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이직, 10년만의 막내 체험
새 회사에 입사한 지 어느덧 3주차에 접어들었다.
첫 출근 날에는 야속하게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다행히 쉬는 날이었던 신랑이 회사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비 오는 월요일 아침, 첫 출근길에 오르기에는 내 운전 실력이 마음에 걸렸고, 이직이 확정된 뒤 약 한 달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나를 위한 응원이기도 했다.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전 내내 인사팀에서 각종 교육을 받으며 새로 찍은 프로필 사진이 들어간 사원증을 목에 걸었다. 어색한 사원증은 ‘이제 정말 새로운 곳에 왔구나’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했다. 11시가 다 되어서야 소속 팀으로 자리를 옮겨 팀원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이 회사는 장기근속자가 많기로 유명하다. 팀에서 가장 연차가 적은 분도 10년 차. 20년 넘게 근속하신 분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는 ○○팀 차장님의 자녀 결혼 소식이 공지로 올라와 새삼 놀라기도 했다. 본인 결혼식이 아니라 자녀 결혼식이라니..
이전 직장에서 5년을 다니며 ‘고인 물’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수도꼭지에서 이제 막 떨어지는 물방울도 못 되는 새내기다. 20대~30대가 대부분이었던 전직장에서는 주로 화장품, 뷰티 정보를 나누며 점심시간에 올리브영을 터는게 일상이었다. 이제는 50대 차부장님들과 업무, 자녀, 주식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를 마신다. 놀라운 건 그 대화들이 마냥 지루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나는 어느새 그 이야기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나름의 의견을 보태고 있다.
나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