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 앞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전공이 미디어학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 뭔가 2시간 동안 좁은 공간에 앉아있는 것이 답답하기도 하였고,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할 생각이 들진 않았다. 최근 코 시국에 영화관 가는 것도 조금 무섭기도 하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워낙 잘 나오기도 하여 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집에 빔프로젝터를 저렴하게 들여두어서 집에서 드러누워(?) 있는 시간이 더 편한 시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나에게도 변화의 시간이 생겼다. 친한 직장동료가 나에게 '모가디슈'를 꼭 보라고 추천을 했다. 연유는 영화를 보면서 아프리카와 관련하여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내가 생각났다고, 아마도 영화를 보며 생각이 변할 것이라고 했다. 뭔가 일이나 공부에서 나에게 신선한 자극이 필요한 것 같아, 고민하지 않고 집 앞 영화관을 예매부터 진행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영화관이 있는데 사실 몇 번 가지 않아서 어색하기도 했고, 코로나 시국에 영화를 보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래도 소말리아의 수도의 이름을 딴 영화가 궁금했다. 그리고 집에서만 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지루함이 가득해 리프레시가 필요했다. 영화관 로비층에 가니, 은근히 사람이 많네?라는 생각이 들었었고, 정작 상영관에 가니 정말 사람이 없네?라는 애매한 수의 사람들과 함께했다.
처음 시작부터 강렬한 젬배 소리가 쿵쾅되더니 뭔가 쫀득한 기분이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괜히 '영화관'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며, 약간의 일탈(?)의 감정을 가지고 영화관을 찾았지만, 사실 그 이후에는 영화에 집중했던 것 같다. 영화관 팝콘이 참 맛있고, 약간 김 빠진 콜라도 맛있는데라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예전에 아무렇지 않았던 일상들이 요즘은 특별해지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이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 특별한 시간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냐고 물어본다면? 나의 답은 '아무리 모로코에서 찍은 거라 해도 엄청 힘들었을 것 같아' 그리고, '오랜만에 영화관 가니 재밌던데?' 그렇게 난 이 영화를 두 번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