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 키워온 우리 브랜드의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보다 더 많은 정성을 쏟으며 키워왔기에 애착이 남다르다.
이 사진은 이런 부분 때문에 도달이 잘 안 될 것 같아,
이 해시태그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 빼야 되겠다 등
사진 하나, 문구 하나까지 세심하게 고르고 시간, 날씨 외에도 정말 많은 요소들을 고려한 뒤에야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그런데 그 모든 고민의 과정을 무시하고 윗선에서 '이거 올려'라며 다이렉트로 내려오는 콘텐츠들이 있다.
내 계정이면 내 맘대로 안 올릴텐데수상내역 자랑하는 콘텐츠
무슨 상을 수상했거나, 어떤 지원사업에 선정되어서 그 내용을 인스타그램에 홍보하라고 한다. 내가 쓸 수 있는 이미지는 대표님이 상패를 들고 찍은 보도사진, 상패나 상장 사진.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수상식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 수상식 현장 사진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상패, 상장 사진을 내가 직접 찍어야 할 때도 왕왕 있다.
이건 일단 이미지가 예쁘고 세련되지 않아서 본능적 거부감이 든다. 올리면 내가 잘 가꿔놓은 프로필 톤 앤 매너가 깨질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업로드하면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특히 '~수상 기념' 명분으로 이벤트까지 겸하면 이미지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는 메시지(우리 상 받았어요!!), 확실한 이벤트 명분이 더해져 좋아요, 댓글 수가 폭발한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콘텐츠는 보이는 이미지보다 콘텐츠 반응도와 계정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이미지에 대한 욕심은 완전히 버리지 못해, 딱딱한 상장이라도 어떻게든 감성을 더해 촬영하고 보정해서 올리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망할 것 같은 이벤트
예를 들면 무슨무슨 행사 리그램 이벤트 또는 윗선과 유관팀의 모든 요구사항이 합쳐져 참여 허들이 엄청 높아진 이벤트가 그러하다.
이건 올리는 내가 다 민망할 지경의 높은 허들인 경우가 많다. 상품 하나 받기 위해서 팔로우, 댓글, 친구 태그, 리그램 은 기본이고 인스타그램 외의 채널까지 찾아가 또 다른 미션을 수행하게 만든다.
이 경우에는 미리 "이 이벤트는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 같습니다."라고 여러 번 구두로, 기록으로 내 의견을 피력한다. 면피용 기록이다.
또한 이벤트의 참여방법 중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이러저러한 것도 하면 당첨확률이 올라가요!'라는 식으로 선택형 미션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그래도 대부분 참여율은 저조한 채로 끝나버리지만 담당자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는 것으로 자기 위로를 한다.
윗분들의 넘치는 아이디어
우리 계정은 '직장내일(@jikjangnaeil) 계정처럼 제품이나 브랜드 홍보 외에 팔로워와의 소통을 위한 콘텐츠도 주기적으로 올린다. 담당자인 내 머릿속에서 일주일간 고민을 거친 콘텐츠들이 계정에 올라가는데, 가끔 윗분들이 거기다 아이디어를 보태주신다.
~대리, 그 콘텐츠 말이야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올리면 어떨까? 내가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쩌고...
그러면 웃으면서 '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하고 다이어리에 메모도 해둔다. 정말 언젠가는 쓰일지도 모르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당장 그걸 컨텐츠화해서 올리지는 않는다. 그냥 적어만 둔다. 지나가다 물어보시면 '아, 이번 주에는 이런 이슈가 먼저 올라가야 해서요. 지금 계속 고민해보고 있어요!'하고 넘긴다. 사실 진짜 그분의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만들려고 고민도 해봤는데 잘 안됐다. 앞으로도 안될 것 같다...
올리는 데 의의를 두는 홍보 피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이다.
서브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홍보해달라거나, 메리트가 너무 없는 행사인데 인스타에 좀 올려달라거나 한다. 올리면 팔로워들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좋댓 수치가 바닥을 친다.
이건 답이 없다.
애써 예쁘게 포장하려 노력하지 말고 그냥 빨리 올리고 다른 피드로 밀어낸다. 이걸 어떻게 예쁘게 포장해볼까 고민해봤자 결과는 똑같이 안 좋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콘텐츠를 고민하는 게 생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