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K 일반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ewist Mar 07. 2021

지금 필요한 건 '회상'과 '공감'

코로나시대의 브레이브걸스 '롤린' 역주행과 미스트롯 '양지은' 우승 의미

현재 많은 사람들이 지쳐있는 상태이다. 나도 지금 너무 지쳐있고, 옆에 있는 사람들도 너무나 지쳐있다. 집 밖 활동이 급격하게 줄어드면서,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나와 너의 필수품인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대한 사용시간이 늘어나고, 이 두 가지 기기를 통해 우리는 즐길거리를 찾고 있다. 미래만 보고 달리던 우리 K-민족들에게 핸드폰이나 SNS 플랫폼에서 갑자기 알려주는 '2년 전 오늘'의 여행 사진들은 일상이 가능했던 과거의 일상생활을 그립게 만든다. 그리고 당장 못 가는 상황에서 해외에 있는 K-유튜버들이나 외국인들의 영상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연일 터지는 연예인 '학폭 논란'도 유사한 측면으로 보인다. 과거의 일들에 대한 회상 속에서 피해자에 대한 공감으로 확대되면서 연일 사건들이 터지고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미래를 보기만 바빴던 우리에게 과거를 바라보고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런 뒤숭숭한 상황 속에서 브레이브걸스의 '롤린'과 미스 트롯의 '양지은' 우승은 '회상'과 '공감'이라는 측면을 가장 잘 보여주며 '신드롬'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2021년 대박 사건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먼저 우리나라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 1위(3.6일 밤 9시 기준)를 기록한 브레이브걸스 '롤린'이다. 브레이브걸스는 2011년에 데뷔한 그룹이며, 여러 차례 멤버 변화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4인조 걸그룹이다. 멤버 중 한 명은 불과 2주 전만 해도 은퇴를 결심하고, 다른 직업을 생각 중이라는 라이브 방송에서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갑자기 본인들의 2017년 노래가 순식간에 일명 '떡상'해 버렸다. 이 노래가 갑자기 흥행한 이유의 중심에는 '회상'과 '공감'에 있다고 본다. 처음 바이럴 시킨 주요 원동력은 전역 군인들이며, 그들의 군대에서 추억이 될 것이다. 일명 '군통령'으로 불렸던 이들이 갑자기 한 유튜버의 편집 영상이 바이럴 되면서 전 국민들에게 순식간에 퍼졌다. 과거의 군대에 대한 힘들었을 때 웃을 수 있었던 노래에 대한 '회상', 그리고 함께 현 상황을 이겨내고 싶은 '공감'이 딱 들어맞은 것이다. 노래도 너무 좋은 이유도 있지만, 하나의 공감으로 통해서 결국 목표인 '멜론 1위'의 성취를 K-국민이 만들어낸다.


다음은 목요일 밤은 공부를 안 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준 '미스트롯'의 양지은 우승이다. 준결승 전에서 탈락했다가 학폭 논란으로 하차한 참가자를 대신해 생방송 전날 긴급 투입된 제주도에 거주하는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이다. '효녀' 양지은은 많은 시청자들의 부모님의 이야기는 과거 힘들었던 가족과 관련된 상황을 '회상'했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현재 K-민족들의 상황은 국민적 '공감'을 넘어 '지지'를 받았다. 그녀의 엄청난 노래 실력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자가 되기에 충분했을 뿐만 아니라, 부모님에 대한 지극정성한 효심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평범한' 그녀의 스토리는 어떻게 보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싶은 '평범한' K-민족의 이야기였다. 심지어 마지막 결승전 노래는 같이 참여한 참가자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느데 마치 나를 위한 노래같았고, 나 역시도 가족에 대한 '회상' 그리고 '공감'을 통해 양지은을 현 상황에 이입하였다. 그렇게 전 국민투표로 그녀를 '미스트롯 진'으로 만들었다.


코로나로 정말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1년 사이에 너무 바뀌어버린 현실에 미래를 바라보기가 두려워 과거에 대한 행복했던 '회상'을 하고, 그 상황들에 대해서 '공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우리 K-민족들은 앞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멈춤 상황이 적응이 되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성취하려는 상황들은 우리의 문화를 잘 대변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마스크를 벗고 환하게 웃는 K-민족의 미래를 그려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싸가 되길 포기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