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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K 박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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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ist Apr 26. 2021

지금 당장이라도 설문을 받으러 가고 싶다.

코로나 시대의 방구석 연구자로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

거의 한 달째 4시 퇴근을 하고, 시차가 6시간, 7시간, 8시간 차이나는 케냐, 남아공, 나이지리아 전문가들이 어서 출근하고 나의 설문에 답해주길 바라며 책상에 앉는다. 오늘은 전문가 델파이 연구의 마지막 날인데 관련 설문이 아직 몇 개가 들어오지 않아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중간 리마인더도 보내고, 링크드인 DM을 통해서도 간곡히 부탁하는 중인데 국가별로 한 명씩 사이좋게 답변을 보내지 않고 있다. 연구 대상자가 분명히 링크드인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데 안타깝게도 나의 간절한 쪽지는 읽지 않고 있다.


1차 연구에서도 그랬지만, 뭔가 조마조마한 상황들이 참 아쉽다. 코로나 시대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여행이든, 연구를 위해서든 가보았을 것 같은데 방구석에 앉아서 궁금한 것을 해결하니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현재 상황을 봐서는 어쩔 수가 없기에 그 상황에 맞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지에 있으면 당장이라도 찾아가서 답변을 받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많이 배우는 과정이다. 설사, 연구를 진행하면서 내가 예상했던 내용과 다른 결과를 얻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중요치 않을 수도 있고, 반대의 상황일 경우도 많음을 느끼며 아직도 많이 부족한 나 자신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음 하지만 그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운전할 때와 마찬가지로 논문을 쓸 때 나는 또 한 번 겸손해진다. 이 과정에서 내가 몰랐던 것들은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 참 감사하고, 내가 관심있는 국가는 퇴근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한국 시간으로는 지금 잠을 청해야 할 시간이지만, 아직 받지 못한 3개의 답변이 어서 오길 기다리다 보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아마도 이번 달 대부분을 그렇게 보냈듯이 새벽에도 잠깐씩 깨어나 메일을 확인하며, 답변이 오면 기쁜 마음으로 잠을 더 자고, 답변이 안 오면 뭔가 속상한 마음으로 잠을 청하곤 할 것 같다. 오늘이 마지막인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나라별로 한 명씩 제출을 안 하고 있는 것도 너무 재밌다. 늦게라도 답변을 꼭 보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면 Closed가 되어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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