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차이일까? 업무 방식의 차이일까? 나의 문제일까?
어느덧 한 달이 지나고,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의 시간도 빠르게 지나갔다. 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교통, 쇼핑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고, 생활에 대해서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크게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스튜디오를 빨리 구했고, 일할 곳도 이미 정해져 있었고, 집 주변에 아는 사람들도 제법 생긴 덕분인 듯하다.
하지만 업무는 여전히 많이 서툴다. 개인적으로 컨설턴트로 이곳에 와서 단기간 내에 퍼포먼스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간단한 업무처럼 보였는데, 예상보다 업무에 대한 적응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 기한 내에 업무를 하는 걸 가장 우선시하며 일해왔던 나에게, 혼자가 아닌 함께 하며 늦어지는 상황들이 많아지고 있고, 참고할 내용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 상황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가장 큰 원인은 나에게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 처럼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고 피드백을 받고 싶지만, 여기서는 경험이 많은 동료들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당 기구에서 일을 처음 시작했기도 하고, 아직 업무 파악이 늦어지고 있기도 하지만, 여기의 문화와 업무의 틀을 깨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리고 지난 일주일을 제외하고는 태스크 매니저를 만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여기에 나의 언어 장벽과 확실한 가이드나 자료가 없이 일을 하다 보니 더 제체 되는 느낌이 든다.
다른 국제기구에 일하는 사람에게 고충을 이야기해 보니 "시간이 해결해 줄 거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본인은 한국의 기관에서 파견을 오거나 지원을 받고 온 것이 아니기에 모든 상황은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나를 막아 줄 '우산'이 없어서 그런지 더 답답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다르게 한국에서 갖추지 못했던 예의를 여기서 엄청 차리고 있는 아이러니함도 한 몫하고 있다. 그래서 원래의 본인과 같이 상식상 맞지 않거나 내가 아는 부분과 다르면 내 의사는 표현하기로 다짐했다. 이것도 하나의 부딪혀보는 과정임은 확실하다. 그래서 얼마 전 "이건 너 업무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라고 무작정 일을 넘기는 동료의 행동에 "너의 TOR에도 명시된 업무라 너도 해야 한다"라고 전달하기도 했고, "일을 전달할 때는 기존의 히스토리, 자료, 자세한 설명을 함께 해 달라"라고 요청도 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시점이기에 태스크 매니저에게 나의 퍼포먼스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보기로 했다.
한국의 생활에 염증을 느꼈으면서도 한국의 직장 생활과 비교하는 현재의 나 자신을 보니, 정말 한국인임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더 나아지겠다는 각오는 있지만, 이 과정이 길어지면 곤란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공존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을 알겠는데, 본인이 그 정도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문화 차이일까? 업무 방식의 차이일까?
나의 문제일까?를 고민하다 이렇게 한 달이 지났다. 요즘 나의 글들이 '위기'를 헤드라인을 잡고 있는데, '이렇게 일 년이 지났다'라는 글을 쓸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