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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ist Jun 12. 2021

회사에서의 완전한 관계는 없다고 느낄 때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래도 마음의 벽을 쌓으며...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요즘은 사람이 무서워지곤 한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사람을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분명히 달라진 건 웬만하면 웃어넘기고 그냥 좋게 좋게 넘어가고 싶었던 나 자신이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잘 못 챙기는데 불편한 사람들을 신경 쓰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정신 승리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먼저 피하는 것은 괜찮고, 상대편이 나를 반대로 피한다고 느껴지면 또 의기소침해진다. 내 업보임에도 불구하고 내 감정도 내 태도도 그대로 반영된다.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기에 자기 자신의 생각을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나는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내가 부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즉, 내가 부당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그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또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맺지 않았으면 서로에게 기대를 하지도 않고, 실망도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항상 어중간한 회사에서의 관계는 긁어 부스럼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면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상황들은 가끔씩 일어났고, 또 잊히며 살아진다. 몇 번을 곱씹으며 상처가 되다가도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히며, 대부분은 그렇게 기억 속에 잊히고, 다시 만나지 않은 관계가 되며 기억 속에 사라진다. 반대로 정말 좋은 관계에 있던 사람들 역시 기억 속에 잊히기 마련이고, 좋았던 관계도 회사에서는 언제 부당한 관계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회사에서 만났던 인연들의 대부분은 휘발성이 대부분임을 잦은 이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매번 상황들이 발생하면 스트레스를 또 받는다.


그래서 요즘 확실히 느끼는 것은 서로의 관계는 일방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선을 그으면 반대에서도 그 선을 그을 수밖에 없고, 그 관계는 확실히 멀어지기 시작한다. 나에게 집중을 하면 집중할수록 그 선은 더 강해지고 본인은 더 외로워진다. 반면 더 오지랖을 부릴 일들은 없어져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특히 회사에서의 인간관계에 완전한 관계는 없다. 그리고 이분법적으로 관계를 나누는 것도 정답인지 아닌지 모른다. 그래서 도가 지나치면 삐끗하기 마련이라 '중간'이라는 최선의 답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왜 나이가 들면 사람들이 조용해지는지, 그리고 말 한마디를 신중하게 하는지를 알 것 같다. 말하지 않는 편이 더 좋음을 알고 있는 것 같은 연륜의 느낌이다. 난 그렇게 오늘도 일단은 회피하고 본다. 그리고 스스로 상처를 받을 각오를 한다. 왜? 미련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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