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에 부딪혔을 때, 잠시 휴식하기로 하다.
가장 바빠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지만, 역량이 부족해 진행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일주일 내내 인터뷰를 듣고 전사과정을 거쳤지만, 내가 들리는 영어는 영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초안으로 진행한 것에 대해서는 인터뷰어들에게 검토를 요청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단기간 속도를 낼 일이 아니라 장기간으로 달려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다. 회사 업무 역시도 계획했던 것보다 진척이 느려지고 있지만, 조급하게 생각한다고 끝날 것 같진 않았다.
그렇게 군산을 다녀왔다. 군산을 다녀온 이유는 크게 없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 중 안 가본 곳을 가보고 싶었다. 호텔과 가고 싶은 곳 몇 곳만 생각하며 무작정 운전을 하고 군산을 갔다.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진 않았다.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었고, 이성당도 가보고 싶었고, 일본식 건물들도 한번 보고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군산은 관광지가 몰려있어 내가 원하는 것을 보고 먹는 데는 크게 오래 걸리진 않았다. 그리고, 초등학교 시절 책에서만 보았던 '새만금 간척지'를 달리고 달려, 선유도라는 섬에 도착했다. 동해처럼 아름다운 바다는 아니었을지라도 서해의 가장 큰 장점인 석양을 바다와 함께 볼 수 있었다. 회사에 있으면 사람 웃음소리를 듣는 게 조금 이상할 때가 있지만, 여행지가 좋은 점은 웃지 않는 사람들을 보는 게 이상한 느낌이 들어 신기하고 좋았다. 카페에 자리를 잡고 오랜만에 느긋하게 해가 지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더해지니 여행을 오길 잘했다 생각했다.
호텔 욕조에서 반신욕도 하고, 집보다 깨끗한 호텔에서 별생각 없이 꿀잠을 자고 회사가 있는 지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부여, 공주 같은 중소 도시들도 잠시 들렸다. 책상에 앉아있었으면 진도가 어떻게든 나갔겠지만,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잡생각들을 버리고 왔다. 단거리 레이스라고 생각했던 레이스가 중장거리일 것만 같아 마음의 준비를 한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학업과 업무의 '골인'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