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_아 맞다. 지금 코트디부아르였지?

한국과 코트디부아르가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는 상황들

by 아비장전

어느덧 출근 2주 차에 접어들었다. 영어의 한계에 부딪히면서도 생존 본능이 발휘된 덕분인지, 사무실 안에서는 나만의 색깔을 만들고 이곳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책상 앞에 앉아 업무를 시작하다 보면, 문득 내가 한국에 있는지 코트디부아르에 있는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한국에서는 충청북도 진천군에서 근무했지만, 지금은 코트디부아르의 네 번째로 높은 건물 꼭대기 층에서 유능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어 오히려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사무실 밖을 나서면 내가 코트디부아르에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상황이 많다.


운동

무엇보다 좋아하는 웨이트와 러닝을 할 곳이 마땅치 않다. 새벽에 문을 여는 헬스장도 주변에 없어 웨이트 트레이닝은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지금은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주택가를 약 3-5km 정도 달리는 게 전부다. 한국에서 점심시간마다 하던 웨이트와 간간이 즐기던 LSD 러닝은 과연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걱정은 되지만, 아비장을 돌아보면 돌아다닐수록 운동할 수 있는 곳은 충분히 많은 것 같다고 느낀다.


출퇴근길

아침 출근길 택시를 타면 한국에서 누리던 편리한 대중교통이 그리워진다. 정체된 도로 위에는 휴지나 음식을 파는 상인들이 차량 사이를 오가며 물건을 팔고, 때로는 창문을 두드리며 구걸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퇴근 후 회사 정문에서 택시를 기다릴 때면 가로등이 거의 없어 어둑한 풍경이 펼쳐지는데, 그런 공간에서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한국보다 조명은 어둡지만, 분위기만큼은 오히려 더 활기차다.


마트

여행지에서처럼 이곳에서도 마트 구경은 흥미롭다. 물가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과 다른 생활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전은 예상치 못한 경험이었다. 퇴근길에 들른 마트에서 갑자기 불이 꺼졌는데, 한국 같았으면 큰 혼란이 벌어졌을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태연히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쇼핑을 이어갔다. 가격 차이도 인상적이다. 수입 과자와 초콜릿은 한국의 3~5배라 자연스레 내 건강을 챙겨주고, 반대로 현지산 토마토와 파파야는 저렴하고 맛있어 자주 사 먹는다. 집 앞 빵집의 바게트는 한국 돈으로 500원 정도인데, 바삭하고 고소해서 과자 대신 먹기 딱 좋다.


집에 들어서면 한국과의 차이가 다시 한번 느껴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깨끗하게 정리된 공간이다. 한국에서는 청소가 늘 귀찮았는데, 이곳은 월세에 청소 서비스가 포함돼 있어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집이 정돈된다. 다만 전기는 자주 나간다. 세탁기, 에어컨, 헤어드라이어를 동시에 사용하면 금세 차단되고, 건조기를 두 시간 돌리면 두세 번은 정전이 발생한다. 물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번 주에는 러닝 전에 양치하려다 물이 끊겼다. 다행히 뛰고 돌아온 뒤에는 물이 나와 무사히 출근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뭐가 달랐었지?” 하는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이미 어느 정도 적응해서 그런지, 아니면 ‘세상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는 말처럼 본질은 같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코트디부아르 생활은 쾌적하고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결론에 다달았다.

(좌) 택시 (우) 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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