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내고 전 직장에 갔더니 벌어진 일

이직 후 찾아온 답답함이 풀렸다

by 솔의눈

연차를 쓰고 오랜만에 전 직장에 들렀다.
사실 회사에 놀러가려고 연차를 낸 건 아니다. 아이를 봐주시던 친정엄마가 여행을 가신 기간이라, 신랑과 번갈아가며 쉬기로 한 것이다. 아이가 학교에 있는 오전 시간, 보고싶은 옛동료들을 보러갔다.

이직한 지 3개월. 밖에서 종종 만나긴 했지만

사무실에서 마주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반갑다는 말보다 더 반가운 표정들이 나를 맞았다.
어떤 팀장님은 두 팔 벌려 꼭 안아주셨고, 다른 팀장님은 손이 차다며 핫팩을 서랍에서 꺼내 쥐여주셨다.
“얼굴 좋아졌네?”
“밥 먹고 더 얘기하고 가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환대에 꼭 친정에 온 기분이었다.

사실 오늘 전 직장을 찾은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나의 멘토인 상무님과 상담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근무하셨던 분이라, 내가 겪는 속도감 차이와 답답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줄 수 있는 분이다.

상무님은 환하게 웃으며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시고 조언을 해주셨다.
“여기서는 작은 성과를 자주 쌓았다면, 그 회사에서는 큰 성과 하나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해.
속도가 달라서 답답한 건 당연한 거야. 더 큰 기업으로 가고 싶다면 결국 익숙해져야 하는 과정이지.”

그 말씀이 마음 깊은 곳까지 내려앉았다. 누군가 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말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조바심이 스르르 풀렸다.

전 직장에 들른 건 잠깐이었지만 마음은 오래도록 따뜻했다. 나를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고, 내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멘토가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행운이었다.

다음 날 훨씬 정리된 마음으로 출근했다. 책상 앞에 앉아 2026년 KPI를 차분히 쓰기 시작했다.
이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고 어떤 성과를 쌓아갈지 조금 더 선명해진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기계발에 대한 압박감