 너무 모르는 게 많구나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주제를 잡아서, 본격적으로 논문을 쓰려고 하고 있지만, 새로운 논문을 읽을 때마다 내가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렇게 써도 되는지에 대해서 고민이 생기기 시작한다. 겁이 없었기에 시작되었던 이 험난한 과정들이 언제 끝이 날까 갑자기 숨이 막혀왔다.


갑자기 부모님이 나에게 자주 하는 말 중에 '겸손해라'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겸손을 너무 강조해서 피곤하다고 생각했던 1인이지만, 요즈음에는 왜 그 겸손이 필요한지 어느 정도는 알 것 같다. 내가 아는 것과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야 함을 깨닫고 있고, 무엇인가의 견해와 의견을 낼 때는 오히려 들어주고, 가만히 있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으니깐.


회사에서도 점점 모르는 상황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직급이나 경력으로 생각을 닫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게 아닐 수도 있는데'라며 생각하기도 하지만, 내가 이 이야기를 설득할 만큼 모르는 게 많음을 느낀다. 그리고, 나 자신 역시 프로젝트를 한 2-3회 사이클을 돌리면, 뭔가를 이제 눈감고도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다가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면 또 낙담하곤 한다. 그리고, '아직 내가 모르는 게 많구나, 아직 배워야 할 게 너무 많구나'라는 생각으로 멘탈을 챙긴다.


지인이나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비슷하다. 매번 사람들은 겪어봐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나 자신도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알겠냐고 정신승리를 한다. 하지만, 뭔가의 만남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단정을 짓는 사람들을 보면, 예전에는 자신감 있어 보이고 확실해 보여 깔끔해 보였지만, 조금 더 상황을 열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내면으로 한다. 그리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 변하지 않을 본인의 답변이 정해져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나면, 그냥 '이야기하지 말걸'이라는 생각과 함께 사람을 잘 못 보는 나의 무지에 반성을 한다. 그리고, 일단 조금은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문득, 회사에서의 보고서나 예전에 집필했던 책을 보았다. 나의 문체는 사실 좀 센 편이라고 많이 들었는데, '정답은 000이다'라는 식으로 마무리하곤 했던 것 같다. 뭔가 그때 당시에는 결론이라고 생각했던 내용들이 사실 아닌 경우도 참 많은데, 조금은 성급하지 않았냐는 생각이 들면서 이불 킥을 예상한다. 


왜 이렇게 점점 더 몰라지는 것이고, 점점 더 확신이 없어지는 것일까? 이게 나이가 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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