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공부만 한카캉스휴가
이른 여름휴가를 보냈다. 이유는 박사 종합시험(미국에서는 퀄이라고 한단)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작년 상반기에 2과목을 패스했고, 이번 학기에 2과목을 보았다. 한 과목은 작년에 Fail 했던 과목이라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잘 채워 넣은 것 같다. 부디 이번에는 합격하길...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름 공부도 한 것 같고, 회사와 떨어져 내 개인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 것 같다. 매일 아침에 카페로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했다. 머리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앉아있었다.
작년에도 아마 졸업시험을 위해서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고, 논문을 준비했던 것 같다. 그때는 호캉스 바람이 불어서 영종도에 호텔을 빌려서 그냥 호텔에서 잠만 잔 기억이 있다. 이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에게 여름휴가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여행을 가지 못해 정신적인 위기이기도 하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번 여름방학 때 내가 기대했던 것은 아무에게도 연락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사실 연락은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또 내가 잘 못 메일을 체크하고, 메신저를 체크하는 바람에 몇 시간은 일을 하기도 했다. 이 정도는 양호하다 정신 승리한다.
사실 휴가와 관련해서 예전 회사와 지금 회사는 조금 다르다. 예전 회사의 사수는 내 메일 아이디와 비번을 공유해가며 바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고, 나 역시도 사수가 휴가 거나 부재할 때 그 일을 처리했다. 혹시나 메일을 서로 확인할까 빠르게 보고 회신하려고 노력했던 예전의 배려들이 약간 그립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기에..
이렇게 6월에 여름휴가를 사용했다. 물론 나에게 남은 연차들이 많아서 기회가 될 때마다 사용할 예정이다. 나에게 국내 여행이라는 선물을 주기도 할 것 같고, 내 프로포절을 위해서도 할애할 예정이며, 코로나가 바꿔놓은 세상이 나를 학구열에 가득 차게 만들고 있다. 물들어 올때 저으라고, 되도록이면 빠르게 내 연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