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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우니맛 포도 Aug 07. 2020

동행

너에게 가는 길


20200420

동행


포도야.

포도가 생기기 전에 엄마는 아빠랑 산책하고 집에 들어오는 시간을 유난히 좋아했어.


아빠는 항상 같이 걷다가도 집 도착 하기 3m 앞에서쯤이면 겉옷을 휘날리며 집 문 앞으로 뛰어가서 비밀번호를 먼저 누르고 집 안에 들어가서 엄마를 기다렸어.

같이 걷다가도 몇 초라도 먼저 집에 들어가서 문을 열고 기다리는 아빠를 보면 엄마는 울컥할 때가 많았어.

결혼하기 전에는 일 마치고 빈 집에 혼자 들어오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제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너무 감사하더라고. 그게 사랑하는 아빠여서 더없이 행복한 거구.


그런데 요즘은 엄마 몸이 많이 무거워져서 아빠는 뛰어가는 대신 엄마 손을 잡고 한걸음 한 걸음씩 거북이 같은 엄마의 속도에 맞춰서 걸어줘. 아빠가 이제는 같이 걸어야 한데.

정말 엄마의 모든 순간을 같이 해주는 아빠가 있어서 엄마가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

우리 포도가 나오면 이제 셋이 같이 손잡고 걸어갈 날도 머지않아 오겠지?

그때가 되면 엄마, 아빠가 포도의 손을 한쪽씩 잡고 우리 포도의 속도에 맞춰서 함께 걸게.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하다 포도야.


건강하게만 나와줘 우리 아가.

쫄랑쫄랑 같이 걸을 우리 아가가 너무 보고 싶은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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