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_아비장에서만 할 수 있는 일 찾아보기

아비장에서 연구, 취미, 자원봉사, 공부의 흐름을 찾아서

by 아비장전

여기 와서 가장 자주 하게 되는 말 중 하나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고 해서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어느덧 하루가 끝나고, 월요일이 지나면 금요일이 다가와 있다. 뭔가를 적극적으로 배우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여전히 하나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예고 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챌린지들 앞에서 당황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예전보다 덜 흔들리는 것 같다는 점은 나름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내년에는 아쉽게 느껴질 것 같아, 주말이라도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찾아보기로 했다.


그중 하나가 연말 리서치 계획이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지난주 은행에서 열린 아프리카 기업가정신 브라운백 미팅에 참여하고 나서 ‘나도 무엇인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 연구 분야는 아프리카 스타트업이지만, 그동안 코트디부아르는 연구 범위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곳 창업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를 바탕으로 새로운 페이퍼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근처에 사는 창업자 친구에게 관련 커뮤니티를 물어보고, 코워킹 스페이스도 찾아두었다. 본인이 연구했던 국가들보다 대상자가 적을 수 있겠지만, 주말마다 천천히 진행해 볼 생각이다.


러닝과 헬스는 꾸준히 이어가고 있지만, 여기에서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아프로 댄스다. 아프로 리듬에 줌바를 함께 하는 주말 아침 클래스가 다니는 헬스장에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배웠던 만딩고 같은 춤을 더 깊게 배워보고 싶었다. 얼마 전 우연히 집 근처를 걷다가 작은 댄스 학원을 발견했고, 오늘은 인스타그램에서 보던 그곳에 직접 들러 보았다. 살사, 케이팝 등 다양한 장르를 가르치는 곳이었지만 토요일에 아프로 수업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다만 아프로 전문 학원도 따로 있을 것 같아 조금 더 찾아보려 한다.


다음은 자원봉사 활동이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취미로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해외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직장 동료들 중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고, 영어 사용 기회를 만들고 싶고, 현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한국어 자원봉사가 떠올랐다. 일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토요일에 아비장 세종학당에서 조금씩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어 교육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3년 넘게 강의를 하며 내가 잘하거나 좋아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약간의 부담은 있다.


마지막은 이곳에서 지내며 계속 숙제로 남을 것 같은 프랑스어이다. 은행의 공식 언어가 영어와 불어라 직원들에게 불어 클래스를 지원해 주는데, 원래는 컨설턴트는 지원 대상이 아니지만 부서장의 도움으로 지지난주부터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내년 7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제법 긴 여정이지만, 업무 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 참 감사하다. 은행에서도 불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실제 업무는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언어 노출은 많지 않다. 그래서 배움에 그치지 않고 주변에 있는 네이티브들과 함께 실생활에서 쓸 수 있도록 계속 부딪혀 보려고 한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것들을 시작해보려 하고 있다. 업무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시도들이 사치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더 지치지 않고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이런 생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루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빠른 아비장 타임에 잘 적응해 보길 노력해 본다.


관심 주제의 브라운 백 미팅을 직접 참여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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