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_코트디부아르에서 스타트업 서비스로 편리하게 살기

두 아프리카 스타트업만 알면 이동하고 구매하는데 문제는 없다.

by 아비장전

이번 주는 회사 생활 이야기보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본인이 연구했던 ‘아프리카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아주 조금 관련된 이야기일 것 같다.사실 한국에서는 '아프리카 스타트업'을 엄청나게 말하고 다녔지만, 막상 코트디부아르에 와서는 스타트업을 찾아보거나 스타트업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려는 생각을 크게 하지 않았다. 아마도 생활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덕분이기도 하고, 업무에 집중하느라 연구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탓이기도 하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을 뿐 나 역시 스타트업 서비스로 일상을 보내고 있었던 것 같아 두 스타트업 서비스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택시 애플리케이션 ‘Yango’

현지 생활을 위해 코트디부아르 전용 휴대폰을 따로 사용하고 있다. 혹시 한국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번거로울 것 같아서다. 그 휴대폰에 가장 먼저 설치한 앱은 왓츠앱, 그리고 그다음이 바로 Yango(앙고)였다. 앙고는 한국의 카카오택시와 비슷한 차량 호출 앱으로, 단순한 택시 호출뿐 아니라 물품 배송이나 상품 판매까지 제공하는 운송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이다.


살짝 기대하긴 했지만, Yango는 코트디부아르 스타트업이 아니라 UAE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현지 시장 공략에 성공해 아비장에서는 우버보다 훨씬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차량 호출 서비스다. 나 역시 9월 1일 첫 출근 날에 처음 Yango를 이용했고, 이후로는 거의 매일 사용한다. 현재 휴대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며, 한국 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해 불어를 못하는 나에게 이보다 더 편리한 서비스는 없다. 차량 호출도 가장 기본, 컴포트, 고야 등 단계별로 나뉘고, 가장 기본 택시는 에어컨도 없고 차량 상태도 많이 안 좋은 편이라 생각하면 되고, 반대로 고야의 경우 에어컨은 물론 노래도 틀어주고 친절하며 서비스가 좋다도 생각하면 된다.


다만 앙고는 가격 변동이 상당히 커서 약간의 스테레스를 주기도 한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사무실까지 보통 2,000 CFA(약 5,000원) 정도지만, 이른 새벽 시간대에는 1,600 CFA(약 4,000원)로 떨어지고, 퇴근 시간에는 9,000 CFA(약 23,000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50번 넘게 사용해 본 결과, 요금은 수요와 공급, 위치, 교통 상황 등이 모두 반영되는 구조로 보인다. 1분만 기다려도 가격이 달라지고, 몇 걸음 옮겨 위치를 다시 잡으면 요금이 변동되기도 한다. 그래서 앱의 요금 그래프가 하루 기분을 좌우할 때도 있다.



모바일머니 ‘Wave’

‘엠페사(M-Pesa)’를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모바일 머니(Mobile Money)는 일상적인 금융수단이다. 그중 Wave는 쉽게 말해 한국의 카카오페이나 토스와 비슷한 서비스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엠페사가 아닌 Wave와 통신사 Orange가 운영하는 Orange Money가 가장 널리 사용된다. Wave는 세네갈에 본사를 둔 유니콘 스타트업이며, 프랑코폰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강점을 보이는 스타트업이다.


사실 이 서비스 이용을 위해 앱을 바로 설치하지 않았다. 한 달쯤 지나 Wave로 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겨 필요에 의해 깔았는데, 은행 계좌 없이도 입금, 출금, 송금이 가능해 너무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수수료 구조를 보니 입금·출금은 무료, 송금 시에는 1%의 수수료가 붙으며, 송금할 때 수수료를 내가 낼지 받는 사람이 낼지를 선택할 수 있다.


현금 입출금은 ATM이 아닌 길가에 귀여운 Wave 마크가 있는 부띠크를 통해 이뤄진다. 즉, 에이전트인 사람을 통해서 입출금이 이루어진다. 최근에야 알게 되었지만, 다행히 근무하는 건물 안에 Wave 에이전트가 있어 밖에 나가지 않고도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더 이용도가 높아진 것 같다. 사실 오늘 아비장에서 개최되는 마라톤을 결제했는데 이 역시도 Wave로 처리했다. 즉, 오프라인 상점뿐만 아니라 온라인 결제도 이 Wave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함께 조깅하는 친구 Marcel도 스타트업 창업자다. 그는 “코트디부아르가 스타트업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 많은 창업자들이 이곳으로 온다”라며 본인도 그 이유로 왔다고 한다. 아직은 Marcel과 함께 밋업이나 네트워킹 행사에 함께 가보진 못했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코트디부아르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점점 가까워지는 기분이 든다.


아비장을 뛰면서 Orange Factory 같은 액셀러레이터나 공유오피스들을 보기도 했다. 아직은 업무 적응에 집중하느라 살펴보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그런 공간들을 직접 탐방하며 논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일상의 생태계로서의 스타트업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길에서 만나는 Wave 중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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